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e #➌ - 롯데헬스케어, 분쟁 사업 철수한다지만
당정 중재로 6개월 갈등 매듭
진실 공방 속 분쟁재연 가능성
알고케어 “공정위 조사는 지속”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스타트업 기술탈취 예방 및 회복 민당정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스타트업 기술탈취 예방 및 회복 민당정 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기술탈취 문제로 갈등을 빚은 롯데헬스케어와 알고케어가 당정의 적극적인 중재로 상호 합의에 도달했다.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스타트업 기술 탈취 피해근절 민당정 협의회’에서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는 “롯데헬스케어와 합의에 이르게 됐다”며 “롯데헬스케어는 관련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고 사업 협력을 위해 양사간 노력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로 지난 1월부터 이어져 왔던 양사의 긴 싸움은 일단락을 지었다. 두 회사의 분쟁은 ‘맞춤형 영양제 디스펜서’로부터 시작된다. 올해 1월 열린 CES 2023에서 알고케어가 자체 개발한 영양제 디스펜서 ‘나스(NaaS)’를 선보였는데 같은 행사에서 롯데헬스케어가 비슷한 형태와 기능의 디스펜서 ‘필키(Fillkey)’를 공개하면서 기술탈취 의혹이 불거졌다.

행사장에서 알고케어 측이 롯데헬스케어에 항의를 했지만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아 알고케어는 해당 문제를 공론화한 것이다.

문제가 불거진 후 알고케어 측이 중소벤처기업부, 특허청, 공정위 등에 관련 내용을 신고하면서 양사의 합의 과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됐고 양사의 입장은 약 6개월간 평행선을 달렸다. 계속되는 분쟁에 국회가 나서면서 사건은 빠른 속도로 풀려나갔다. 특히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의 주도로 국회 상생협의회를 진행하면서 양사는 합의점을 찾아 나갔다. 이 과정에서 롯데헬스케어가 이번 결정과 같이 디스펜서 사업을 폐기 처분하는 방향으로 최종 결론이 난 것이다.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다윗인 피해 중소기업이 얻어낸 값진 승리다.

하지만 절반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합의와 별개로 기술탈취와 관련된 진실 논쟁은 계속 이어질 계획이다. 사업 부분에 있어 롯데헬스케어 측의 철수로 합의는 얻어냈지만 본질적인 사업활동 방해를 두고 입장 차이는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알고케어는 이번 합의로 중기부에 대한 기술분쟁조정건은 취하했다. 다만 공정위(불공정거래행위), 특허청(부경법) 분쟁조사는 이어간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롯데헬스케어 측도 여전히 영업비밀을 탈취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소명을 이어가 최종 판단을 기다릴 계획이다.

일각에선 롯데헬스케어가 주력 사업이 디스펜서가 아닌 플랫폼 사업인데 이번 기술탈취 논란이 커지면서 조만간 론칭할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까봐 분쟁 사업 철수를 서둘러 결정한 ‘전략적 판단’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기업의 존폐를 두고 싸워온 알고케어가 “끝내 진실만은 가려내겠다”는 눈물의 의지와 하루아침에 분쟁 사업을 철수하고 “다른 신규 사업에 전념하겠다”고 쉽게 말할 수 있는 경영전략(롯데)의 온도차는 뿌리깊은 기술탈취의 어두운 이면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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