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있는 반려식물 가이드
서울 반려식물병원, 무료로 꿀팁 제공
화분갈이·약제방제 같은 서비스 지원
상태 심각할 땐 최대 석달간 입원치료
AI·스마트폰 활용한 식물관리도 유용

식물은 키우고 싶은데 정성을 쏟아 돌봐줄 여건이 안 된다면 스마트 화분을 추천한다. 사진은 올리의 저면관수 화분.
식물은 키우고 싶은데 정성을 쏟아 돌봐줄 여건이 안 된다면 스마트 화분을 추천한다. 사진은 올리의 저면관수 화분.

서울시 동작구에 거주하는 김희세 씨(32세)는 얼마 전 화분 하나를 들고 신월동에 위치한 ‘양천도시농업공원’을 찾았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반려식물병원을 이용하기 위해서다.

초보 식집사인 희세 씨는 올 초부터 본격 식물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 중 시름시름 앓는 식물이 있어 평소보다 더 신경 써서 물 주기를 맞추고 서큘레이터로 통풍도 시켜주는 등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호전되지 않았다.

그렇게 인터넷으로 식물 정보 및 관리 방법 등을 찾고 찾다 알게 된 곳이 ‘서울반려식물병원’이다.

서울반려식물병원은 서울시가 시민 원예활동 지원과 홈가드닝 산업활성화 및 시민 건강증진을 위해 추진하는 시장공약사업 중 하나다.

반려식물에 대한 진단 및 처방부터 병든 식물의 입원 또는 당일치료, 반려식물 관리 시 애로사항에 대한 전문 상담, 가정 내 식물관리에 대한 교육 및 종사자 교육 등 반려식물 키우기와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한다.

온라인으로 방문 예약해 둔 시간에 식물이 식재된 화분을 들고 가자 전문 상담가가 희세 씨를 맞이했다. 식물의 상태를 보고 들은 후 본격적인 진단이 시작됐다. 동의를 구하고 커다란 플라스틱 바구니에 화분을 엎고선 식물 뿌리의 상태부터 살폈다. 죽은 뿌리들이 있었지만 살아 있는 것도 있어 산 것들만 골라내 다시 심기로 결정했다.

전문 상담가는 숙련된 손길로 식물을 치료해 나갔다. 거름망을 교체하고 배수가 잘되는 흙에 영양제를 섞어, 가지고 온 화분에 뿌리를 소독한 식물을 다시 심어줬다. 무료라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갔는데, 식물 기르는 데 필요한 꿀팁과 전문적 지식을 토대로 한 조언을 충분히 구할 수 있었다는 것이 희세 씨의 전언이다.

지자체 운영 프로그램 다양해

서울반려식물병원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서울시 공공예약서비스 홈페이지에 가입, 방문 일자를 정하고 예약하면 된다.
서울반려식물병원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서울시 공공예약서비스 홈페이지에 가입, 방문 일자를 정하고 예약하면 된다.

현재 서울반려식물병원 사업은 서초구 농업기술센터에 위치한 서울반려식물병원을 중심으로 양천구를 포함한 은평구, 동대문구, 종로구 등 4개 자치구의 반려식물클리닉에서 이뤄지고 있다. 해당 자치구 거주 주민이 아니어도 서울 시민이라면 누구나 가까운 지역의 병원을 이용하면 된다.

방문진료는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사이트(yeyak.seoul.go.kr) 또는 전화(02-6956-8240~1)을 통해 예약하면 된다. 예약 후 방문하게 되면 진단 결과에 따라 희세 씨와 같이 화분갈이 및 약제 방제 같은 당일 치료를 받거나 병증이 심각할 경우 최대 3개월까지의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정밀 분석이 필요한 경우 시료를 채취해 분석실에 의뢰하는 등 전문적인 서비스도 지원한다. 한 번 진료 시 가져갈 수 있는 화분은 1인당 3개가 최대. 식물을 가꿀 때 발생하는 궁금증이나 간단한 진료는 전화로도 상담받을 수 있고,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병충해와 재배 상의 어려움은 영상진료도 가능하다.

서울반려식물병원 외에도 찾아보면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반려식물 재배 지원 사업이 있다. 대구시는 2021년 전국 최초로 ‘반려식물 치료센터’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대구시의 반려식물 치료센터는 식물 가꾸는 경험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도입된 프로그램이다.

(사)한국화원협회 대구지회와 함께 화원 20곳을 선정해 분갈이, 식물 상태 진단과 치료, 식물 관리 기본 지식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치료센터를 이용하려면 대구도시농업포털(cityfarm.daegu.go.kr)에서 가까운 치료센터에 사전 예약을 하고 방문하면 된다. 화분 1개까지 무료로 분갈이가 가능하고, 추가 분갈이는 비용이 발생한다.

이 밖에도 경기도농업기술원의 ‘사이버식물병원’과 경주시 지정 반려식물 치료센터 등이 운영 중이며 지자체가 운영·관리하는 반려식물병원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식물 재배도 똑똑하게, 스마트 화분과 어플리케이션

AI를 활용한 식물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 ‘그루우(groo)’의 소개 페이지
AI를 활용한 식물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플리케이션 ‘그루우(groo)’의 소개 페이지

식물은 키우고 싶은데 정성을 쏟아 돌봐줄 여건이 안 된다면 스마트 화분이 답이 될 수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스마트 화분 중 하나가 LG전자의 ‘틔운’이다. 틔운은 씨앗 키트를 장착하고 물과 영양제를 넣어준 뒤 LED 조명을 켜주기만 하면 간편하게 식물을 키울 수 있는 신개념 식물 생활가전이다.

꽃과 허브는 물론 직접 수확해 먹을 수 있는 채소 등을 재배할 수 있다. 햇빛이 들지 않는 공간에서도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며, 아담한 크기와 은은한 무드의 LED 조명은 플랜테리어(plant+interior, 식물로 실내를 꾸미는 인테리어 방법) 소품 역할도 톡톡히 한다.

이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의 LG 씽큐 앱을 통해 물 수위나 온도가 식물이 생장하는데 적합한 상황인지 확인하고 조명의 밝기와 시간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저면관수로 자동급수하고 물이 부족하면 센서를 통해 알려주는 화분도 있다. 저면관수 화분은 흙 위로 물을 주는 것이 아니라 흙 아래에 물을 둬 식물이 흡수 심지를 통해 필요로 하는 수분을 알아서 흡수하도록 돕는 똑똑한 화분이다. 이 방식은 급수 관리가 수월하고 토양에 골고루 물이 흡수될 수 있도록 도우며 흙이 뭉치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여기에 물이 부족하면 소리로 알려주는 센서를 탑재해 일일이 물통 확인을 하거나 주기를 체크해가며 물을 줘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준다.

저면관수 화분은 물을 언제, 얼마나 줘야 할지 헷갈리는 사람들에게 특히 용이하며 최근에는 세련된 디자인의 저면관수 화분도 다양해 플랜테리어에도 적합하다. 스마트폰의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식물을 보다 똑 부러지게 키울 수 있다. 그루우(groo)는 MZ세대 식집사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식물 재배 어플이다. AI를 활용한 식물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집에서 기르고 있는 식물의 사진을 찍으면 AI 진단을 통해 식물이 어떤 질병을 갖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참신하고 뛰어난 기술력에 지난 1년여 동안 사용자는 60만명에 달하고, 데이터를 확보한 식물 종만 2만종 정도 된다. 식물별 관리 정보는 기본, 사진을 올려 식물의 성장을 기록하고 물 주기, 영양제 주기, 분갈이 시기 등을 알려주는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지난 3월부터는 앱에서 화분, 식물, 흙, 장식등에 이르기까지 식물 관련 용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식집사들의 놀이터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 신다솜 칼럼니스트 - shinda.writ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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