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그로서리 스토어 4 ]

 

그로서리 스토어, 그러니까 농수산물부터 간단한 공산품과 다양한 식재료 등을 취급하는 식료품 상점이 요즘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그로서리 스토어, 그러니까 농수산물부터 간단한 공산품과 다양한 식재료 등을 취급하는 식료품 상점이 요즘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예전에는 골목마다 조그마한 슈퍼마켓이나 상점, 잡화점이 여럿 있었다. 돌돌만 국수부터 찬거리, 간식거리, 간단한 생필품들을 매대에 죽 늘어놓고 파는 그런 가게 말이다. 요즘은 할인마트와 편의점, 온라인 마트 등에 밀려 전통시장이나 가야 볼 수 있는 과거의 산물이 돼버리고 말았다.

그랬던 식료품 상점이 요즘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그로서리 스토어라는 멋진 이름을 달고 말이다. 그로서리 스토어. 농수산물부터 여러 식재료와 잡다한 공산품까지 취급하는 식료품점·잡화점을 말한다. 과거 우리나라의 슈퍼와 상점들이 곧 그로서리 스토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최근 눈길을 끌고 있는 그로서리 스토어는 예전과는 조금 많이 다른 모양새다. 정겨운 느낌보다는 세련된 분위기로 손님을 맞이한다. 위치한 곳도 색다르다. 홍대와 이태원, 청담동 등 동네 골목과는 거리가 먼, 다소 번화한 곳에 문을 열고 있다. 외관은 물론이거니와 파는 물건도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지만 꼭 필요한 것들부터 호기심 가는 물건까지, 마음을 사로잡는 물건들로 가득 채워진 것만큼은 여전하다.

여기, 문을 연지 1~2년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단골 손님을 제법 둔 그야말로 한 상점들이 있다. 차별화된 아이템은 기본,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남다른 콘텐츠로 동네 주민은 말할 것도 없고 멀리서부터 찾아오는 이들로 발길이 끊이지 않는, 서울의 요즘 그로서리 스토어들을 둘러보자.

 

이태원 흠마켓

이태원 해방촌 언덕길에 자리한 흠마켓(hmm market)은 제철 채소를 파는 그로서리 스토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생김새가 다소 못났다는 이유로 판매가 어렵거나 상품가치가 떨어진 농산물을 소개하는 푸드 리퍼브 마켓(Food Refurb Market)이라 말할 수 있다. 흠이 있는 농산물, 일명 못난 농산물을 파는 곳이라는 의미로 흠마켓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사실 이곳에서 못생긴 건 전혀 흠이 되지 않는다.

흠마켓이 소개하는 농산물들은 단지 생김새 때문에 유통 단계에서 탈락됐을 뿐, 맛과 영양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것들이다. 또 복잡한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현지에서 바로 직거래한 제품들을 내놓기 때문에 가격과 신선도 모두 만족스럽다. 라따뚜이나 카레 등을 만들 때 필요한 채소 재료들을 모아 1-2분 양의 키트로 판매하는 것 또한 쏠쏠하다. 홈메이드 비건 핫초콜릿과 홈메이드 아몬드 우유를 비롯해 마켓의 채소로 만든 샐러드, 스프, 샌드위치를 맛볼 수 있는 카페테리아도 겸하고 있어 건강한 한끼가 생각날 때 들러보는 것도 좋다.

서울 용산구 신흥로58 / 전화번호 032-346-9716 / 인스타그램 hmm.market

 

이촌동 생선씨

모던한 분위기의 회색 외벽과 깔끔하면서도 아늑한 느낌의 내부 인테리어만 보면 여기가 생선가게라고는 차마 상상하기도 어렵다. ‘생 해산물 그로서리를 표방하는 생선씨는 말 그대로 생선과 해산물을 취급하는 그로서리 스토어다. 매일 아침 삼천포에서 올라오는 신선한 해산물들이 깔끔한 진공포장 옷을 입고 손님을 맞이한다. 그날 그날 조업 상황에 따라 감성돔, 참돔, 금태, 조기 등 생선의 종류 또한 다양하다.

매장에서 고른 생선은 추가비용 없이 즉석에서 구워주기도 하고 테이크아웃 회, 초밥 등의 메뉴로도 주문이 가능하다. 때문에 동네 주민뿐 아니라 인근 이촌한강공원에서 피크닉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선도 높은 생선 뿐만 아니라 알탕, 백합탕, 감바스 등의 밀키트와 함께 안초비, 바질 페스토, 이베리코 통조림, 청어알 등과 같이 해산물을 더욱 스타일리시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각종 제품과 재료도 판매하고 있다. 무엇보다 해산물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내츄럴 와인까지 원스톱으로 구매할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인 가게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 300-301 삼익상가 1/ 전화번호 02-796-9933 / 인스타그램 fishmonger_ichon

 

망원동 아틀리에 크레타

요즘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요리 계정에서 자주 언급되는 타르타르 소스가 있는데, 마포구 망원동에 위치한 아틀리에 크레타(Atelier Kreta)의 타르타르 소스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여름, TV 프로그램을 통해 화제가 된 레몬딜 버터를 방송 훨씬 이전부터 대중들에게 소개한 것도 아틀리에 크레타다.

아틀리에 크레타는 온라인 사이트와 함께 오프라인 상점 크레타 마켓을 운영하며 직접 만든 각종 소스와 그레놀라, 바닐라 시럽, 토마토 마리네이드 등의 식료품과 와인 및 원두, 인센스 스틱 등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타르타르 소스와 바닐라 시럽은 온라인 매장에 업데이트 됨과 동시에 품절이 될 정도로 인기가 엄청나다.

매콤한 풍미로 느끼함을 잡고 고소한 맛을 강조한 아틀리에 크레타의 타르타르 소스는 해산물은 물론이거니와 구운 빵과도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살짝 구운 빵에 타르타르 소스를 듬뿍 바르고 샌드위치용 햄이나 하몽, 얇게 슬라이스한 오이를 올린 후 약간의 후추로 감칠맛을 더하면 간단한 재료만으로도 어느 브런치 카페 부럽지 않은 오픈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다. 까만 바닐라빈 가루가 듬뿍 들어간 수제 바닐라 시럽은 프렌치 토스트, 복숭아 샐러드, 커피 등 시럽이 필요한 어느 요리든 빛을 발한다.

서울 마포구 망원로269 1/ 전화번호 02-332-1791 / 인스타그램 atelierkreta_official

 

부암동 알리멘따리 꼰떼

종로구 부암동의 알리멘따리 꼰떼(Alimentari ConTe)는 이태리 식료품점이다. 레몬과 허브가 자라는 토분, 덩굴잎으로 꾸민 외관은 언뜻보기에도 이탈리아 작은 어느 마을의 상점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생김새 뿐만이 아니다. 이탈리아어로 당신과 함께하는 음식이라는 뜻을 지닌 알리멘따리 꼰떼는 이태리 의 것들을 파는 게 아니라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에서 10년 넘게 거주한 대표가 직접 만들고 담그고 고른 음식들로 가득하다.

특히 튀긴 가지·샐러리·올리브 등을 토마토소스로 버무린 시칠리아 지방 채소 요리 카포나타와 파스타, 스테이크 등 어디에 곁들여도 훌륭한 샬롯 양파절임이 유명한데, 이 역시 이곳의 대표가 시에나에 살던 시절 알고 지내던 할머니에게서 배운 솜씨다.

여기에 비옥한 토스카나 땅에서 자란 올리브로 만든 오일, 대대로 파스타를 만들어 온 집안에서 생산한 면, 치즈처럼 갈아 먹는 발사믹 식초 등 한국은 물론 현지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식재료를 발견하는 재미도 대단하다. 식료품점에서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레스토랑 꼰떼에서는 알리멘따리 꼰떼의 식재료로 만든 더욱 다양한 종류의 토스카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 133 / 전화번호 02-395-6466 / 인스타그램 alimentari_conte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