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이어 기시다 일본 총리의 답방으로 2011년 10월 이후 중단됐던 양국 ‘셔틀 외교’가 12년 만에 완전히 복원됐다.

한일 정상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하고, 관계 회복 의지도 재확인했다. 기시다 총리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을 비롯한 경제 6단체장을 만나 “한일 간 협력에 있어 기업이 먼저 나서달라”고 말하며 양국 민간 경제협력 확대도 요청했다.

한일 셔틀외교 복원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기대도 크다. 최근 중기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 한일정상회담 이후 77%의 중소기업이 일본과 경제교류 확대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일본과 거래하는 중소기업 45.6%가 ‘수출 감소’ 등 경영상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한일 중소기업간 교류 협력은 1980년대, 한국의 전두환 대통령과 일본의 나까소네 야스히로 총리가 2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일본이 가지고 있는 선진기술을 한국에 이전하는 기술교류 확대를 약속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한일 중소기업은 40년 가까이 긴밀하게 교류하며, 서로의 핵심 파트너로서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 왔다.

그러나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양국 관계는 얼어붙고 민간 교류도 급감해, 양국 모두가 큰 비용을 치렀다. 한국의 중소기업은 지난 4년여간 일본에서 수입하던 원부자재를 자체 개발하고, 일부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소재·부품·장비들은 일본 기업이 보유한 원천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다.

대다수 일본 기업들도 한국과의 거래 원활화를 원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양국관계 급랭 이후 닛산, 유니클로 등 한국에 진출했던 일본 기업의 절반 이상이 철수했고, 한국 시장도 빼앗겼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불화수소 대일본 수입 비중은 2018년 41.9%에서 2022년 7.7%로 급감했다. 반면, 대중국 수입 비중이 같은 기간 52%에서 80.1%까지 급증했다.

지금 세계경제는 글로벌 수요둔화와 공급망 재편 가속화로 인해 급변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속에 주요 국가들은 첨단 산업 발전을 위해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한일 셔틀외교 복원을 통해 양국이 정치적 갈등 국면을 벗어나게 된 만큼, 이를 기회 삼아 한일 양국은 상호 협력을 통해 내실을 다져야 한다.

일본은 첨단 소부장 분야에서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고, 한국은 ICT와 제조융합기술 분야에 강점이 있다. 양국의 교류 협력으로 한일 중소기업 모두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중기중앙회도 일본중소기업단체중앙회와 협력해 한일 중소기업 발전을 위한 민간차원의 교류 협력이 확대될 수 있도록 교두보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정치적 이유로 부진했던 교역도 정상화해나가야 한다. 한국의 대일본 교역 비중은 2000년 15.7%에서 2022년 6%로 감소했다. 미국의 경우 인접국인 캐나다, 멕시코와의 교역 비중이 각각 14%에 달하는 것과 비교된다.

우리 속담에 비온 뒤 땅이 굳는다고 한다. 한일 양국 정상의 결단에 따라 12년 만에 복원된 셔틀 외교를 시작으로, 양국이 더욱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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