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 스케일UP] 박보현 비앤에이치코리아 대표

블록체인·메디컬·플랫폼 융합해
국내 최초 온라인 오픈마켓 추진

메디우스, 환자 중심 생태계 조성
의료 경험담 남기면 적절한 보상

종합병원 명의 DB 7만여개 축적
제약·바이오 기업도 잠재적 고객

이제는 병원도 쇼핑하는 시대이다. 어느 병원에 가야 원하는 치료를 합리적인 가격에 받을 수 있는지 찾아다닌다.

하지만 의료 분야 특성상 의료법과 관련한 규제들이 많고, 환자들의 후기도 중구난방이고 정보가 믿을만한지도 확인하기 어렵다. 지인에게 물어물어 정보를 얻더라도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는 의료 서비스의 질을 알 수 없는 폐쇄적이고 불투명한 환경이다.

박보현 비앤에이치코리아 대표는 마케팅 회사에서 오랫동안 대기업과 정부부처를 상대하며 일했다. 인터넷 1세대로서 오프라인의 활동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을 했다.

지난 2012년에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아시아에서 우리나라가 의료시장 개방이 많이 늦는 것을 알게 됐다. 의료 분야에 기회가 있겠다고 생각했고, 기존에 잘 되던 사업을 접고 창업을 결정했다.

의료 관련 정보는 민감한 사안이기에 그레이 스타트업이 많다. 그레이 스타트업은 기술은 발전하는데 제도는 따라가지 못해서 생겨나는 간극에서 사업을 펼친다.

박보현 대표는 “장애물이 있는 줄 알고 시작했지만 규제는 완화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반면 “의료시장 안에서 비즈니스로 활성화해야 하는데 기존 서비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메디우스’는 국내 최초 의료 커머셜 플랫폼 서비스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의 선진 의료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대표와 만나 독특한 컨셉과 그의 향후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박보현 비앤에이치코리아 대표
박보현 비앤에이치코리아 대표

-블록체인 기반 메디컬 커머셜 플랫폼, 메디우스에 대해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소비자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대부분의 사업과 달리, 의료시장은 공급자 중심으로서 독특한 산업구조를 가진다. 메디우스는 이 구조 속에서 문제점과 기회를 찾고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소비자인 환자 중심의 생태계를 만들어가려 한다.

크게 두 가지로 키워드를 잡고 싶다. 먼저 의료정보의 공유와 보상을 통한 ‘환자 중심의 의료 생태계’다. 환자는 병원을 다녀와 자신의 의료 경험을 남기고 보상을 받는다. 명의검색, 개인건강 이력관리 서비스 등으로 새로운 의료 시스템을 구축한다.

현재 병원 7만개, 의사 5만명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명의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올해 4분기에 의료경험을 공유하는 ‘메디일지’ 서비스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또 다른 하나는 ‘국내 최초 의료 오픈마켓’이다. 저희 슬로건이 ‘세상의 모든 의료를 쇼핑하다’이다. LG유플러스, 신한카드, 농협카드 등과 서비스 계약을 맺고 건강검진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100여곳의 미용성형 병원과 상품 등록을 위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고, 이후에도 암치료처럼 다양한 의료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의료정보와 서비스를 상품화해 공급자가 오픈마켓을 통해 런칭하도록 하고, 소비자는 쉽고 간편하게 이를 접하고 소비하는 것이다.

-의료와 블록체인 기술의 접목이 새로운데 어떻게 생각하게 되었나?

의료 쪽은 정보의 비대칭성이 크다. 개인병원에 가도 괜찮은 환자들도 잘하는지 모르다보니 일단 대형병원으로 가게 되는 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병원을 선택할 때도 지인 추천에 따르는 비중도 높다.

우리는 이 부분을 정보화하고자 했다. 평판시스템을 구축하려 할 때 온라인에서 사람들이 작성한 데이터를 모아봤더니 절반이 병원 자체 마케팅이라 무의미했다.

그러던 중 지인으로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알게 됐고 ‘유레카!’라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엔 저희가 운영자고 환자와 병원이 고객 개념이었다면, 블록체인이 결합하여 모두가 플레이어가 된 셈이다.

소비자, 병원, 의사, 기업 네 그룹이 플레이어가 되어 각자의 활동에 따라 보상을 받고 등급이 매겨진다. 보상받은 코인과 포인트로 병원 홍보나 상품 구매 등 여러 활동이 가능하며, 등급에 따른 혜택과 권한도 차이가 있다.

이로써 플레이어 모두가 네트워킹을 통해 다양한 2차 서비스를 만들어갈 수도 있다. 병원-병원, 환자-병원, 환자-환자 등 플랫폼 안에서 서로 네트워킹이 가능하고, 이것들이 축적되면 다양한 커뮤니티로 발전하며 자발적 서비스가 생겨나게 된다.

-시장과 경쟁자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메디우스만의 강점이 있다면?

의료 사업은 신뢰가 중요해서 저희는 쉬운 길을 돌아서 가더라도 기초를 다지고자 했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먼저 플랫폼을 구축하는 일에 매달렸다. 타 플랫폼은 미용 등에 국한되고 보통 저가 상품을 중심으로 형성돼있다.

메디우스는 미용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의 의료를 위해 과목별 명의분들을 어드바이저로 모셨다. 종합병원 명의들의 데이터 7만여개를 직접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했다.

메디우스가 제공하는 데이터는 정량적 데이터와 정성적 데이터로 구성돼 있으며, 서비스를 오픈하기 전에는 공공데이터 기반 AI 기술로 데이터를 구축했고 현재는 사용자 참여를 통해 정성적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두 종류의 데이터가 결합하면 평판시스템은 더욱 고도화되고 정확해진다. 참여자가 많아질수록 개인 맞춤 서비스가 발전할 수 있다.

다른 업체들은 보험청구나 문진같은 오프라인 서비스를 디지털화하는 것을 주력으로 한다. 저희는 의료 오픈마켓 커머셜을 내세우기에 철저히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고자 한다.

예를 들면 병원에서 어떤 수술을 어떤 기계로 받으며 비용은 얼마가 들까에 대해서 쉽게 물어보기 어려운 것을 당연시한다. 이 부분을 파고들어서 자세히 소개해드리려 한다.

박보현 비앤에이치코리아 대표
박보현 비앤에이치코리아 대표

-그렇다면 현재 마케팅이나 수익에 대해서는 어떻게 진행 중인가?

초창기 3년은 데이터베이스와 서비스를 구축해 유저들이 들어오도록 하는 데에 주력했다. 지금 한달 10만명 정도 방문하는데 중장기적으로 100만명 방문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이후에 본격적 수익모델을 펼치는 방향으로 잡고 있다.

B2C로는 광고 배너 게재나 상품 판매를 하진 않지만, 콘텐츠와 결합한 정보성 광고로는 진행하고 있다. 건강검진 상품의 경우도 2년 전부터 전국 50개 검진센터와 제휴 중인데, 돈을 받기보다는 검진을 통해 데이터를 모으는 쪽으로 진행하고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미용 및 성형을 상품화해 게재하고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암 관련된 치료 상품도 올라갈 것이며 수술기계나 약물 등 각각 다른 치료법에 대한 정보를 세분화해 제공할 것이다.

나아가서는 유전자 검사나 당뇨 검사같은 진단 상품, 구독 상품들로도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제약, 바이오 회사들도 저희의 잠재적 고객이라고 하겠다. 메디푸드, 메디짐, 메디투어 등 오픈마켓 커머셜로서 가능성은 굉장히 광범위하다.

-대표님이 바라는 메디컬 플랫폼은 어떤 모습인가?

블록체인, 메디컬, 플랫폼. 이 세 가지 단어는 제가 바라는 꿈을 담고 있다. 디지털 사회에서 오래도록 원했던 것은 플랫폼의 주인이 내가 되고 나를 위한 개인화된 서비스를 소비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블록체인을 통해 모든 참여자들이 주체가 되는 생태계를 만들고 그 속에서 내 데이터가 나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시간과 노력을 최소화하면서도 보다 건강한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고도화된 AI 기술로 개인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현하고 싶다.

인터뷰어: 이권진 기자 · 정리: 김방환 기자 · 사진: 황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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