눈덩이 빚에 자영업자 한계상황 봉착
초강력 저금리 대출 등 금융치유 절실
플랫폼 불공정 막을 시스템 구축 시급

윤병섭(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학과 교수)
윤병섭(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학과 교수)

자영업자들은 밖으로는 전쟁 등으로 불안한 세계 경제와 안으로는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어려운 가운데 코로나19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금까지는 금융기관 대출 등 버틸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영업을 해왔으나 이제는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고 있다. 높은 임대료를 지불하면서 가게를 지켜온 자영업자가 빚으로 버틸 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채를 자력으로 해결할 방도가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대출은 2018년 624조 3000억원에서 2023년 2분기 1043조 2000억원으로 증가해 4.5년 만에 부채 증가 폭이 1.67배 뛰었다. 저소득층의 부채는 더 심각해서 2018년 63조 4000억원에서 2023년 2분기 125조 2000억원으로 4.5년만에 1.97배가 늘었다.

자영업자는 시장에서 내몰려 부지기수로 폐업자가 양산되고 있다. 국세청이 취합한 개인사업자 폐업 현황에 따르면 신규사업자 대비 폐업률은 2020년 60.6%에서 2021년 63.1%, 2022년 66.2%로 매년 3%포인트 안팎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2022년 신규 대비 폐업률이 66.2%라는 것은 지난해 100명이 새로 가게 문을 열고 66명은 문을 닫았다는 의미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감소하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증가해 자영업자가 점점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버팀목 역할을 해온 자영업자에 줄 수 있는 희망은 자영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신용위험 수위가 한계에 다다른 자영업자에게 금리 인상의 외부충격을 가하면 증가하는 비용을 흡수할 정도의 체력이 안 되므로 쓰러진다.

최근 정부는 자영업자 대책으로 저금리 자금 지원 방안을 내놨다. 더 나아가 대출금 상환 연기 및 상환부담 완화, 이차보전 방식 개선을 통한 지원대상 확대, 세금감면 등으로 경영위기 자영업자의 경영 정상화에 힘을 보태려 했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생산·소비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소비환경 패러다임이 1인 가구 및 맞벌이 가구의 증가로 바뀌고 있고, 플랫폼을 활용한 비대면 구매의 증가는 자영업자의 수익 창출 기회를 크게 잠식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영업자도 플랫폼 구색을 갖췄으나 광고 등의 한계로 인지도가 현저히 낮아 역부족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영업자에게 디지털을 활용한 데이터기반 지원을 통해 판매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플랫폼 확산 보급, 플랫폼 자영업자 수수료율 상한제 도입, 온누리상품권 사용처 확대, 플랫폼 불공정행위에 대한 자영업자 대응 강화 지원이 필요하다. 이는 자영업자빅데이터개발원(가칭) 설립으로 종합적 지원, 관리가 가능할 것이다.

자영업자의 특성을 고려한 사회안전망 차원의 정책이 필요하다. 이제 정부가 자영업자 지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자영업자가 생산과 소비의 하부구조를 튼튼히 이뤄 사회 구성원에게 다양한 일자리와 창의성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정책적 목적성을 설정해 이를 달성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예를 들면, 인위적인 시장 개입이 아니라 자영업자를 통한 정부 의무 구매량 확대 등의 방법을 바우처 발급 등을 통해 강구할 수 있다.

또한 저금리 자금 지원 등 금융 치유, 자영업을 할 수 있는 여건 조성 등 정책을 지금보다 더 강력하게 펼쳐야 할 것이다. 이제 설날이 다가온다. 정부는 자영업자에게 줄 선물 보따리를 풀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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