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 저 산보다 붉게 물든 건 내 마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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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 저 산보다 붉게 물든 건 내 마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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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수 2332
  • 승인 2021.10.18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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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걸어볼까, 명품 단풍길]
단풍 끝판왕 ‘화담숲’인기절정
내장산 못지않은 ‘순창 강천산’
서울 도심서 만끽 ‘창덕궁 단풍’

가을이 깊어지자 나뭇잎이 하나 둘 물들고 있다. 산림청은 다음주를 기점으로 전국 산림에 단풍 절정 시기가 찾아올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해보다 3~4일 늦어졌지만 대체로 10월 하순 경에서 11월 초면 한반도의모든 산들이 붉게 물결 칠 예정이다. 무르익어 가는 단풍철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또는 연인과 함께, 가볍게 걸어볼 만한 단풍명소를 추려보았다.

 

정다운 가을 이야기, 광주 화담숲

붉게 물든 화담숲의 모습. 단풍나무 사이를 지나가는 모노레일이 더욱 이색적인 풍경을 만든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붉게 물든 화담숲의 모습. 단풍나무 사이를 지나가는 모노레일이 더욱 이색적인 풍경을 만든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최근 몇년 간 수도권에서 가장 인기 좋은 단풍 명소를 꼽으라면 단연 화담숲을 말할 수 있다. 서울에서 차로 40분 거리인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화담숲은 2013년 정식 개원 이래로 해마다 방문객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19년과 2021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관광 1002회 연속 이름을 올리며 빼어난 풍광을 인정받기도 했다.

계절별로 형형색색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화담숲은 언제 방문해도 좋지만, 가장 화려한 모습을 만날 수 있는 계절은 역시 가을이다. 해발 500m 산기슭의 높은 일교차 덕분에 다른 수목원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하고 다채로운 종류의 단풍을 만나볼 수 있다. 빛깔 곱기로 유명한 내장 단풍을 비롯해 울긋불긋한 색의 당단풍, 노란 빛깔의 고로쇠나무, 신나무, 복자기나무, 부게꽃나무, 시닥나무 등 갖가지 단풍들이 붉고 노랗게 군락을 이루고 맥문동, 자작나무, 억새, 국화까지 더해져 알록달록한 가을숲을 완성한다.

여기에 우아한 자태의 소나무 분재가 식재된 국내 최대 규모의 소나무원과 신비로운 분위기의 이끼원, 반딧불이원 등 특색 있는 20여 개의 테마원들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게다가 화담숲 전체를 관람할 수 있는 5.2km 구간의 산책로는 경사가 완만하고 폭이 넓어 남녀노소 누구나 무리없이 즐길 수 있다. 빠른 계단길과 완만한 산책길 등 원하는 코스로 이동할 수도 있다.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다라는 뜻을 지닌 화담(和談) 숲의 이름처럼 가족, 연인, 친구와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걷다보면 힘들새도 없이 어느새 2시간 가량의 산책로가 끝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걷기 부담스럽거나 더욱 색다른 방법으로 숲을 즐기고 싶다면 모노레일을 이용해보자. 승하차 시 높낮이 차가 없어 휠체어와 유모차의 접근성이 좋은 건 물론, 발 아래 펼쳐진 가을숲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담아볼 수도 있다.

 

고추장 단풍 물결치는, 순창 강천산

강천산 산책로 초입에 있는 병풍폭포. 산책 후 휴식을 취하기에 제격이다. ※사진=강천산군립공원
강천산 산책로 초입에 있는 병풍폭포. 산책 후 휴식을 취하기에 제격이다. ※사진=강천산군립공원

전라북도 순창의 강천산은 내장산만큼이나 인기 좋은 단풍 명소다. 용이 꼬리치듯 승천하는 모습과 닮아 용천산(龍天山)이라고도 불린 강천산은 수려한 산세와 단풍이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하다. 더욱이 산 위로 올라갈 것 없이 왕복 2시간 가량의 산책로만 둘러봐도 원없이 단풍을 만끽할 수 있어 단풍철이면 수만 명이 방문할 정도다. 대부분 평지로 이뤄져 걷기 좋은 강천산의 단풍 코스는 병풍폭포에서부터 시작한다. 시원하게 물줄기가 떨어지는 병풍바위를 거쳐 강천사를 지나고 구름다리 현수교를 통과해 구장군폭포까지 이르는데 3km가 조금 넘는다.

높이 40m에 물줄기 폭 15m로 물줄기와 절벽이 산수화처럼 어우러진다. 산책 후 시원한 물줄기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기에도 그만이다. 병풍폭포에서 조금 더 걸어들어가면 보이는 작은 사찰 하나가 보이는데, 바로 강천사다. 신라 진성여왕 시대에 도선국사에 의해 창건된 강천사는 작지만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강천사를 지나면서부터 단풍나무가 점점 더 많아지는데, 잎이 아기 손바닥처럼 작아 애기 단풍이 주를 이룬다. 타오르듯 새빨간 단풍잎이 마치 지역 특산물인 고추장처럼 붉다해 강천산의 애기 단풍은 고추장 단풍이라고도 불린다.

강천사를 지나면 강천산 단풍 코스의 하이라이트인 현수교가 나타난다. 지상 50m, 길이 75m의 현수교는 강천산의 상징이다. 단풍처럼 붉은 색이 가을산과 하나인듯 어우러진다. 흔들림이 심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움직일 때마다 짜릿한 재미가 있다. 다만 현수교로 이어진 철제 계단의 경우 좁고 경사가 심하니 오를 때 조심해야 한다. 현수교를 건너 구장군폭포에 이르면 돌아올 길만 남았다. 이곳에서 더 깊이 들어가 강천산의 최고봉인 왕자봉(583.7m)을 찍고 돌아와도 되지만 등반이 아니라 단풍 구경이 목적이라면 구장군폭포 구간만으로도 충분하다.

 

임금이 누리던 가을 풍경, 창덕궁 후원

창덕궁 후원의 관람지와 관람정. 유려한 누각과 단풍 그림자 비친 연못이 마치 한폭의 그림과도 같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창덕궁 후원의 관람지와 관람정. 유려한 누각과 단풍 그림자 비친 연못이 마치 한폭의 그림과도 같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창덕궁은 북악산 왼쪽 봉우리인 응봉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조선의 궁궐이다. 내산줄기의 지형에 따라 지어져 마치 산자락이 자연스레 내려온 듯 주변 자연환경과의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자연 산꼴짜기에 여러 연못과 정자, 누각 등을 조화롭게 배치해 어떤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고 어떤게 인공적으로 조성한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현재 남아있는 조선의 궁궐 중 그 원형이 가장 잘 보존돼 있고 한국의 정서가 돋보인다는 점을 인정받아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창덕궁의 70%를 차지하는 후원은 궁궐 정원으로서뿐 아니라, 전통 건축에서도 자연 조경의 백미로 꼽힌다. 숨겨진 정원이라 해 비원’,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정원이라 해 금원이라고도 불린, 왕을 위한 정원이었던 후원은 가을이면 더욱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특히 후원 안에서도 부용지, 애련지, 존덕지, 관람지 네 곳의 연못가 단풍이 곱기로 소문났다. 연못 위로 비친 오색빛깔 단풍 그림자는 그야말로 황홀경을 이룬다. 애련지와 존덕정 일원을 지나 후원의 가장 안쪽에 이르면 자그마한 폭포와 다섯 정자가 있는 옥류천이 나온다. 이곳의 경치 또한 빼어나 많은 왕과 신하들이 옥류천 소요암에 술잔을 띄우고 시를 지으며 풍류를 즐겼다고 전해진다.

창덕궁 후원의 단풍은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후원의 경우 시간당 20명 인원제한을 두며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해야 한다. 관람희망일 6일전 오전 10시부터 선착순 예매가 이뤄진다. 후원 예약을 미리하지 못했을 땐 바로 옆 창경궁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창경궁에는 궁능유적본부가 창덕궁 후원과 함께 단풍 명소로 추천한 춘당지가 있다. 단풍나무 아래 마련된 벤치에 앉아 탁 트인 연못을 바라보는 맛이 일품이다.

 

- 신다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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