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 늘어나는 ‘SNS 망명’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여러 가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트위터를 떠나 새로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마스토돈’(Mastodon)으로 갈아타는 이용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마스토돈은 2016년 독일인 개발자 오이겐 로흐코가 개발한 SNS. 마스토돈은 외형상 트위터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 타임라인의 배치가 알고리즘 기반이 아닌 시간 순서에 따라 업데이트된다. 차이점은 분산형 SNS’라는 것이다. 트위터·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단일 기업이 통제하는 거대 중앙 서버가 아닌 서버 여러 개가 커뮤니티를 구성한다는 점이 마스토돈의 특징이다. 특정 기업의 중앙서버 대신 인스턴스로 불리는 여러 서버가 모여 커뮤니티를 구성한다. 무료로 이용 가능하며 광고가 없다는 점도 기존 대형 SNS와 다르다.

마스토돈은 140자 제한인 트위터와 달리 500자까지 작성할 수 있다. 또한 서버만 있으면 누구나 인스턴스를 개설할 수 있다. 이용자는 마스토돈 자체에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또는 조직이 운영하는 서버에 가입한다. 이용자는 다른 서버의 이용자를 팔로우할 수 있고, 서버를 변경하거나 독자적인 서버를 만들 수 있다.

113(현지시간) 오이겐 로흐코는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완료한 지난 1027일 이후 마스토돈 가입자 수가 23만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현재 마스토돈의 월 활성 이용자 수(MAU)655000명이다. 트위터가 지난 7월 기준 일일 활성 이용자 수(DAU) 23800만명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아직 비교가 어려운 수준이다.

오이겐 로흐코 마스토돈  창업자
오이겐 로흐코 마스토돈 창업자

트위터 이용자가 마스토돈 등으로 사이버 망명을 하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콘텐츠 규정 완화를 예고해왔다. 이에 일부 기업과 유명인들이 트위터 내 혐오 표현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며 광고를 중단하거나 트위터를 떠난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1028일 괴한에게 피습당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남편에 모욕적인 음모론 기사를 트윗했다가 삭제했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자 테슬라 경쟁사인 제너럴모터스(GM)는 트위터 광고를 중단했다. 이후 화이자·아우디·제너럴밀스·몬데레즈인터내셔널도 광고를 중단했다.

유명인들도 트위터를 떠난다고 선언했다. CNN에 따르면 상당한 규모의 팔로워를 둔 트위터 인플루언서 가운데서도 마스토돈으로 갈아타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배우이자 코미디언으로 유명한 캐시 그리핀과 언론인인 몰리 종 패스트도 여기에 속한다.

트위터 이용자들이 마스토돈으로 옮겨타고 있는 이유는 명확하다. 마스토돈에는 게시물에 대한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마스토돈은 탈중앙화된 구조로 돼 있다. 게다가 비영리 플랫폼이기 때문에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운영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 운영 주체에 의해 게시물을 검열받지 않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점 때문에 중국 네티즌들도 빠른 속도로 마스토돈에 가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이겐 로흐코는 트위터와 비교하기엔 아직 이른 시점이라면서도 그러나 마스토돈이 출시된 이래 사용자가 이처럼 급증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트위터에 근무한 경험이 있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뒤 마스토돈에 가입했다는 사라 로버츠 UCLA 교수는 마스토돈은 운영방식이 트위터와 비슷하기 때문에 마스토돈으로 옮겨오는 트위터 사용자가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마스토돈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위터 이용자의 사이버 망명은 급속히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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