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와 손잡고 수출 中企 컨설팅
탄소배출량 측정·근로환경 등 점검
공급망 규제 따른 영업충격 최소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부터), 유정복 인천시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8월 10일 인천시 서구 청라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중소기업 ESG 경영지원 업무협약식'에서 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부터), 유정복 인천시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8월 10일 인천시 서구 청라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중소기업 ESG 경영지원 업무협약식'에서 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이 인천지역의 중소기업 ESG 경영 지원에 나섰다. 지자체와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창출하는 금융권 최초의 행보다. 금융당국이 합심해 지원사격에 나선 데다가 금융권 전반으로의 확산을 위한 모범 사례로 기록돼야 하는 만큼,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는 국내 수출중소기업들이 국내보다 까다로운 ESG 규제에 가로막혀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마련된 사회적 책임 강화 활동 및 상생 경영의 일환이다.

최근 유럽연합(EU)은 EU 대기업 또는 일정 규모 이상 비EU 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전체에 걸쳐 환경 및 인권 관련 실사 의무를 부여하고 관련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공급망 실사 지침안’을 발표했다. 이는 올 초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올해 가장 큰 ESG 현안으로 ‘공급망 ESG 실사 대응(40.3%)’이 손꼽혔을 정도로 수출기업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조치다.

중소기업은 적용대상에서 제외되지만 대부분이 대기업의 협력업체인 만큼 공급망 실사와 관련한 비용과 인력 채용 부담 등 간접적인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여기에 중장기적으로 ESG가 성과가 낮은 중소기업은 공급망에서 배제될 가능성까지 존재한다.

이 때문에 EU 대기업에 직접 납품하거나 해당 규제 적용 대상 대기업과 협력하는 국내 수출중소기업 역시 이를 이행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환경 및 인권 관련 기준 미충족 시 수주·납품 등에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적·물적 제약에 의해 자체적인 대응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에 하나금융은 국내 수출중소기업에 대한 ESG 경영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지자체와 협력해 중소기업 ESG 경영을 직접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ESG 경영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 지원에 나서고 산업계에서 상생의 일환으로 중소기업의 ESG 경영을 도운 사례는 있었지만, 수출기업과의 직접적인 관계가 상대적으로 덜한 금융사가 지자체 및 금융당국과의 협력을 통해 지원하는 사례는 최초다.

하나금융은 인천광역시로부터 선정된 △강운공업 △립멘 △세인아이엔디 △와이지-원 △제이피씨오토모티브 △피케이엘엔에스 등 인천 소재 수출중소기업을 대상으로 ESG경영 관련 진단 및 평가, 솔루션 제안 등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ESG 컨설팅을 제공할 방침이다. 비용·인력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수출중소기업에게 실질적 도움을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한다.

세부적으로 △탄소배출량 측정 △근로환경 점검 등 통상규제로 다가오는 공급망 ESG 실사에 대응한 지원책은 물론 △금리우대 △수출 애로사항 자문 △ESG 관련 교육과 세미나 개최 등의 활동도 진행한다. 아울러 향후에는 ESG 자가진단시스템 구축을 통해 컨설팅 대상 업체를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 역시 하나금융의 이 같은 행보에 힘을 보탠다. 이번 활동 전반에 대해 기획,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보다 실질적으로 이어져 공급망 규제 대응 등에 따른 영업 충격이 최소화되길 기대해본다.

- 김진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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