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잇단 요구 수용 환영
방역체계 개편으로 中企 숨통
물류비 급등·인력난 대책 시급
주52시간제 보완방안 급선무

김기문(중소기업중앙회장)
김기문(중소기업중앙회장)

11월부터 위드 코로나 시대가 열렸다. 방역과 일상의 균형을 맞추는 단계적 출구 전략이 시작된 것이다. 내수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누구보다 반가운 일이다.

코로나 발병 초기에만 해도 우리나라는 전대미문의 위기에 직면했다.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1차 대유행이 발생하자 코리안 포비아가 확산되면서 세계 112개국은 우리국민에 대한 입국 제한조치를 단행했다.

WHO의 팬데믹 선언이후에는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셧다운으로 수출이 중단되고, 중국이나 동남아 관광객들이 한국에 못오면서 의류와 핸드백, 화장품 등 패션 제조업체들은 매출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무엇보다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가장 컸다.

필자는 전국을 돌며 지역별 중소기업·소상공인 피해실태를 파악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현장의 애로사항을 대통령과 국무총리, 여야 원내대표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전달했다.

정부도 중소기업계의 요청에 따라 만기도래 대출금을 네 차례에 거쳐 내년 3월말까지 연장하고, 추경을 통한 긴급 경영안정자금과 특례보증 추가 지원, 고용충격 해소를 위한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등 코로나 위기극복과 피해 최소화를 위한 다양한 대책들을 수시로 정책에 반영했다. 덕분에 우리나라는 코로나 피해를 최소화하고, 올들어 역대 최고의 수출실적을 달성하는 등 반전의 기회도 마련했다.

하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희생을 전제로 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가까이 지속되면서 식당, 헬스장, 독서실, 학원, 스터디카페 등 대다수 생활밀접 업종은 소비자의 발길이 뚝 끊겨 영업중단이나 폐업이 속출했다.실제, 올해 8월 숙박·음식점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의 매출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73%나 감소했다. 지난 6월말까지 자영업자가 진 빚은 66조 원에 달하고, 폐업한 매장은 45만개가 넘는다.

이에 필자는 중소기업·소상공인단체장들과 지난 92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획일적인 방역체계 개편과 위드 코로나를 앞당겨 줄 것을 요구해 왔다. 이제라도 소상공인·자영업자는 생존과 직결된 생업시설의 운영제한 완화로 숨통이 트일 수 있게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방역 체계 전환으로 경제 주체의 이동성이 10% 증가할 경우 대면 서비스 카드 지출액이 5%, 월 평균 12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힘들게 맞이한 위드 코로나인 만큼, 이제는 경제살리기에 힘을 모아야 한다. 세계 주요국들은 공장 셧다운 등 생산시설에 피해를 입었지만 우리 기업들은 대부분 공장을 정상가동했다. 그만큼 글로벌 소비회복이 본격화되면 새로운 기회가 올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대내외적 환경이 녹록지만은 않다.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원자잿값과 물류비 급등, 인력난 등에 대비한 세심한 정책대응이 필요하다. 획일적인 주52시간제 보완과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이 대표적이다. 위드코로나가 완전한 일상회복을 넘어서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의 첫걸음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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