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거래 표준체계 법제화
글로벌 가치사슬 선점 정조준
정부, 공동 플랫폼X 개발 시급

EU는 탄소중립(Net-zero)을 달성하기 위해 역내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대해 디지털 제품 여권(DPP: Digital Product Passport)을 만들어 제공하지 않으면, 수입관세로 탄소세를 많이 부과하는 내용의 법을 만들어 공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은 제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원료의 채굴, 제련, 제작, 운송을 포함해 역내로 수입할 때까지 가치사슬 상의 모든 기업이 생산, 운송시 발생시키는 탄소배출 총량과 원산지 추적 및 재사용, 재활용 정보를 포함한 제품 정보를 DPP에 담아 ‘유럽 중앙 데이터 서버 시스템’에 제공해야 한다.

2024년부터 시범적으로 공시될 배터리, 섬유, 건설 자재 등 산업분야의 제품에 소재, 부품을 공급하는 부품 협력사들은 DPP를 제공해야 한다.

만약 DPP를 제출하지 않으면 수입제품에 대한 탄소배출 기준을 높이 할당하고, 높은 배출량을 기준으로 탄소거래시장에서 한국과 유럽의 차액을 환산해 탄소세로 내야 한다.

한국에서의 탄소배출 거래 금액을 보면 1톤당 1만6000원이지만 EU는 11만7600원이므로 10만1600원의 차액이 발생하며 제품당 탄소배출 할당량이 100톤이면 1016만원의 탄소세를 내야한다.

하지만 가치사슬 상에 있는 모든 기업이 실측해 본 결과, 60톤이라면 609만6000원만 내면된다.

이로써 406만4000원을 절감해 그만큼 저렴한 수출가격으로 공급해 시장에서 더 많이 팔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최근의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은 미국의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인데 EU가 서로 다른 클라우드 플랫폼 간의 상호 호환성, 운영성을 확보하고 데이터 주권을 갖기 위해 ‘가이아-X’라는 조직을 만들어 ‘자산 관리 쉘(AAS, Asset Administration Shell)’ 기반의 ‘데이터 스페이스(Data space)’라는 규칙을 만들어 지킬 것을 법제화하고 있다.

이는 서로 다른 플랫폼 간, 기업 간, 국가 간에 상호 데이터를 생성, 교환,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거래 표준 체계로, EDC(Eclipses Data Space Connector)를 공개 프로그램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독일은 자동차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 망을 선점하기 위해 ‘카테나-X’라는 조직을 만들어 자동차의 배터리 여권(Battery Passport) 등 다양한 규제에 대응하고 있고, 자동차 관련 가치사슬 상에 있는 글로벌 기업이 자국의 플랫폼을 활용하도록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 산업 이외의 화학, 철강, 화장품 등 다양한 제조 산업에 적용하기 위해 2022년 9월에 ‘매뉴팩처링-X’라는 제조방식을 만들어 전파하고 있다.

수출 중심 국가인 우리나라로서는 부품을 생산·공급하는 제조기업이라면 반드시 DPP 등 탄소규제에 대응함은 물론, 국제표준을 기반으로 가치사슬 상에 있는 기업 간에 필요한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는 K-매뉴팩처링-X가 필요하다.

수출을 주도하는 OEM제품 생산기업을 중심으로 국제표준의 AAS 기반 공동 활용 플랫폼인 ‘플랫폼-X’를 만들어 공동 활용하고, EU 역내로 수출 시 디지털 제품 여권 정보를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플랫폼-X 상에서 전후 공급사슬 기업 간 필요한 데이터를 상호 교환해 재고 제로화와 품질·생산성을 향상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모습으로 발전해야 한다.

정부는 공동 활용 플랫폼-X를 개발하고,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 제공을 위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Software as a Service)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해 중소기업에 경제적으로 공급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박한구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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