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떠오르는 네이버 ‘제페토’

전 산업군이 ‘MZ세대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MZ세대가 미래 소비시장을 이끄는 것은 물론 현 트렌드에 영향력을 미치는 대표적인 주축이라는 이유에서다.실제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MZ세대는 2030~2040년까지 소비의 주축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업들은 MZ세대가 코로나19로 촉발된 디지털·비대면 사회에서 강력한 트렌드 세터(유행 선도자)의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잠재고객 확보를 위한 차원에서 노력 중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다양한 업종에서 과거 영광을 누렸던 거대 기업 중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해 시장에서 사라진 사례가 많다디지털 시대의 주역인 MZ세대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MZ세대의 대표적인 특성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활용해 일상을 공유하고 나아가 관계를 형성한다는 점이다. 이 같은 특성은 소비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이미 공유된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소비 여부를 결정하고 이를 다시 타인에게 공유하는 순환 방식이 이뤄지는 게 대표적인 특징이다.

그간 주요 마케팅 방식으로 손꼽히던 일명 입소문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확대된 개념에서 통용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기업들은 MZ세대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공유를 활성화하는 마케팅 기법이 기업의 생존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MZ세대 중심의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는 메타버스(Meta verse)’에 주목하고 있다. 메타버스란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단어로 비대면 생활에서 새롭게 떠오른 하나의 놀이터이자 소통창구다.

기업들은 MZ세대가 코로나19로 촉발된 디지털·비대면 사회에서 강력한 트렌드 세터(유행 선도자)의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기업들은 MZ세대가 코로나19로 촉발된 디지털·비대면 사회에서 강력한 트렌드 세터(유행 선도자)의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최근 눈길을 끄는 메타버스 기반 플랫폼으로는 네이버제트(Z)가 지난 2018년부터 운영 중인 제페토를 손꼽을 수 있다. 자신의 개성을 반영한 3D 아바타를 제작해 가상공간에서 다른 이용자와 소통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전 세계 2억명의 누적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제페토는 이용자 간의 소통이 일상생활 이상으로 이뤄진다는 강점을 지닌 만큼 국내 유수의 대기업은 물론 해외 유명 브랜드 역시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는 상태다. 가상과 현실이 상호 작용하는 특이성 덕에 가상공간에서의 활동이 현실 세계의 브랜드 이미지 개선과 소비 패턴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는 도쿄올림픽 시즌 제페토를 활용해 전 세계적으로 브랜드 홍보를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16일부터 제페토에 삼성 갤럭시 하우스를 개설하고 도쿄올림픽 관련 각종 비디오 콘텐츠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은 물론, 갤럭시 하우스 최상층에 ‘BTS 셀피존을 운영해 전 세계의 BTS(방탄소년단) 팬들까지 관심을 두게 했다.

현대자동차도 업계 최초로 제페토 내 쏘나타 N 라인의 시승 공간을 마련하고 다양한 포토 부스도 마련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오는 8월 제페토에 ‘CU제페토한강공원점을 오픈하고 이용자들이 가상공간 속 한강공원에서 CU 매장을 이용하고 파라솔과 테이블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가상공간 구축을 통한 브랜드 홍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제 현실에서의 협업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신한카드는 최근 제페토를 운영 중인 네이버제트와의 업무협약 체결을 바탕으로 신한카드 홍보를 위한 가상공간 구축은 물론 제페토 이용에 특화된 Z세대 맞춤형 선불카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복잡한 가입 절차 없이 본인 인증만으로 발급할 수 있는 선불카드인 만큼 학생들도 간편하게 이용이 가능하며 계좌나 포인트 충전 외에 현금 충전 기능도 추가해 편의성을 더했다. 특히 고객의 제페토 아바타를 카드 디자인에 반영하고 제페토에서 쓸 수 있는 10대 친화적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금융권 최초로 제페토와 공동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메타버스 영역에 한 발을 내딛는 시도이자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공감대 및 커뮤니케이션 구축을 위한 인사이트를 축적할 수 있는 매우 유의미한 일이라는 게 신한카드 측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 자동차, 유통, 금융 등 전 산업군에서 메타버스마케팅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상공간이 구현된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마케팅의 연장선인 셈이라고 말했다.

 

- 김진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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