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톤, 10억달러 전격투자
유명 팝스타들 노래 판권 구입
헤지펀드 거물도 경쟁에 가세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음악 판권 사업에 10억달러(12000억원)를 투자한다.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1012(현지 시각) 블랙스톤이 영국 음악 판권 투자 업체 힙노시스와 손을 잡고 10억달러를 투자해 유명 팝스타들의 노래 판권을 사들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힙노시스는 비욘세, 엘튼 존, 건스앤로지스의 매니저를 지낸 머크 머큐리아디스가 2018년 설립한 회사다. 머큐리아디스는 음악 저작권을 금, 원유 등 자원에 비유하며 공격적으로 투자해 왔다. 힙노시스는 최근 3년 동안 175000만달러를 들여 닐 영, 머라이어 캐리, 저스틴 비버 등 팝스타들의 6만여 곡의 저작권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에 따라 회사는 노래에 대한 권리를 받는 대가로 아티스트에게 현금을 선지급하고 영화·게임 등에 활용하는 몇 년 동안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블랙스톤이 영국 음악 판권 투자 업체 ‘힙노시스’와 손을 잡고 10억 달러를 투자해 유명 팝스타들의 노래 판권을 사들이고 있다.
블랙스톤이 영국 음악 판권 투자 업체 ‘힙노시스’와 손을 잡고 10억 달러를 투자해 유명 팝스타들의 노래 판권을 사들이고 있다.

머크 머큐리아디스는 다른 4개 회사가 힙노시스와 파트너십을 맺는데 관심을 보였지만, 궁극적으로 블랙스톤을 택했다고 했다. 여러 경쟁사를 물리치고 힙노시스와 손을 잡는 데 성공한 블랙스톤은 머큐리아디스가 설립·운영하는 영국의 음악 판권 투자 회사인 힙노시스 송 매니지먼트(HS H)’의 소유권도 인수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HSH가 공격적으로 투자한 영향으로 음악 저작권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졌고, 음반사 유니버셜뮤직과 워너뮤직 등이 음악 카달로그를 사들이면서 관련 시장도 경쟁적이 됐다고 설명했다.

머크 머큐리아디스는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노래를 금·석유 등과 같은 제한된 자원에 비유하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유명 팝스타 음악을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듣기 원하는 수요가 커지면서 음악 저작권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랙스톤은 음악 스트리밍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저작권 투자 수익이 급증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케이심 압바스 블랙스톤 수석 전무는 음악 판권을 매우 흥미로운 자산으로 간주하고 있다. 음악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는 스트리밍 경제의 최전선에 있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새로운 방식을 개척하고 있다“10억달러 투자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밝혀 투자를 늘릴 계획임을 시사했다.

또 다른 블랙스톤 관계자는 스포티파이, 애플, 아마존 등이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지난 5년 동안 음악 산업의 부활을 촉발시켰다. 각 플랫폼에서 나오는 많은 데이터가 있고, 그 데이터들에 입각해 투자 및 관리에 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 플랫폼과 소셜미디어, 비디오게임, 피트니스산업 등도 음악 저작권 수익 창출이 가능한 분야로 꼽힌다.

음악 저작권 시장은 최근 투자자들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유니버설뮤직, 워너뮤직, BMG 등 주요 음반사는 음원 저작권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국 헤지펀드계의 거물인 윌리엄 애크먼도 올 여름 유니버설뮤직그룹의 지분 10%(420억달러)를 사들이는 등 대형 사모펀드와 자산운용사들도 음악 판권에 대한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사모펀드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미국 팝스타들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양도소득세율을 본격 인상하기 전 거래를 성사하기 위해 잇달아 보유 저작권을 매물로 내놓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투자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저작권 확보 비용이 높아졌기 때문에 수익률이 그다지 높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결국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풀린 엄청난 유동성은 거의 모든 분야를 투자 대상으로 만들어버린 셈이다.

이번 투자는 갈 곳을 찾아 헤매는 유동성이 음악 산업으로도 본격적으로 유입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사례로 남을 듯하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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