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준금리 3% 시대 돌입에 연내 추가적인 금리 인상까지 예고된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대출 이자 부담 가중과 자금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연준의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따라 한미 금리차가 0.75~1.00%포인트로 벌어진 상황에서 오는 24일 단행될 한국은행 금통위가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잇따르는 데 따른 전망이다.

최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9월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4.87%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414.88%을 기록한 이후 88개월 만에 최고치다.

신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중소기업이 지난 202010월에 2.81%의 금리로 자금을 빌렸던 것과 비교하면 약 2년여 만에 이자가 2배가량 급등한 셈이다.

특히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본격화한 지난해 8월 이후 금리 상승 폭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8월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전달 대비 0.08%포인트 상승하며 인상폭의 서막을 올린 이후 바로 다음달인 지난해 9월에는 0.12%포인트 상승하며 0.1%포인트의 벽을 깼다.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다 지난 7월에는 전 달 대비 무려 0.3%포인트 인상이 진행되기도 했다.

10월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지난달 12일 한은의 빅스텝 단행에 따라 5% 선을 웃돌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11월 금통위에서 최소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 최대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연말께는 중소기업 대출금리가 6%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은 더욱 가중돼 중소기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그 어느 때보다 상당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여파가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시점에서 급격한 대출 금리의 상승이 중소기업의 고통 심화에 불을 지피고 있는 형국이라는 분석에서다.

연말 6%육박 가시화세제지원·규제완화 시급

실제 지난 9월 기준 중소기업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 중 금리가 5% 이상인 비중은 40.6%에 달한다. 절반에 가까운 기업이 평균 대출금리보다 높은 금리로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 중 5% 이상~6% 미만의 금리로 신규 대출을 단행한 기업이 29.7%로 가장 많긴 했지만 6% 이상 금리로 자금을 빌린 기업도 10.9%나 됐다.

해당기간 4% 미만의 이자로 자금을 빌린 기업은 17.3%. 한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시작되기 이전인 지난해 7월의 경우 4% 미만의 이자로 자금을 빌린 기업이 92.2%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당시 5% 이상의 금리를 적용받은 기업은 2.3%에 불과했다.

해당 수치는 신규 취급액 기준에 한하지만 변동금리가 적용된 기존 대출까지 고려하면 중소기업 전체 시장의 이자 부담은 상당한 수준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여기에 최근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불이행 사태의 영향으로 기존 국내 PF 대출 금리마저 훌쩍 뛰어오른 상황이라 대출 연장까지 무산된 경우도 허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에 불어 닥친 신용경색으로 대기업마저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상황인데 중소기업은 오죽하겠느냐고 말했다.

최악의 경우 일명 부실기업으로 분류되는 한계기업들은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도산의 위기까지 내몰릴 수 있는 상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중소기업 100개사 중 16곳이 한계기업으로 분류됐다. 올해의 경우 금리 인상에 따라 한계기업이 더욱 늘어난 것으로 예측된 만큼 연쇄 부도가 현실화될 수도 있는 형국이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은 선방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흑자 도산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중소기업의 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대기업들이 유보금을 쌓아두지 않도록 중소기업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이나 규제 완화 등 실질적인 지원을 적극 검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 김진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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