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부국은 새로운 기회의 땅
현지 영화제작사와 잇단 계약
빈 살만 왕세자 ‘엔터혁신’주도

사우디아라비아는 국내 총생산의 42%를 석유 수출에서 얻는 경제구조를 시급히 다변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질적 통치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영화와 대중음악을 소비하고 생산하는 방식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기회의 땅이라는 점은 명백하다. 3400만명의 인구 중 약 3분의 235세 미만이다. 이들은 요르단과 이집트, 그리고 아랍어를 사용하는 다른 나라들의 같은 연령대 인구에 비해 가처분소득도 더 높다. 그들은 인터넷 보급률이 95%에 달하고 고속 와이파이가 광범위하게 깔려 있는 나라에 살고 있다.

2016년부터 출시된 넷플릭스는 인터넷 세계에서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190여개 국가에서 29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넷플릭스는 아랍어권에서 가장 부유한 시청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노리는 건 어찌보면 당연할 정도다.

넷플릭스는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TV 및 영화제작사들과 잇따라 계약을 성사시키고 있다. 작년 9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미르콧은 넷플릭스와 5년 계약을 맺었다. 그 첫 결과물은 올해 71일 첫 작품인 8부작 <마사미어 카운티>로 나타났다. 이 시리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넷플릭스 프로그램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이 지역의 다른 몇몇 국가에서도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넷플릭스는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의 TV 및 영화 제작사들과 잇따라 계약을 성사시키고 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대기업들과 석유 왕국 사이의 관계 급상승의 또 다른 새로운 장이 펼쳐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의 TV 및 영화 제작사들과 잇따라 계약을 성사시키고 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대기업들과 석유 왕국 사이의 관계 급상승의 또 다른 새로운 장이 펼쳐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미르콧과 계약한지 한 달만인 작년 10, 또 다른 리야드 소재 제작사 텔파즈115년 계약을 했다. 이 회사도 미르콧처럼 수년간 유튜브 채널에 청소년들을 겨냥한 장편 영화를 업로드해 왔다. 사우디 왕국에서는 이런 영화들을 상영할 다른 장소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최근까지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사우디아라비아에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영화와 세속음악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오랫동안 고수해온 와하비 이슬람의 보수적 원칙 하에서는 혐오의 대상이었다. 35년간이나 운영 중인 영화관이 없었을 정도다.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주도 하에 변화가 빠르게 일어났다. 왕세자가 2015년 아버지 살만 국왕으로부터 권력을 계승한 후, 그의 주된 임무는 경제의 압도적인 석유 의존도를 타파하는 것이었다. 그는 2030년까지 GDP를 두배로 늘리고 6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비전 2030’이라는 대규모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매킨지 컨설턴트들을 동원했다. 이 계획은 민간 기업을 대대적으로 키워 의료, 물류 및 기타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아울러 완전히 새로운 관광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조성하는 방안도 포함하고 있다.

2019년에는 K팝 메가 스타 방탄소년단이 6만석 규모의 국립 경기장을 가득 메워 화제를 일으켰다. 20184월 미국 극장 체인 AMC가 운영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새 영화관이 수도 리야드에 문을 열고, 디즈니 마블의 우주 히어로물 <블랙 팬서>를 상영했다.

넷플릭스는 2021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콘텐츠 제작에 170억달러를 지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로코에서 오만까지 42000만명의 인구로 이뤄진 아랍어 사용권 세계에서 넷플릭스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 분명하다. 현재 가입자와 매출 증가가 주로 미국 외 지역에서 발생하는 넷플릭스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넷플릭스의 투자 사례가 우리 콘텐츠 업계에 시사하는 바 또한 크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펜트하우스’ ‘언더커버등 드라마를 포함한 한국 방송 콘텐츠가 중동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 방송영상산업 수출의 약 90%가 아시아와 미주 지역에 편중돼 있어 중동 방송시장은 잠재력 있는 신흥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방송콘텐츠산업의 수출권역을 다변화할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