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기업 매출·고용실적 탁월
R&D 투자도 일반 기업의 두배
과도한 세금 탓 승계 포기 우려

국내 유일한 볼펜용 잉크 제조회사인 유엔아이는 1970년 설립됐다. 하지만 창업주인 고() 민병일 대표가 도매업을 시작한 1958년을 기준으로 하면 환갑을 넘긴 회사가 된다. 파버카스텔과 빅(BIC) 과 같은 해외 기업 제품에도 유엔아이의 잉크가 들어간다. 유엔아이의 경쟁력은 기업승계를 바탕으로 한 책임경영이다.

설립자인 민병일 대표는 일본에서 안료·염료를 수입해 팔았다. 1970년 법인으로 전환하고, 19882세인 민홍기 현 대표가 회사를 이어받았다. 민홍기 대표는 일본산에 의존하던 안료를 국산화했다. 1997년에는 필기용 잉크시장에 신규 진입해, 팬시용 볼펜 잉크시장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

유엔아이의 최근 5년 평균 연매출은 약 200억원이다. 1988년 민홍기 대표가 승계할 당시 매출(20억원)보다 10배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유명기업들이 승계를 이어온 장수기업과 거래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국내 명문 장수기업 중 가업승계 기업 12개를 대상으로 일반기업과 경영 성과를 비교한 결과, 명문 장수기업의 매출은 일반 중소기업보다 약 9, 고용인원은 약 8, 연구개발비 비중은 약 2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명문 장수기업은 중소기업 경영의 가장 큰 리스크가 상속·증여세라고 입을 모았다. 과도한 세율(최고 50%)과 까다로운 공제 요건 때문이다.

조병선 중견기업연구원장은 중소기업은 매각(M&A)이 쉽지 않고, 대를 이어 경영하지 않으면 문을 닫아 기술과 일자리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승계의 가장 큰 걸림돌인 상속·증여 세제를 과감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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