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형 소상공인 매칭융자 주관기관 좌담회

정부는 지난 3월 소상공인 지원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성과 목표 중 하나로 창의성과 디지털 역량을 갖춘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을 제시했습니다.  ‘보호’와 ‘지원’ 위주였던 소상공인 정책이 ‘육성’ 쪽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된 것입니다.

대표적인 육성정책 중 하나로 중소벤처기업부는 사상 첫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 투자유치형 매칭융자 프로그램 운영사를 모집했고, 지난 5월부터는 매칭융자를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중소기업뉴스>는 이번 기업가형 소상공인육성 매칭융자 사업의 주관기관을 직접 초청해 좌담회를 열고 소통했습니다. △뉴키즈인베스트먼트 △비플러스 △와디즈파트너스 관계자들을 통해 기업가형 소상공인 정책 방향과 기업별 투자 전략 등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편집자주>

 

는 지난 20일 기업가형 소상공인 매칭융자 사업의 주관기관 3곳과 좌담회를 가졌다. 왼쪽부터 비플러스 이보연 부대표, 뉴키즈인베스트먼트 문석진 심사역, 와디즈파트너스 이희용 팀장. 김동우 기자

- 우리나라 소상공인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되는 것이 창업과 폐업이 많은 다생다사(多生多死)로 투자에 난점이 있을 것 같은데, 가장 먼저 왜 ‘소상공인’에 투자하게 됐는지를 묻고 싶다.

문석진  일반적으로 소상공인 창업은 IPO(기업공개)나 M&A를 크게 기대할 수 있지는 않기에, 투자자본으로부터 외면받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 해도 창업가분들은 나름의 성장방식과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고는 한다.

저희 계열사 중 하나인 언더독스라는 창업교육기관에서는 매년 2000명 정도의 극초기 창업가들을 교육하며 다양한 유형의 창업가들을 경험하고 있다. ‘지렛대’ 역할을 함으로써 주목받지 못했던 분들의 성장을 이끌어왔고 가능성을 발견해나가는 중이다.

이보연  비플러스는 사회·환경 관련 기업들에 투자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임팩트 투자’ 플랫폼이다. 다수의 로컬 크리에이터들을 만나며 성공사례들을 볼 수 있었고, 소상공인들도 투자만 충분히 받을 수 있다면 기업가로 성장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이희용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모회사 와디즈는 누적 펀딩액 규모가 9300억원이고 5만2000건의 프로젝트를 오픈해 왔다. 550만명의 회원들이 새롭게 올라오는 사업을 이용하고 있는데, 메가 트렌드를 만들 가능성이 높은 잠재력을 지닌 기업들을 많이 발견하게 됐다. 더군다나 의식주와 같은 소상공인 분야는 벤처캐피탈이 접근하기 비교적 어려운데, 저희는 그런 틈새에서 직접투자를 하고자 한다.

뉴키즈인베스트먼트   문석진 심사역

매년 2000여명 초기 창업가 교육

기업가치 30배 이상↑ ‘성공사례’

비슷한 창업자 간 상호학습 중요
 

비플러스   이보연 부대표

사회·환경기업 대상 ‘임팩트 투자’

대출 플랫폼으로 추가대출 매칭

쿠폰 같은 리워드 결합, 펀딩 조성
 

와디즈파트너스   이희용 팀장

지분투자보다는 융자가 합리적

크라우드펀딩 통해 성공률 가늠

팝업스토어 열어 판로확대 지원

- 기업가형 소상공인 매칭융자 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는데, 사업 전망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문석진  기존의 투자들과는 다른 투자 구조가 돼야 소상공인 투자에 대한 매력도가 생겨날 것이다. 창업가들이 자금에 대해 사업계획을 세우긴 하지만, 보통은 명확하고 적절하지는 않다. 창업가의 현황에 대해 진단하고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저희가 함께 기획하기도 하는데, 이때 융자금을 사용하는 편이 더 협상력이 있는 것 같다. 투자기관을 거치니 신용 평가나 담보와 같은 허들이 낮아져 소통이나 자금 집행에도 용이한 부분이 있다.

이보연 저희는 대출 플랫폼으로서, 추가적으로 대출을 매칭해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플랫폼으로 모은 투자금과 정책자금을 혼합하면, 실제로 기업가들이 쓰게 될 금융 조건은 유리해진다. 비교적 저금리로 장기간의 대출 상품을 쓰는 효과가 되기 때문이다.

이희용  소상공인과 투자기관 모두에게 윈-윈이라고 본다. 자금을 조달할 때 기업 입장에서는 지분 발행, 대출 등 다양한 방법을 적절히 혼합해 최적의 방법을 찾게 된다. 이번 사업을 통해서 투자사로부터 투자받으면 최대 5억원까지 매칭 융자가 되기에 일종의 레버리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시장에서 반응이 와 규모를 확장하고 싶을 때, 지분투자보다는 융자 방식이 합리적이다.

- 수많은 기업들과 만나고 일해봤을 텐데, 대표적으로 꼽는 성공사례들이 궁금하다.

문석진 종이로 가구를 만드는 ‘페이퍼팝’이라는 회사가 있다. 원래 언더독스의 창업 교육을 들었던 곳이고, 처음엔 개인사업자로 가족끼리 경영했다. 저희가 마치 공동창업자처럼 컴퍼니빌딩(스타트업 경영에 참여해 성장을 돕는 것)을 진행했다.

이후에 법인격으로 전환하며 현재는 2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처음 투자할 때보다 기업가치가 30배 넘게 상승해 여러 투자기관들로부터 후속 투자를 받은 상태다.

개인사업자에서 기업가형으로 나아가는 모델이자, 창업가를 교육하고 정성적인 평가를 통해 투자·육성하니 성장한 사례로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보연  로컬 브랜드 사례들을 소개해드리고자 한다. 수원에 ‘노스목위닷파’라는 카페가 있다. 수원의 근현대 모습을 담은 구옥을 특색있는 카페로 재구성했다. 2호점을 내고 법인 설립을 통해 기업가로 거듭나고 있으며, 자체 개발한 커피 브랜드를 온라인으로도 유통할 만큼 성장하고 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제주도의 ‘일로와’라는 기업을 들 수 있겠다. 로컬 브랜드 편집샵인 ‘소길별하’라는 공간을 리모델링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열었고, 지금은 현지인들을 비롯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랜드마크가 됐다.

이희용  와디즈 넥스트 브랜드라고 하는 스케일업 종합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 여기에 선정된 곳 중 가운데 ‘210컴퍼니’라는 업체는 210에디트라는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개인사업자로 시작해서 주요 시즌마다 펀딩을 통해 제품을 출시했는데, 누적 서포터가 3만명에 펀딩액도 30억원 가까이 된다. 펀딩을 진행하며 디자인적 역량이나 고객과의 관계 등에서 진정성과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투자하게 됐다.

이후에는 주요 백화점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와디즈콜렉터라는 이름으로 인기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소상공인들과 스몰 브랜드가 가기 힘든 곳에서 판로 개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밖에도 ‘노멀리스트’라는 회사의 사례가 있다. 처음엔 선케어 전문 브랜드를 운영하다가 사이드 프로젝트로 우산을 만들어 펀딩했는데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

이에 우산 전문 브랜드를 새롭게 만들게 됐고, 다른 기업의 사은품으로 활용되거나 라이브커머스를 할 수 있도록 연결했다. 해가 뜨거나 비가 오거나 판로를 확보한 셈이다. 유명 브랜드 에르메스도 처음에는 마구용품으로 시작했듯이, 소상공인 제품도 이렇게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 기업가형 소상공인에 대해 투자할 때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임하는가?

문석진  저희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창업가 출신의 투자심사기관이라고 정의한다. 단순히 재무적 투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창업가 입장에서 기여하고자 한다.

이에 몇 가지 조건들을 보고 있는데, 먼저 팀 창업이라면 서로 신뢰가 쌓여있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어려움이 닥쳤을 때 위기를 견뎌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고객에게 제품 서비스가 검증된 곳일수록 좋다.

이보연 투자사와는 다르게 저희 플랫폼은 창업가들과의 교류가 그렇게 많진 않지만, 쿠폰과 같은 리워드를 결합해 펀딩을 만든다. 펀딩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이자 수익뿐만 아니라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하게 하고, 궁극적으로는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되도록 연계하는 것이다.

아울러 기업이 유리한 자금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모토로서, 자금 조달 방법과 관련해 안내하고 컨설팅을 진행한다.

이희용  프로덕트 마켓 핏(Product Market Fit), 즉 시장에 적합한 제품이고 지속적 성장이 가능한지가 중요하다. 저희는 투자에 앞서 우선적으로 진행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가늠해본다. 펀딩에 대한 팔로우나 평점, 서포터에 대한 대응 등 각종 데이터에 기반해 최종적으로 투자 의사를 결정한다.

- 소상공인들이 스케일업해서 라이콘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문석진  상호 학습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체계를 갖추기 전에 비슷한 단계의 창업자들끼리 서로 교류하고 배우는 것이다. 또한 공간에 기반한 자영업이고 지방에 위치할수록 집적 효과가 필요하다. 한 지역 단위에 동시다발적으로 투자가 들어갔을 때 투자 효과가 증대되고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본인의 사업장을 자산화하는 과정도 중요한데, 임차 형태라면 경영 위기에 생존하기 어렵지만 본인 소유일 때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이보연  초기 창업가일수록 대표의 역량과 의지가 중요하며, 트렌드의 변화에도 민감해야 한다. 이와 함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 꾸준하게 매출을 증가시키는 성장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희용  가장 중요한 것은 판로개척이라고 생각한다. 지원하는 입장에서는 팝업스토어나 해외 수출 연결 등 판로 확보를 도와야 한다. 소상공인 또한 단순히 생계를 위해 장사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기업가형 마음가짐으로의 전환도 필요하다.
 

※기업가형 소상공인(라이콘) : 의·식·주 등 생활문화 분야에 ‘제조기반, 서비스혁신’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라이프&로컬에서 혁신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창출해 유니콘 기업을 지향한다는 뜻을 담아 ‘라이콘’으로 브랜드화 됐다.

※ 민간투자 연계형 매칭융자 : 민간투자사가 역량을 갖춘 기업가형 소상공인에 먼저 투자하면 투자금액의 최대 5배, 5억원까지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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