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캔을 생산하는 제관업체들이 소재가격 인상 및 수요부진으로 위기에 몰리고 있다.
특히 금속캔의 소재로 사용되는 석도강판의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납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채산성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최근 한국제관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관업체들의 판매수량은 63억5천500만관으로 2003년 대비 0.3%가 줄어들었지만 총영업손익은 3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6월 현재 국내 제관업체수는 약 50여개사.
이처럼 제관업계가 고전을 겪는 이유는 원자재 메이커와 금속캔을 사용하는 원청업체 틈바구니에서 끼어 원가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관업계의 현 상황에 대해 제관조합 이철순 이사장은 “현재와 같은 원자재 및 납품가격 구조에서는 적자폭은 더 가파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도강판의 경우 지난해 세번, 올해 한번 등 총 4차례에 걸쳐 31.9%가 인상된 반면 원청업체인 식음료 업체나 페인트, 장류 업체에 대한 납품가격은 60%도 반영되지 못했다.
여기에 잉크 등 부자재와 물류비까지 덩달아 오른 점을 감안하면 소재가격 인상에 따른 채산성 압박은 심각한 수준이다.
게다가 경기부진에 따른 수요감소와 업체간 과당경쟁까지 재연되면서 가동률이 60%를 밑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올들어 중견 제관사 2개사가 부도가 났다.
업계에서는 소재메이커나 납품사의 배려가 없는 한 부도업체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의 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제관업계의 상황은 이익을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이러다 보니 납품가격은 일방적으로 결정되고 끌려갈 수밖에 없어 이제는 더 물러날 곳이 없는 생존권 위기에 내몰렸다”고 밝혔다.
이철순 이사장은 “물론 업계 스스로 구조조정을 통한 전문화도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그 이전에 제품가격의 70~80%를 차지하고 있는 소재가격 및 납품가격의 현실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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