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마켓컬리’로 불리기도 하는 미국 온라인 식자재 배송업체 ‘인스타카트(Instacart)’가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미국판 마켓컬리’로 불리기도 하는 미국 온라인 식자재 배송업체 ‘인스타카트(Instacart)’가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미국판 마켓컬리’로 불리기도 하는 미국 온라인 식자재 배송업체 ‘인스타카트(Instacart)’가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9월 19일(현지시각)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인스타카트는 주 당 30달러에 2200만 주를 판매해 6억6000만달러를 조달했다. 시가 총액은 100억달러다.

인스타카트의 IPO(기업공개)는 일본 소프트뱅크 소유의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이 상장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이뤄지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인스타카트는 지난 수년간 IPO 기대감 속에 벤처캐피털 자본조달을 통해 20억달러 넘는 자금을 거둬들였다. 이번 인스타카트 상장에 펩시코, 노르웨이의 중앙은행인 노지스뱅크, 세쿼이아 캐피털 등이 최대 투자자로 참여했다.

인스타카트는 2012년 아마존닷컴 직원 출신인 아푸바 메타가 창업했다. 매출 기준 전 세계 최대 식료품 배달 업체다.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주문하면 쇼퍼(Shopper)가 대신 장을 봐준 뒤 1~3시간 사이에 배송해 준다. 미국 내에서 46%의 점유율을 기록해, 2등인 아마존 프레시와는 큰 격차로 1위이다.

물류창고와 트럭이 없이 오직 장만 대신 봐준다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들어서는 본사업인 식료품뿐만 아니라 처방약, 전자제품, 홈데코, 운동기구 등의 배송에도 진출하는 등 사업영역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인스타카트에 따르면 현재 쇼퍼 60만명, 월간 활동 사용자 수 770만명, 사용자 1인당 월 지출 금액은 약 317달러 수준이다. 인스타카트 고객사로는 월마트, 크로거 등 북미 지역에만 1400여개 업체(매장 수 기준 8만개 이상)가 있다. 인스타카트는 지난 팬데믹 기간 동안 크게 성장했는데, 2020년에만 거래액이 무려 300% 가까이 늘었다. 2022년부터 흑자 전환 이후엔 70%에 달하는 영업 마진을 보여주고 있다. 직접 마트에 가서 장보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긴 소비자들이 인스타카트를 많이 이용한 것이 성장 비결로 꼽힌다.

2021년부터 인스타카트가 상장할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았지만 2022년에는 미국 경기 둔화로 인한 평가 가치 하락으로 기업공개를 포기한 바 있다. 이후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인기가 한풀 꺾였다. 신선식품 배달 산업 자체가 크지 않아서 10%도 안 되는 수수료만으로 사업을 키우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물론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굳게 닫힌 소비시장 및 벤처캐피탈의 지갑 사정이 가장 큰 원인이다. 그럼에도 인스타카트가 나스닥 상장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창립 이후 식료품 배송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꾸준히 구축해 온 점, 코스트코와 같이 대체가 불가능한 유통업체를 거래처로 확보한 점 때문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인스타카트의 지난해 평균 주문액 110달러를 기준으로 수익구조를 살펴보면, 고객이 지불한 상품 가격, 쇼퍼 인건비 등을 제하고 10달러가량의 수입이 발생한다. 이 중 7달러가 인스타카트의 수수료 개념(수수료율 6.3%)이며 3달러가 광고 수입이다.

현재 미국 식료품 구매에서 온라인 주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12%다. 해당 시장의 긍정적인 성장 전망이 인스타카트의 미래를 밝혀주고 있는 이유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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