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영(에스엠에이치 대표)
정장영(에스엠에이치 대표)

답도 없는 주제에 대한 기사를 쓰는 내가 많이 염려스럽다. 다행히 최근에 지자체나 정부에서 다양한 해법을 강구하고 있기에 지방 소멸의 위기는 도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먼저 수도권에 대해 정의해 본다면 전체 국토의 12%를 차지하고 총인구의 50.3%, 청년인구의 55.0%, 일자리의 50.5% 그리고 1000대 기업의 86.9%가 집중돼 있는 지역이다.

반면 비수도권은 환경을 제외한 주거, 교통, 일자리, 교육 등 부문이 수도권에 비해 특히 열악하고 재정자립도가 취약해 삶의 불균형 수준이 높고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소멸위험이 큰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정부에서는 케인즈의 성장축 이론을 모방해 지방으로의 공공기관 및 공장 이전, 공공사업 추진을 통해 지방의 발전을 유도했다. 하지만 인구 유입과 대상지역 경제에 대한 파급효과가 기대 이하였기에 현 정부에서도 핵심 정책 분야로 다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방으로 기업을 유치한다고 하더라도 본사나 연구소의 기능이 수도권에 남아 있고 지방으로 이전된 공장이 저임금의 단순작업만 하는 수준에서는 인구의 유입도, 특정 산업의 거점으로의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정부나 국민 모두가 바라는 목표는 동일하다. 지방 대도시를 거점으로 해서 수도권에 대응하는 광역 권역을 육성하고, 주변 시··구가 수도권이라고 불리는 서울 근교의 도시처럼 인구와 경제규모를 유지하게 하는 것일 것이다.

96일자 조선일보에 대기업 3~5, 명문대·특목고 묶어 지방이전 추진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젊은이들이 지방으로 이동하고 지방의 젊은이가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은 결국 좋은 학교, 좋은 기업이 있는 곳이라는 등식을 찾아낸 것이다.

많은 격차들 중에서도 교육, 노동, 지역의 격차를 우선적으로 해결하면 이어서 소득과 정보, 세대의 격차가 해소되리라는 아이디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젊은이들의 생각이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은 듯하다.

청년 핵심인재 수도권 쏠림 심화

좋은 학교·기업이 지방 해법

임금보상·문화확충이 선결과제

최근 젊은 직원·교수들과의 면담을 통해 느낀 점은 좋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가는 것 보다 수도권 고임금도 생활비 빼면 실익이 없으니 적게 받고 고향에서 직장 생활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실리파가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또한 젊은이들을 유인하는 서울의 매력은 맛집, 연극, 미술관, 클럽 등의 문화 체험 공간과 잠실 롯데, 한강공원, 석촌호수 같은 경치와 여가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관광 명소가 바로 옆에 있다는 점이다.

이밖에도 돈을 벌기 위해서는 저임금의 직장생활이 아니라 타일 가게라도 자기 사업을 하든지 아니면 월급 많이 주는 대기업에 다녀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바로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 줘야 한다.

젊은이는 나라의 미래이고 기업이 있게 하는 제일의 자산이다. 지금 우리 기업들은 젊은이를 필요로 하지만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기업이 사람 구하기 힘들다는 표현은 그저 그런 사람 구하기핵심인력으로 키울 인재 구하기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보통 젊은이는 없으면 그만이다. 대기업 퇴직 인력을 활용하면 일당백을 하니 기업에도 이익이다. 하지만 핵심인재는 다르다. 나이 든 전문가가 은퇴하고 난 뒤에 국가 기간산업을 지탱해 줄 인재를 구하는 일이라서 절실한 문제다.

바로 이런 인재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지방의 몇 안 되는 인재가 서울로 가다 보니 대기업이 지방을 꺼리고 지방에 이전된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원하는 문화공간과 경치·운동·먹거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휴양지를 만들어 주고 지방 소재 중소기업의 임금을, 생활비를 제외한 수도권 소재 대기업 수준으로 보상해서 젊은이들을 지방으로 또 전체 종사자수의 81.3%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으로 유인해야 한다.

필자의 사업장이 소재하는 경남지역의 경우에는 젊은이들에게 소재·부품·장비·플랜트가 중심이 되는 국가 기간산업에 대한 이해와 의무 그리고 땀 속에서 보람을 찾는 진리를 가르쳐 줘야 한다. 이제 남은 것은 기업을 유치하고 공공사업의 지역 지분을 확보해 유익한 시장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부디 가까운 장래에 지방에 대한민국의 경제력이 집중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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