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리 한의사의혀로 보는 건강학]
곡식 섭취 제한은 오히려 위험
거짓식욕 해결해야 체중감량
잘 챙겨 먹는게 예방·치료 첫발

우리는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일단 무엇인가 부족해서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몸에 좋다는 것을 찾아 그것을 더 섭취하려고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이번에는 다이어트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 식이요법과 식치요법의 기본을 적어보고자 한다.

식이요법 핵심은 첫 번째, 다 아시다시피 골고루 먹는 것이다. 본인도 사상체질변증 방법으로 진료하고 있지만, 체질별 식단은 약과 독의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서 모두에게 체질식을 권하지 않는다. 약용작물이 아닌 일반작물 수준에서의 식재료는 편향되지 않게 골고루 먹는 것이 맞다. 밥은 탄수화물이라며 금하고 단백질이라며 고기만 먹거나, 유행하는 저탄고지를 실천한다고 곡식의 섭취를 제한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하다. 콩과 잡곡만으로 쌀 없이 밥을 해서 먹는 것도 권장하고 싶지 않다. 음식마다 주재료와 부재료가 있고, 이들의 비율은 적절히 지켜져야 한다.

오장육부의 음양허실을 바로 잡아야 비로소 거짓식욕이 해결되고 체중감량에 성공할 수 있다.
오장육부의 음양허실을 바로 잡아야 비로소 거짓식욕이 해결되고 체중감량에 성공할 수 있다.

두 번째, 이렇게 골고루 먹고 있지만 BMI(체질량지수)18.5미만이거나, 25이상인 경우는 나만의 식사 총량을 조정해야 한다. 부족하면 더 먹고, 넘치면 덜 먹어야 건강해지는데, 이 기본적인 원칙을 배제하고는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없다. BMI 수치를 내릴 때는 칼로리 계산을 하고 살이 안 찐다는 식단으로 음식 종류를 변경할 수도 있으나 우선은 식단은 그대로 두더라도 음식 섭취 총량을 줄이는 방식을 써야 한다. 그래야 실천이 지속 가능해진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단순히 의지로 잘 안 되는 경우에는 병리적인 문제들이 시작되고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BMI18.5미만일 경우에는 소화기 계통의 기능약화로 식사량을 의지대로 늘릴 수 없을 것이고, 25이상인 경우는 거짓식욕에 시달리고 있을 확률이 크다. 포만감이 생길 때까지 먹는 습관이 있다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과식, 폭식을 하는 경우, 식사를 끝낸 직후에도 간식이 먹고 싶은 경우는 습관이나 심리적인 원인만이 아닌 거짓식욕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몸 상태인 것이다.

이렇게 장부의 균형이 깨지면 식이요법만으로는 부족해져서 식치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식치요법은 식이요법의 상위단계라고 할 수 있는데, 성분 위주의 섭취에서 음식의 성질을 추가적으로 고려한다. 음식의 성질을 통해서 방향성을 고려하는 이유는 어긋난 오장육부 음양허실을 바로 잡아야하기 때문이다. 오장육부의 음양허실을 바로 잡아야 비로소 거짓식욕이 해결되고 체중감량에 성공할 수 있다.

의식동원(醫食同源), 식약동원(食藥同源) 같은 용어는 음식과 약은 근본이 같고 음식으로도 병을 예방, 치료할 수 있으니 잘 챙겨먹어야 한다는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문화를 반영한다. 여기에 한 단계 발전시켜 식약동향(食藥同向)의 식치이론을 통해 건강식품 문화를 설계해야 할 시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 최주리 한의사(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이사장 / 창덕궁한의원 원장)
- 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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