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부터 8일(현지시간)까지 4일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글로벌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인 ‘CES 2023’에 대한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코로나19로 3년 만에 대면 행사로 진행된 올해 CES에는 170여 개국에서 3000여 개 기업이 참가했다.
이중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SK 등 대기업을 비롯해 550개 기업이 참가했다. 이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특히 국내 참가기업 중 350여 곳이 스타트업으로 나타나 국내 중소기업 기술력의 위상을 널리 알렸다.
CES를 개최하는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가 세계를 선도할 혁신 기술과 제품에 수여하는 상인 ‘CES 혁신상’에는 △디지털 건강 △지능형도시△로봇공학 등 28개 분야의 사업을 영위 중인 전 세계 434개사의 609개 제품이 선정됐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총 134개사 181개 제품이 선정됐는데 이중 벤처·창업기업은 82.8%에 해당하는 111개사 121개 제품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업력 7년 이내의 창업기업은 91개사나 돼 국내 스타트업의 기술력이 우수하다는 것을 전 세계적으로 증명했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이는 지난 2019년 벤처·창업기업의 혁신상 수상이 7개사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지난 2020년과 2021년, 2022년에는 각각 30개, 23개, 71개 기업이 선정됐다.
이중 유독 눈길을 끈 분야는 디지털 건강(Digital Health)과 소프트웨어(Software) & 모바일앱(Mobile Apps) 부문이다. 해당 분야에서는 각각 32개 제품(26.4%), 25개 제품(20.7%)이 혁신상을 수상하며 국내 기술의 위상을 전 세계에 널리 알렸다.
아울러 전체 전시 분야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보유한 기업에게 수여하는 ‘최고 혁신상’의 경우 전 세계 20개 수상 기업 중 국내 기업이 9개나 됐다. 이중 벤처·창업기업 5곳(△지크립토 △닷 △마이크로시스템 △버시스 △그래핀 스퀘어)이 이름을 올려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케 했다.
111개사 참가해 71곳 혁신상 수상쾌거
디지털 건강·SW&모바일앱 시선집중
중기부, 초격차·디지털 전략 가속페달
이처럼 국내의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벤처·창업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데에 따라 정부는 더욱 활발한 육성 정책을 통해 국내 중소산업계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세계적인 초격차 창업기업(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초격차 창업기업 1000+ 프로젝트’ 사업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10대 신산업 분야의 기술기반 창업기업을 선정해 향후 5년간 민관 합동으로 2조원 이상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원 대상은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 이동수단(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로봇 △빅데이터·인공지능(AI) △사이버보안·연계망(네트워크) △우주항공·해양 △차세대원전 △양자기술 등 총 10개 분야다.
우선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은 올해 신규 선정한 창업기업 270개사에 대해 향후 3년간 민관 합동으로 투자, 사업화, 기술개발(R&D) 등 총 344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정책자금, 보증, 수출 등을 연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일반 창업지원사업의 지원대상은 업력 7년 이하이지만 이번 정책의 경우 그 범위를 업력 10년 이하로 확대해 더 많은 기업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초격차 창업기업 1000+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기술기반 혁신 창업기업을 ‘디지털 경제를 주도하는 혁신 견인차’로 발돋움시키고 세계적인 디지털·초격차 창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디지털 경제시대, 미래를 만드는 창업대국’을 비전으로 올해 3대 성장전략으로 삼은 △디지털 전환 △글로벌 진출 △함께 도약을 실현하며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구상에서다. 매년 발전하고 있는 기술력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더해져 내년 CES에는 더 많은 국내 중소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길 기대해본다.
- 김진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