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 "현장의견 들어야 좋은 정책 나온다"
12일 중기중앙회 찾아 中企 애로 경청
대선출마 선언 이후 첫 경제단체 방문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주52시간 근로제, 원자잿값 상승 등 중소기업을 어렵게 하는 큰 덩어리들은 알고 있지만, 자세한 내용을 듣고자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았습니다."

12일 여의도 중기중앙회를 찾은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발언이다. 이어 최 후보는 "어려움을 자세히 듣고 정책 결정의 방향성을 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중기중앙회는 이날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와 굿모닝 좌담`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최재형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첫 경제단체 방문지를 중기중앙회로 정했다. 그는 지난 4일 출마 선언 이후 민심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데, 코로나19로 가장 고통받고 있는 중소·소상공인의 의견을 경청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최재형 후보님이 대선 출마 이후 첫 경제단체 방문지를 중기중앙회로 정한 것은 업계 상황을 챙겨보겠다는 것" 이라며 "국내 경제지표들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수출 회복으로 인한 것으로 내수경제는 여전히 하락세"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4차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내수경제가 더욱 침체될 것으로 예상돼 중소·소상공인들의 걱정이 크다"며 △원자잿값 상승 △수출급증으로 인한 물류난 △구하기 힘든 외국인력 등을 중소기업이 겪고 있는 주된 어려움으로 지목했다.

또한 "소상공인 현장에서는 방역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라며 "최근 중기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 10명 중 6명은 폐업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대안으로 일괄 영업 제한이 아닌 업종별 확진자를 고려한 선별적 방역체계 개편을 제안했다. 이는 지난 11일 열린 `경제부총리 주재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 김 회장이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제안한 내용이기도 하다.

이에 최 후보는 "국민이 이해 가능한 수준의 방역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한다"며 "시간대로 구분한 사적 모임 제한 조치 등 현재 방역체계는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답했다.

 

12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를 초청해 좌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왼쪽 네번째 부터) 최재형 후보,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촬영=황정아 기자]
12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를 초청해 좌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왼쪽 네번째 부터) 최재형 후보,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촬영=황정아 기자]

 

김 회장은 "주52시간 근무제와 최저임금이 일괄 적용돼 중소기업이 힘든 상황"이라며 "이미 전체 근로자 중 319만명이 최저임금 조차 못받고 있는데, 최저임금을 인상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52시간제가 적용되면서 근로자들도 임금이 20~30% 가량 깎여, 기업, 근로자 모두 불만이 많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3월에 발표한 2020년 최저임금 미만율 분석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한 근로자는 전체 근로자의 15.6%인 319만명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은 2019년 16.5%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높은 수치로, 국내 최저임금 미만율은 2018년에 처음으로 15%를 돌파해, 3년 연속 15%를 상회했다.

주된 원인으로는 '경제수준보다 높은 최저임금 인상률'이 꼽힌다. 지난해 한국 최저임금은 중위임금 대비 62.4% 수준으로 G7 중 가장 높다. 특히,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의 비중이 높다. 5인 미만 사업장의 최저임금 미만율은 36.3%로 300인 이상 사업장(2.6%)과는 격차가 17배 가량 발생했으며, 숙박·음식업의 경우 절반 수준인 42.6%가 최저임금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주52시간 근무제가 지난달 1일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공장 가동에 제한이 생겨 납기를 지키는데 차질이 생겼다. 더욱이 외국인 근로자가 작년보다 1/10로 감소하다보니 추가 인력을 구하기도 힘들다.

근로자에게도 부정적인 변화가 생겼다. 실제 초과 근로할 수 있는 시간이 감소함에 따라 월 급여도 함께 줄은 것이다. 업계 현장에서는 "특근 수당이 많은 조선업계는 근로시간 단축으로 평균 임금이 10년전으로 되돌아갔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 중소기업계 "8대 현안 시급히 개선해야"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중소기업계 8대 현안도 최 후보에게 전달됐다. '대·중소기업 양극화 실태화 중소기업 현안 과제'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사회 전반에 불공정이 심화되고 양극화와 저성장이 고착화되면서 중소기업의 신규투자와 고용창출 여력은 축소되고, 청년 실업자는 38만명에 달하는 등 취업의 문도 닫혔다"면서 "양극화 원인이 신경제3불인만큼 이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문갑 본부장이 제기한 신경제3불은 △거래의 불공정 △시장의 불균형 △제도의 불합리이다.

그는 이어 "시급히 개선해야할 중소기업 8대 현안이 있다"며 △납품단가 제값받기 △한국형 PPP도입 △최저임금제도 개선 △획일적 주52시간제 개선 △공공조달제도 개선 △기업승계지원제도 현실화 △온라인플랫폼 공정화 △중대재해처벌법 보완 등을 제기했다.

업계 현안을 경청한 최 후보는 "경제시스템에서 중소기업은 기초이자 허리"라며 "중소기업이 마음껏 경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기업인과 근로자가 공존, 상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에 김기문 회장은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663만 중소기업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경제 환경을 만들어 줘야한다”고 강조하면서 "중소·소상공인과 소통하고 지내면 좋은 정책들이 나올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중소기업계에서는 김기문 회장을 비롯해 심승일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 한병준 한국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서승원 중기중앙회 상근부회장이 참석했으며, 최재형 후보 측에서는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 김미애 의원, 서정숙 의원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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