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한국무인경비업협동조합 이사장)
김학수(한국무인경비업협동조합 이사장)

대중에게 친숙한 무인경비업체는 세콤(현 에스원)’,‘캡스일 것이다. 일본의 세콤사는 1981년에, 미국계 회사인 캡스는 1984년 한국에 진출했다. 이후 40년간 세콤(에스원), 캡스, KT텔레캅 3사가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독과점지위를 누리고 있다. 참고로, 국내 중소 무인경비사는 전국적으로 80여개사가 있다.

기업간 경쟁으로 인한 품질향상과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는 시장경제의 꽃이다. 꽃을 활짝 피우려면 시장에서 대·중소기업이 역할분담도 하고 정당한 경쟁도 펼쳐야하는데, 대기업 위주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주기 위한 법적제도와 정부정책이 바로 중소기업간 경쟁제품제도다.

무인경비업은 2019년 최초 지정돼 3년간 시행이 되면서 관공서·공공기관 보안시장에 중소기업이 조금씩 진출중이나 대부분 2000만원 이하의 소액수의계약이다. 또한, 구매담당 공무원의 인식 부족과 대기업 3사의 업무방해로 중소기업이 애로를 겪고 있다. 특히 에스원, ADT캡스의 공공조달 시장점유율이 90%에 육박하고,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사업자다보니 이익고수를 위해 중기경쟁제품지정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올해 2월 기준 612개 품목이 중기경쟁제품으로 지정돼 있고, 현재 재지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중소기업에게는 기업의 생사가 달려있는 중요 사안이지만, 일부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성장을 방해하고 자사 이익만을 극대화하기 위해 경쟁제품 지정을 반대하고 있다. 대기업의 탐욕이라는 도덕적인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또한, 일부 수요기관의 공무원과 정치인들은 대기업 제품 구매를 공개적으로 고집하며 중기경쟁제품 지정을 반대하는데, 이는 중소기업 성장을 위한 판로지원법과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로 공직자의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이라도 판로지원법 취지를 이해하고, 대기업독과점 업종의 경쟁제품은 현재처럼 3년 단위 재지정이 아니라 한번 지정되면 독과점 해소 시까지 지속할 수 있도록 법개정안 발의를 기대해본다.

민간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 또는 대기업 독과점 업종인 경우에는 공공조달시장이라고 해도 대부분을 대기업이 점유하고 있다. 중소기업간 경쟁제품 지정이 없다면 중소기업은 성장할 수 없고, 시장경제의 꽃도 영원히 피지 못할 것이다. 성장은 고사하고 생존이 어려울 것이며, 이는 안타깝게도 지난 10년간 전국 200개에 달하던 중소무인경비회사가 대기업 경쟁과 공격적 M&A로 현재 100개 이하로 감소한 현실에서 충분히 입증됐다.

우리가 흔히 삼성계열사로 알고 있는 국내1위 에스원의 최대주주는 일본세콤(지분율 25.65%)이다. 매년 약 200억원이 배당금명목으로 일본으로 유출된다. 또한, 에스원의 공동 대표이사인 모리야 키요시는 일본세콤사 소속이다. 이 사실을 알고서 우리나라 중앙관청 등 공공보안을 과연 외국계기업에 계속 맡기는 것이 온당한지 의문을 제기한다. 고위직 공무원의 출입기록, 산업기밀을 관리하는 공공보안을 외국계 회사에 맡기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SK텔레콤마저 2018년 캡스를 인수하면서 무인경비업에 진출했다. 캡스 또한 중기간 경쟁제품을 지속적으로 반대하는 중이다. 특히, 전국에 분포한 휴대폰 대리점을 활용해 무인경비와 통신요금 결합상품을 만드는 등 전국민을 대상으로 무차별 영업을 하면서, 이미 많은 중소무인경비업체가 캡스에 고객을 빼앗겼다.

SK텔레콤은 자사 홈페이지에서 동반성장, 상생협력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2020년 대기업·중소기업 상생협력평가인 동반성장 지수평가에서 무려 ‘8년 연속 최우수라고 자랑하고 있는데,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국내에는 80여개 중소무인경비업체가 지역친화적 영업력을 무기로 민간 및 공공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10%선이다. 현재 경비업법상 누구라도 일정요건을 갖추면 무인경비회사를 창업할 수 있다. 관건은 고객확보인데 경쟁제품 지정이 그 역할을 해준다면 기존 중소기업의 지점 신설, 신규 창업자의 도전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지역별 관공서, 공공기관을 기반으로 중소기업이 성장을 하면 현재 90%인 대기업 독과점구조를 50%까지 개선할 수 있다. 그러면 전국에 100여개 경비회사가 신설될 수 있고, 2000개의 청년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도난사고 등 범죄예방과 화재위험방지는 자명한 일이다.

에스원, 캡스 등 독과점 대기업의 중기간 경쟁제품 반대는 아무런 명분이 없고, 같은 대기업이라도 KT텔레캅은 아무런 반대를 하지 않는다. 중소기업이 성장해야 대한민국이 웃는다.

 

- 글 : 김학수 한국무인경비업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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