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중장년층의 스포츠라는 이미지를 벗었다. 어디서나 TV를 틀면 쉽게 예능에서 볼 수 있고, 젊은 연예인들이 스윙을 한다. 실제 골프 예능 출연 패널들을 살펴보면 20대 아이돌부터 연로 연예인들까지 연령층이 다양하다. 눈에 띄는 건 단연 20대다. 이는 TV에서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골프의 맛에 눈을 뜬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급증하면서 골프장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국내 골프장 이용객 수는 지난해 46736741명으로 2년 전(37937952)보다 23.1% 늘었다. 특히 새로 유입된 골프인구 상당수는 20~30대가 차지하고 있다. ‘골린이’(골프와 어린이를 합친 합성어)들은 골프 시장의 모든 것을 뒤흔들고 있다. 자신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는 특성을 가진 이들에게 인기가 좋은 데에는 가장 먼저 코로나19에 대해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 꼽힌다.

다른 플레이어와 가까이 붙어야 할 필요가 없고, 굳이 갈 필요도 없다. 넓디넓은 필드도 해외여행을 못 가는 심리를 대변해준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긴 했지만, 아직 비행기를 오르내리는 것 자체는 어려운 일이다. 해외에서 골프를 즐기던 이들이 국내에 머무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눈을 돌리게 됐다.

반응이 가장 먼저 나타난 건 골프웨어를 품고 있는 패션 브랜드 쪽이다. 골린이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골프웨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닥스골프, 헤지스골프를 전개하는 LF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1.8% 증가한 510억원을 기록했다. LFMZ세대 공략을 위해 신규 브랜드 닥스 런던더블 플래그를 새롭게 론칭하며 골프웨어 라인업을 강화했다.

골프의 맛에 눈을 뜬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급증하면서 골프장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골프의 맛에 눈을 뜬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급증하면서 골프장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휠라홀딩스도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 등을 운영하는 자회사 아쿠쉬네트가 효자 노릇을 했다.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194억원, 173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3%, 245.5% 증가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도 지포어와 왁 등 골프웨어 호재로 올 2분기 전년 대비 128.4% 증가한 15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매출 또한 2521억원으로 8.0% 늘었다.

골린이들의 수요를 흡수하겠다고 나선 분야는 카드 계열이다. 신한카드의 라베 카드는 연회비가 20만원(해외겸용)으로 높은 대신 1년에 한 번씩 기프트 옵션(선물)을 고를 수 있다. 골프장·골프연습장 이용료 할인(5만원씩 연 3), 17만원어치 골프존 모바일 상품권, 20만원짜리 부쉬넬 골프 거리측정기 바우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국내 골프장 이용금액 1500원당 대한항공 3마일리지를 쌓아준다.

우리카드가 지난 6월 선보인 홀인원 카드는 골프 관련 업종 이용금액의 5%를 포인트로 쌓아준다. 골프장, 스크린골프장, 골프연습장, 골프용품점 등이 대상이다. 일부 국내 골프장에서 무료 커피 4잔과 골프연습장 무료 타석권 등도 받을 수 있다. 골프장 외에 당구장, 볼링장, 헬스클럽 등과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쿠팡 등에서도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연회비는 49000(해외겸용)이다.

KB국민카드가 같은 달 출시한 ‘KB국민 그린재킷 체크카드는 연회비가 없다. 전달 이용실적이 30만원 이상이면 골프연습장, 스크린골프, 골프의류·용품, 골프관광 등의 가맹점에서 최대 5%를 깎아준다. 생명·손해보험료 자동납부와 주유소 이용금액에도 할인 혜택을 준다.

스크린골프 업체도 인기다. 실내 골프연습 시스템 ‘GDR아카데미를 앞세운 골프존은 회원 수를 빠르게 늘리며 성장 중이다. 골프존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생긴 골프붐을 가장 성공적으로 공략한 회사 중 하나다. 골프존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잡은 ‘GDR아카데미는 최근 전국 매장 100호점과 회원수 4만명을 돌파했다. 7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1만명 이상 증가한 수치다.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골프 입문자들이 급증하면서 가파른 성장세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후발주자 카카오VX도 스크린골프 브랜드 프렌즈 스크린을 선보이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AI, VR 등 여러 IT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순차적으로 실현해 나가는 중이다. 기술력과 플랫폼의 힘을 더한 새로운 골프 예약 플랫폼 카카오골프예약과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한 골프용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 중이다.

 

- 김진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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