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빛바다 장흥⋅완도가 최적 서식지
철분⋅칼슘 풍부… 다이어트에도 제격
한겨울 별미, 전⋅죽 등 레시피도 다채
떡국에 넣어 설 밥상에 올려도 별미

제철에 나는 식재료로 만든 음식만큼 든든한 보약이 또 있을까? 계절을 나는 데 꼭 필요한 영양소를 갖춘 제철 음식은 별미를 넘어 보양식으로 통한다. 매서운 추위에 몸이 얼어붙은 겨울엔 매생이가 딱이다. 매생이 듬뿍 넣어 끓여낸 매생이국을 한입 맛보면 가닥가닥 흐트러진 매생이처럼 몸도 뜨끈하게 녹아내리는 기분이다.

 

성장발육부터 숙취해소까지 매생이면 끝… 우주까지 진출한 슈퍼 푸드

깊은 맛에 비해 조리 방법과 재료가 간단한 매생이 굴 떡국
깊은 맛에 비해 조리 방법과 재료가 간단한 매생이 굴 떡국

순 우리말로 ‘생생한 이끼를 바로 뜯는다’는 뜻을 지닌 매생이는 깨끗한 바다에서만 자라는 해조류의 일종이자 대표적인 무공해 식품이다. 물 맑기로 소문난 장흥과 완도 등의 전남 남해안이 최적의 서식지로 꼽히는데, 우리나라 매생이 전체 생산량의 70%가 이곳에서 수확된다.

추울수록 맛이 좋다는 매생이의 수확 철은 12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다. 지금은 보관 방법이 발달해 사계절 언제고 매생이를 먹을 수 있지만, 겨울에 채취해 바로 맛보는 매생이일수록 바다를 그대로 품은 듯하다.

특유의 향과 짙푸른 색, 부드럽게 흐르는 식감은 한겨울에도 쪽빛으로 빛나는 남해를 닮았다. 비슷하게 생긴 파래와 감태에 비해 비린 맛과 향이 덜해 아이부터 비린 맛을 싫어하는 사람도 무난히 먹을 수 있다.

 

12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 약 2달 간만 수확할 수 있는 전남 장흥의 매생이 양식장 모습
12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 약 2달 간만 수확할 수 있는 전남 장흥의 매생이 양식장 모습

맛보다 더 잘 알려진 것이 매생이의 영양소다. 우주 식량으로 지정됐을 만큼 다양하고 풍부한 영양소를 자랑한다. 칼슘, 칼륨, 철분, 아이오딘 같은 무기질을 비롯해 비타민C 등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를 두루 갖췄다. 특히 철분의 함유량은 우유보다 40배, 칼슘은 5배나 많아 어린이들의 성장발육과 성인 골다공증 예방과 빈혈에도 좋다.

활동량이 적어 쉬이 살이 찔 수 있는 겨울철에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제격이다. 저칼로리, 저지방 식품인 데다 포만감이 커 조금만 먹어도 금방 배가 불러온다. 여기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배변을 원활하게 한다.

체내 독소 배출에 좋은 식이섬유에 숙취 해소에 도움을 주는 아스파라긴산까지 콩나물의 3배 이상 함유해 술 안주로도, 해장용으로도 더할 나위 없다.

 

맛과 영양소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쉽고 간단한 매생이 요리 만들기

이색적인 레시피로 풍성한 맛의 매생이 파스타
이색적인 레시피로 풍성한 맛의 매생이 파스타

겨울철 대표 보양 식재료 매생이를 먹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국으로 끓여 먹는 것이다. 국으로 만들면 매생이 본연의 맛을 더 생생히 느낄 수 있고 조리 방법도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매생이만 넣고 끓여도 좋지만, 또 다른 겨울 제철 식재료인 굴을 넣어 함께 끓이면 깊은 맛이 배가된다.

깊은 맛에 비해 조리 방법과 재료는 꽤나 간단하다. 멸치육수에 매생이를 풀어 넣고 한소끔 끓이면 굴을 넣는다. 바로 다진 마늘을 넣고 국간장, 참치액젓으로 간을 하면 끝. 대파를 약간 넣어도 좋고 참기름 한 방울 톡 넣으면 매생이 향이 덜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여기에 떡국 떡을 넣고 끓이면 매생이 굴 떡국이 된다. 설날 차례상에 올려도 좋고 찬 거리가 걱정될 때 뚝딱 끓이면 한 끼가 가볍게 해결된다.

매생이 굴국 조리 시 중요한 점은 세척에 달려 있다. 굴에 남아 있는 불순물 제거에 신경 써야 하는데, 굴 껍질 조각과 같은 이물질을 거르기 위해 굵은 체반에 굴을 담고 흐르는 물에 손을 살살 저어가며 굴을 씻는다. 마찬가지로 오래 씻으면 굴 향이 날아갈 수 있기 때문에 재빠르게 씻어 불순물만을 제거한다.

보다 이색적인 레시피를 원한다면 매생이를 넣고 파스타를 조리 해보자. 최근 각종 국내산 식재료를 넣고 만든 파스타 레시피가 인기인데, 매생이가 빠질 수 없다.

재료는 올리브 오일과 삶은 파스타면, 얇게 썬 편마늘 또는 다진 마늘, 매생이, 소금, 페페론치노를 기본으로 필요로 한다. 먼저 팬에 올리브 오일을 넉넉히 두르고 마늘, 페페론치노를 넣고 마늘 향이 올라올 때까지 중약불에서 볶는다. 마늘 향이 솔솔 올라오기 시작하면 매생이를 넣고 살짝 볶다가 미리 삶아둔 면을 넣는다.

이때 면을 삶고 남은 면수를 한 컵 넣으면 팬에 재료가 눌어붙지 않고 매생이 향이 잘 베어들 때까지 면을 볶을 수 있다. 소금으로 간을 하고 취향에 따라 후추를 뿌리면 완성이다. 취향에 따라 얇게 썬 쪽파를 올려도 좋고, 간을 할 때 굴소스를 약간 넣어주거나 마지막에 그라나파다노 치즈를 갈아 올려주면 한결 풍성한 맛의 파스타를 만들 수 있다. 새우나 굴, 베이컨 등의 부재료도 맛의 깊이를 더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새우를 올린 매생이 전, 매생이 죽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가 가능하다.

 

매생이가 생각날 땐 사계절 언제든··· 손질 및 보관 방법

고운 체에 받쳐 흐르는 물로 살살 씻은 매생이는 물기를 짜 소분 후 냉동 보관한다. 이렇게 보관한 매생이는 사계절 언제든 생각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다.
고운 체에 받쳐 흐르는 물로 살살 씻은 매생이는 물기를 짜 소분 후 냉동 보관한다. 이렇게 보관한 매생이는 사계절 언제든 생각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다.

아기의 머리카락 만큼이나 얇고 보드라운 매생이는 물에 그대로 씻었다간 다 버리는 수가 있다. 박박 문질러 씻기보다는, 불순물을 거르고자 고운 체에 받쳐 흐르는 물에 살살 헹궈준다는 느낌으로 씻는다. 이렇게 몇 차례 씻고 나면 진한 회갈색 물이 나온다. 물 색깔이 맑아질 때까지 씻어주되 너무 오래 씻으면 향이 날아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세척 후 2~3일 안에 먹을 요량이라면 냉장 보관해도 된다. 바로 먹지 않을 매생이는 물기를 흐르지 않을 정도로만 살짝 짠 후 먹을 만큼 소분해 냉동 보관한다. 이후 요리할 때마다 실온에서 자연 해동해 사용하면 된다. 이렇게 매생이를 보관하면 한 여름에도 매생이 요리를 해먹을 수 있다.

- 신다솜 칼럼니스트  shinda.writ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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