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 두번째)가 지난 2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6차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왼쪽 두번째)가 지난 2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6차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 보다 18.9% 높은 1890원을 제시했다.

지난 2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최저임금위원회 제6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들은 내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 최저임금(9160)보다 1730(18.9%) 높은 시간당 1890원을 제시했다.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모두발언에서 물가가 심각할 정도로 가파르게 계속 오르고 있다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어려워진 취약계층을 보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使 취약업종 기준으로 결정해야

경영계는 올해와 같은 9160원으로 동결할 것을 제시했다. 사용자위원들은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불하는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지급 능력이 고물가 등으로 한계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호소했다.

노동계의 인상안에 대해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요구안이라며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삼중고와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감소하는 트리플 악재가 한꺼번에 몰아치는 상황에서 18.9% 인상하라는 것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폐업하라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류 전무는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의 지급 능력은 이미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다임금 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지급 능력인데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인상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사용자위원인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도 업종별 구분 적용이 부결된 현재, 최저임금 수준만큼은 숙박음식점업 등 가장 취약한 업종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1년 기준 숙박음식점업 한계기업(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하는 상태가 3년간 지속) 비중은 45.4%에 이르고,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33.17%에 달한다.

 

지난 5년간 최저임금 44.6% 올라

실제로 지난 22일 경총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지불능력과 법에 명시된 최저임금 결정기준인 생계비, 유사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소득분배 등 각종 지표를 고려하면 내년도 최저임금을 인상하기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2021년 최저임금 미만율이 15.3%로 높게 나타났다. 최저임금 근로자가 밀집된 도소매·숙박음식업과 5인 미만 소규모 기업은 지불능력 측면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 1만원 넘는 최초요구안 제시

使 中企 지급능력은 한계 상황


트리플 악재로 동결이 바람직

경총 최저임금수준 G7 추월

또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저임금 인상률은 누적 44.6%인 반면 같은 기간 1인당 노동생산성은 4.3%(시간당 노동생산성은 11.5%) 증가하는데 그쳤다. 노동생산성 측면에서도 최저임금이 과도하게 인상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최저임금 근로자의 83%가 종사하는 서비스업의 5(20172021)간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1인당 3.1%, 시간당 10.4%로 전체평균보다 낮았다.

생계비 측면에서도 2021년 최저임금 월 환산액 약 182만원(209시간 기준)은 전체 비혼 단신근로자 실태생계비 중위 값인 약 197만원의 90%를 상회하는 수준이고, 유사근로자 임금 측면에서도 적정상한선인 중위임금 대비 60%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기준 우리나라의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62%, 주요 7개국(G7) 평균인 52%보다 높았다.

하상우 경총 본부장은 아직 코로나19 여파와 복합적인 경제위기에 더해 지난 20182019년 최저임금 고율 인상의 충격 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며, “임금결정에 가장 중요한 요인인 지불능력과 법에 예시된 네 가지 결정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결과 내년 최저임금 인상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28일 수정안 논의, 입장 중요

최저임금 심의는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 제출한 최초 요구안을 놓고 그 격차를 좁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모두 27명으로 구성된다.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워낙 커 공익위원들이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7차 전원회의는 오는 28일 열린다박준식 최저임금위 위원장은 다음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 수정 요구안을 제출해달라고 노사에 요청한 뒤 이날 전원회의를 끝냈다.

노사가 수정안을 제출하지 않으면 공익위원들이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하기로 했다. 노사 간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 공익위원들은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해 그 범위 내에서 수정안을 내라고 요청한다공익위원들은 지난해 심의 과정에서 촉진 구간을 90309300원으로 제안했고, 실제로 이 범위 안에서 올해 최저임금(9160)이 결정됐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