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대로 유지하면 탄소저감 요원
고진감래의 담대한 대처 거듭 당부
김흥종 “탄소중립 거스를 수 없어”
中企 역량 감안해 중장기로 대응

중소기업계를 대표하는 국제포럼인 백두포럼이 경북 경주에서 열렸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12~13일 이틀간 라한 셀렉트 경주에서 ‘2021 백두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올해로 12번째를 맞는 백두포럼은 중소기업계를 대표하는 글로벌 포럼으로 중소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 개최해왔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작년과 올해는 국내에서 개최됐다.

글로벌 환경 변화와 중소기업의 생존전략을 주제로 개최된 이번 포럼은 기후변화 위기와 탄소중립화 등으로 글로벌 통상환경이 급변하고 미래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중소기업의 생존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1일차인 12일은 글로벌 환경 변화와 중소기업의 생존전략이라는 주제로 특강이 진행됐다.

 

김흥종 中企도 탄소중립 대응계획 수립해야

첫 연사로 나선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이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글로벌 통상환경`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김흥종 원장은 현 상황에 대해 지금까지 세계 2차대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위기가 많았지만,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은 정말 다르다면서 전쟁과 달리 물리적인 붕괴보다는 인위적으로 국경을 막아서 경제가 침체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코로나발 경제충격은 인위적으로 발생한 만큼, 봉쇄가 풀리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경제가 회복할 것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생기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김 원장은 주요국의 탄소중립계획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우리 중소기업들도 대응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이 인용한 ‘2050 탄소중립에 대한 대응실태조사에 의하면 응답 중소기업의 30.6%만 탄소중립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으며, 준비계획이 있는 중소기업은 15.1%에 불과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탄소중립은 어렵다는 기업도 42.7%나 됐다. 탄소중립이 더는 거스를 수 없는 길이 됐지만, 중소기업의 대응 역량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김 원장은 중소기업 탄소중립 대응방안은 장기, 중기, 장기로 나눠서 준비하면 된다면서 단기적으로 탄소중립에 대한 인식 전환, 중기적으로 탄소중립 기술에 투자, 장기적으로 친환경·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기문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 납득불가

기조 강연자로 나선 반기문 前 UN사무총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기조 강연자로 나선 반기문 前 UN사무총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2일 차인 13일에는 개막식을 비롯한 주요 행사들이 열렸다. 포럼 개막식에는 업종별 중소기업 대표들과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김석기 국회의원, 주낙영 경주시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반기문 전 총장은 ‘ESG 경영과 중소기업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의 기조 강연을 진행했다. 반 전 총장은 탄소중립은 우리나라의 경제·산업은 물론 국민의 일상생활 패러다임을 바꾸는 중차대한 국가 대사(大事)”라면서 “2030 탄소감축목표와 2050 탄소중립목표는 누가 도와줄 문제도 아닐뿐더러 국제사회가 우리를 기다려주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두 목표에 대한 경제·산업계의 우려와 고통을 잘 알고 있으나, 우리는 그 역경을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진감래의 담대한 대처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정부가 내놓은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어떤 목표 의식과 의지를 갖고서 (정부가)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만들었는지 납득 불가다라면서 이렇게 해서는 탄소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2050 탄소중립 고지에 등정할 수 없다며 현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강하게 비판했다.

대통령 직속 기구인 탄소중립위원회는 지난 83가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내놨다. 기존 체계와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되 친환경 원료·연료로 전환하는 1. 1안에 석탄발전 중단을 추가하고 생활양식 변화로 온실가스를 감축한다는 2. 마지막 3안은 과감하게 화석연료를 줄이고 전기·수소차 비율은 96%까지 늘리는 등 그린수소로 전향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이에 반 전 총장은 탄소중립 시나리오 중 1안과 2안은 내놓아서는 안 됐다고 비판하면서 지난해 10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이후 국내외에 수차례에 걸쳐 이를 약속했는데, 그 진정성을 의심받게 만드는 국가 신뢰 훼손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3안의 재생에너지 비중 70.8%도 우리나라의 지형적 조건과 기후환경을 감안할 때 그 가능성에 대해 선뜻 동의하기가 어렵다현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탈원전 정책)을 역 전환하지 않으면 어렵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2021 백두포럼’이 열린 개막식에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개회사를 하고 있다.
지난 13일 ‘2021 백두포럼’이 열린 개막식에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개회사를 하고 있다.

한편,이번 이번 포럼에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권혁홍 한국제지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비롯한 업종별 대표와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이철우 경북도지사, 주낙영 경주시장,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조봉현 IBK경제연구소장 등 49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가 진행된 경주시는 12일 기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적용된 지역으로, 중기중앙회는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포럼 기간 중 발열 체크, 문진표 작성, 소독 등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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