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정체에 직면한 국내 보험사들이 디지털 전환(DT)을 통해 미래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내부 프로세스 정비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코로나19로 위축된 대면 영업 활성화와 영업 환경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디지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청구 시스템 개편 등을 통해 고객 편의까지 돕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보험연구원이 보험사 CEO 39(생명보험 23, 손해보험 16)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보험사 수장의 26.1%는 올해와 내년 경영 전략 중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분야로 디지털 전환을 꼽았다. 현 보험업계의 가장 큰 이슈로 자리한 IFRS17이나 K-ICS 시행에 따른 선제 대응(17.5%)보다도 8.6%포인트나 앞서는 수치다.

특히 판매 채널 경쟁력 확보(24.8%) 마이데이터, 헬스케어 등 신사업 추진(9%) 등 역시 디지털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보험사 CEO 10명 중 6명이 디지털 활용을 최대 경영 화두로 꼽은 셈이다.

이 같은 보험사 CEO들의 인식은 실제 경영 전략 수립과 추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생명·손해보험사들은 디지털을 각 사의 특성에 맞게 활용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최근 컨설턴트(설계사)와의 상담을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는 화상 상담 서비스를 오픈해 코로나19로 발생한 대면 영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아울러 지문인증 전자서명 시스템과 상담 후 계약체결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모바일 청약 시스템’, 병원 진단 없이도 가입 심사가 가능한 디지털진단 서비스등의 시스템을 구축해 설계사들이 비대면으로도 수월하게 영업이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현대해상도 2017년 업계 최초로 도입한 휴대폰 직접서명 전자청약을 업그레이드한 지문인증 전자서명시스템을 개발해 영업 환경을 개선했다. 이는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다른 경우에도 계약이 가능한 비대면 영업 특화 서비스다.

삼성화재는 자사 설계사들이 PC나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학습이 가능한 무브(MOVE)’를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집합 형태의 전통적인 교육방식이 한계에 부딪히고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있는 상황에서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뤘다는 게 삼성화재 측의 설명이다. 특히 설계사들의 역량강화는 곧 바른 영업 문화로 이어지는 만큼 금융소비자 보호와 자사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도 최근 업계 최초로 이북(e-book)에 오디오를 더한 ‘WM핵심포인트 멀티미디어북을 개발하고 설계사 교육과 고객 상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DB손해보험은 모바일 전문 개발업체와 협력해 사고 발생 시 현장 신속성을 높인 모바일 프로미카 시스템을 재구축하고 자사 자동차보험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은 보험업계의 생존에 필수로 자리한 상황이라며 각사별 디지털 전략의 성공 여부가 시장점유율(M/S) 변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진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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