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군별 우선순위·대책 마련해야
저수익 고자산집약 사업군이 1순위
집중 모니터링, 부도 최소화 급선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은행들의 개인사업자대출에서 발생한 연체는 총 1조 81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3%(1조1055억원) 증가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와중이었던 2009년 이후 최대규모이다.

이러한 연체는 향후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큰데, 그 배경에는 코로나19 이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상대로 시행돼 온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지원 금액 76조원이 있다.

차주가 원금은 물론 이자도 갚지 않고 있는 이자 상환유예 잔액 1조 1000억원은 지원 종료 시 부실화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향후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위는 금융사 자체 연착륙 지원 프로그램, 새출발기금을 통한 채무조정 등 금융 편의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하지만, 소상공인 부채위기에 대해서는 좀 더 정교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성장속도가 빠른 사업군에 속한 기업은 타인자본 조달능력이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며, 이는 정부가 리스크를 관리하는 영역을 벗어난다. 이 영역은 기업가정신이 자율적으로 활발하게 작동해야 하는 영역으로 부채가 많고 적고는 기업가들에게 맡겨야 하며, 정책대상이 되는 사업군은 저성장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저성장 영역에서 수익성과 자산집약도에 따라 타인자본 조달수요가 달라지는데, 자산집약도가 높으면 부채가 클 수밖에 없고, 낮으면 부채가 적어도 운영이 가능하다. 또한, 수익성이 낮으면 부채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며, 수익성이 높으면 자기자본으로 조달할 가능성이 높기에 부채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저성장 사업군에서 부채가 많다는 것은 수익성이 낮으며, 자산집약도가 높은 사업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저수익성과 자산집약도가 비교적 높은 대표적인 사업군은 외식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소상공인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외식업은 점포 공간 유지 및 설비·인테리어 등으로 인해 자산집약도가 높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더군다나 경쟁도 심하므로 수익성 역시 낮을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급증한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부채의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위험군별로 우선순위 및 처방을 마련해 대처해야 한다. 즉, 소상공인의 업종 또는 사업군에 대해 수익성 및 자산집약도를 산출해 저수익 고자산집약 사업군을 별도로 추려내 부채 모니터링을 할 필요가 있다.

부채 모니터링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부채가 많고 적음을 기준으로 정책을 집행하기 보다는 위험정도에 따라 맞춤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수익 사업군의 경우 충분한 변제능력이 있기 때문에 후순위 정책 대상이다. 반면, 자산집약도가 높은 사업군에서 저수익성을 보이는 소상공인의 부채가 증가하고 있다면 위험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 이들 고위험집단에 대해서는 장기저리 대환이나 자본구조 조정 등을 통해서 긴급 처방을 하지 않으면 악성 부채 리스크로 진행될 수 있다.

한편, 비록 부채위험이 중간인 사업군에 속하나, 수익성에 따라 부채증가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 집단은 저수익성 사업군이다. 이들 저수익성 사업군은 자산집약도가 낮다 하더라도 부채가 증가한다면 가계대출이 증가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취업으로 전환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부채 리스크 관리정책 우선 대상자는 저수익 고자산집약 사업군에 해당하는 소상공인들로서 이들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파산하게 되면 제2금융권에 후폭풍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정부는 이들부터 집중 모니터링을 해서 기존에 나온 많은 방책들을 접목시켜 부도가 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박주영
숭실대학교 벤처중소기업학과 교수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