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스마켓은 상장 계획을 발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를 철회했다. 당시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오아시스마켓은 상장 계획을 발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를 철회했다. 당시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신선식품 물류기업 오아시스마켓의 기업공개(IPO)가 일정대로 진행됐다면, 올해 봄엔 해당 수식어를 가져갈 수 있었다. 실제로 오아시스는 이를 목표로, 지난 2월 코스닥 상장 절차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그러나 오아시스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참패했다. 회사는 희망 공모가 3만500~3만9500원을 제시했지만, 대다수 기관 투자자들이 2만원 이하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아시스마켓은 상장 계획을 발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를 철회했다. 당시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대내외적 경제가 악화되면서 투자심리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고, 그 여파는 IPO 시장까지 왔다. 실제로 IPO 시장은 올해 초 어려운 경제적 상황 속에 얼어붙었다.

특히 이커머스 기업들에게만 유독 가혹한 겨울과도 같았다. 지난해부터 IPO를 꾸준히 추진해왔던 컬리는 지난 1월 5일 코스피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당시 컬리는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유치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4조원이었으나 현재 장외 시장에서는 1조원 내외로 거래될 만큼 기업가치가 떨어졌다.

컬리 역시 글로벌 경기 악화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에 기업가치가 급감, 상장을 서둘러 해봐야 이득이 없다는 판단에 상장을 결국 철회했다.

SSG닷컴, 11번가 등 올해 상장을 준비 중인 이커머스 기업들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오아시스가 올해 상반기 중 출시하겠다고 했던 무인결제 솔루션은 IPO 철회로 신사업 속도를 조절하게 됨에 따라 출시 시점도 연기됐다. 초기엔 오아시스 매장에 먼저 무인결제 솔루션을 도입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게임체인저가 된다는 목표였다. 오아시스가 준비 중인 무인 자동화 매장은 360도 인공지능(AI) 카메라가 상품을 인식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스스로 바코드를 찍을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기존 무인매장보다 한 단계 더 고도화됐다. 그래도 오아시스 상황은 긍정적이다. 다수 이커머스 기업들이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반면, 오아시스는 업계 유일하게 흑자경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흑자경영이 오아시스마켓이 다른 기업과 대비되는 유일 무기다.

기대치 못미친 공모가에 IPO포기

이커머스업계서 유일한 흑자경영

내실강화 후 ‘1호상장’재도전할듯

2011년 설립된 오아시스는 생산자 직소싱 네트워크 기반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먼저 운영했다. 이후 2018년 온라인 ‘오아시스마켓’을 출시하며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93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2021년 3569억원으로 약 18.5배 성장했다. 오아시스는 이커머스 사업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며 2018년 대비 지난해 284% 매출 성장을 이뤘고, 영업이익 역시 10년 이상 흑자를 유지 중이다.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은 대규모 비용을 투자하기 때문에, 서비스를 유지하며 수익을 얻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알려져 있다. 서비스 특성상 야간 근무자가 많아 인건비가 많이 드는 영향도 있다.

지난해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자 GS프레시몰과 롯데온 등 대기업은 물론 BGF가 운영하는 헬로네이처, 밀키트 전문업체 프레시지가 지난해 새벽배송을 철수한 이유다.

‘샛별배송’으로 이름 알린 컬리는 새벽배송 서비스를 유지 중이지만 오아시스와 반대로 컬리 영업손실은 △2019년 986억원  △2020년 1162억원  △2021년 2177억원  △2022년 2335억원 등 매해 늘어나고 있다. 사실, 오아시스마켓은 업계 유일의 흑자 기업으로 지속 성장을 위한 재원을 이미 갖춘 상황이었다.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필요가 없었던 것. 오아시스마켓은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를 선택했다.

오아시스는 지속 성장 요인을  △독자적 스마트 물류 솔루션 오아시스루트  △업무 효율을 극대화한 스마트 통합물류센터  △온·오프라인 시너지로 꼽는다. 이중 솔루션인 오아시스루트는 데이터 기반 상품 발주, 재고 관리, 최적 동선 가이드 등 전반적인 유통 및 판매 프로세스를 관리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오아시스가 물류센터를 비용 효율적으로 개설·운영하는 데 크게 기여한 셈이다. 이를 통해 일일 평균 운용 인력 350~400명이 일일 3만건 주문을 처리하며 높은 효율성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아시스마켓은 향후 이 솔루션의 수출, 판매도 고려 중이다.

앞으로 오아시스마켓은 올해 물류테크 기반 경쟁력을 키우면서도 내실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다른 기업과의 협업 등을 통해 전략적으로 성장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 오아시스마켓이 다시 한번 ‘이커머스 1호 상장’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 김진화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