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야영이 가능한 요즘 시기는 캠핑계에서 성수기로 통한다. 유명하든 유명하지 않든 미리 자리를 선점할 수 있는 오토캠핑장이라면 10, 11월까지 대부분 주말 예약이 마감됐다. 가을 캠핑의 정수 단풍캠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은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고 이대로 가을 캠핑을 포기해 버리자니 아쉽다면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우리에겐 아직 평일 예약이 가능한 가을 캠핑 명소가 남아있다. 평일 휴가를 쓰고 찾기에 전혀 아깝지 않은, 아니 오히려 가볼 만한 이유가 차고 넘치는 곳들이다.

 

시설도 풍경도 모두 별 5, 포천 캠프운악

경기도 포천시에 위치한 캠프운악은 이른바 ‘5성급 캠핑장으로 유명하다. 시설 및 경관, 관리 상태 등이 5성급 호텔 부럽지 않다는 뜻이다. 5개 구역 총 76개의 사이트가 캠핑장의 커다란 인공호수를 중심으로 퍼져 있고, 각각의 구역은 다시 아름드리 나무들에 둘러싸여 나뉘는데 가을이면 이 나무들이 알록달록 물들며 진풍경을 선사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호수뷰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C구역 1~3번 사이트가 명당으로 소문났다. C구역 4~5번 사이트는 비교적 독립된 사이트로 보다 한적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고 E구역의 듀플렉스 사이트는 텐트를 위아래로 2개 치는 등 공간을 보다 다채롭게 활용할 수 있어 좋다. 다양한 룸타입을 지닌 호텔처럼 각각의 매력을 자랑하는 사이트가 즐비하다.

무료함을 달랠 만한 엔터테인먼트 공간도 특급호텔 급이다. 20m 풀장 위에 데크를 설치한 워터큐브’, 길이 21m에 달하는 대형 트램펄린과 다수의 작은 트램펄린을 갖춘 트램펄린 큐브’, 풋살·족구·배드민턴 등이 가능한 인조잔디 코트인 스포츠 큐브를 비롯해 2개의 탁구대와 교육 및 세미나 공간으로 꾸려진 멀티 큐브등이 있다. 곳곳에 분리수거장이 구비돼 있는가 하면 샤워실 및 화장실, 개수대와 같은 모든 시설들이 깨끗하고 전반적으로 잘 관리돼 있다는 점도 5성급 캠핑장으로서의 명성을 더한다. 특히 개별 공간으로 분리된 샤워 시설은 감격스러울 정도. 마트 못지 않게 물건을 갖춘 매점은 덤이다.

- 경기도 포천시 화현면 금강로 3806-80

 

눈을 뜨면 펼쳐지는 명산의 절경, 무주 깊은골캠핑장

우리나라 명산 중 하나인 덕유산은 덕이 넉넉하다는 이름 뜻에 걸맞게 어느 한 계절도 거르지 않고 절경을 넉넉히 베푼다. 온 산 가득 노란 은행잎과 붉은 단풍잎이 서로 색을 겨루는 가을엔 어디를 쳐다보아도 한 폭의 수채화 같다.

이러한 덕유산에서도 명승지로 꼽히는 무주 구천동 파회 일대에 덕유산의 청정 자연과 풍경을 마음껏 누릴 수 캠핑장 하나가 있다. 깊은골캠핑장이다. 깊은 산골짜기의 맑은 계곡물과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루고 사방으로 보이는 것이라곤 산 밖에 없어 잡념을 지우고 사색하기에 좋은 힐링 캠핑장이다.

깊은골캠핑장에서도 가장 예약이 치열한 사이트는 계곡과 맞닿아 있는 B구역 13~18번 사이트다. 앞 텐트에 구애받지 않고 가을 산을 온전히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 새소리에 잠에서 깨 텐트 문을 열면 붉은 단풍잎 물결이 발밑으로 들이칠 듯 가깝다.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눈앞에 두고 내려 마시는 커피의 맛은 그 어느 카페에서도 흉내낼 수 없다. 가을 아침의 쌀쌀한 공기는 오히려 운치를 더하고 맑은 밤하늘에서는 한가득 별이 쏟아진다.

111일부터 시작되는 겨울 장박도 인기다. 캠핑장이 위치한 덕유산 자락은 한국의 작은 히말라야라고 불릴 만큼 아름다운 설경을 뽐내기 때문이다. 언제 찾아올지 모를 눈 소식에 눈이 오면 언제고 찾아갈 수 있도록 장박 텐트를 치는 것이다. 올 가을, 덕유산의 단풍을 놓쳤다면 다가올 겨울 눈꽃캠을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

- 전북 무주군 설천면 구천동로 1284-6

 

메타세쿼이아 길에서의 낭만 캠핑, 영월 보보스캇 캠핑장

강원도 영월의 보보스캇 캠핑장은 8000여 평의 너른 부지에 통나무집, 황토집 등의 펜션 건물과 함께 수영장, 놀이터, 산책로, 식물원 등을 갖춘 대규모 관광농원 안에 자리했다. 캠핑장을 가로지르는 150m의 메타세쿼이아 터널길로 유명하다.

이 길을 따라 캠핑 사이트가 조성돼 있는데, 캠핑에 관심 좀 있는 SNS 사용자라면 보보스캇 캠핑장의 단풍캠 사진을 한번은 봤을 정도다. 울긋불긋 물든 커다란 메타세쿼이아 나무 사이 텐트를 치고 앉아 있자면 상상 속 가을 캠핑의 명장면이 현실이 된다. 다만 단풍캠 성지로 이미 유명하고 메타세쿼이아 길을 찾는 일반 방문객도 많아 주말에는 조금 북적일 수 있다.

오롯하게 이 계절을 만끽하고 싶다면 가급적 평일에 방문하는 것을 권한다. 아니면 메인 사이트에서 살짝 동떨어져 있어 보다 한적한 분위기가 나는 C구역 29~31번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들을 위한 깡통 열차도 보보스캇 캠핑장의 묘미다. 깡통 드럼통을 이어 붙여 만든 장난감 기차로 가을이 내려앉은 캠핑장 일대를 달린다. 아이들만을 위한 놀이기구라고 하기엔 커브길에서는 나름의 스릴이 느껴져 성인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 강원 영월군 주천면 미다리길 50-24

 

나만을 위한 단풍 그늘막, 구례 섬지캠핑장

주변으로 섬진강과 지리산을 두르고 있어 이름 지어진 섬지캠핑장은 경치 좋기로 소문난 전남 구례군 토지면 외곡리에 위치했다. 34개 사이트가 전부인 아담한 캠핑장이지만 전 사이트가 무성한 나무로 그늘져 쾌적함이 전국 어느 캠핑장에도 뒤지지 않는다.

34개의 사이트는 다시 소나무동, 단풍나무동, 벚꽃동, 산수유동, 은하수동 등 5개의 구역으로 나뉜다.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나무들로 꾸며진 구역들이라 계절마다 선호하는 스폿이 따로 있다. 가을에 가장 인기 있는 구역은 단연 단풍나무동이다. 오로지 2개의 사이트만이 있어 독립적인 분위기 연출이 가능하다.

마음을 가장 사로잡는 건 뭐니뭐니 해도 곱게 물든 단풍나무다. 흉내낼 수 없는 자연의 색에 감격하고 노을 질 무렵에는 황홀하기까지 하다. 이 모든 순간을 사랑하는 반려견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섬지캠핑장의 또 하나의 재미는 섬진강의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캠핑장 방문객은 래프팅·서바이벌·카약 등의 각종 레저를 할인된 금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 지리산 둘레길과 화엄사, 쌍계사, 최참판댁, 화개장터 등 국내 관광 명소도 인근에 밀집해 있어 관광과 휴식을 모두 즐기기에 제격이다.

- 전남 구례군 토지면 하리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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