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나눔 인터뷰] 주보원 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지역 안팎서 37년간 사회공헌 지속
소화기 후원 등 ‘안전한 밀양’ 앞장
명절 때마다 다문화가정에 장학금

누구나 좋은 세상 만들고 싶어하지요.”

여의도에서 만난 주보원 한국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사진)은 꾸준한 기부를 한 계기에 대해 짧게 답했다.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유명한 주 이사장답게 인터뷰가 이뤄지는 동안 주 이사장의 호탕한 웃음소리가 인터뷰 공간을 가득 메웠다.

주 이사장은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이사장 손인국)에 지난해와 올해 소외계층에 써달라며 총 3300만원을 기부했다. 재단에 기부한 활동이외에도 터전인 경남 일대에서 사회 공헌활동을 37년간 해왔다.

주 이사장은 밀양소방서 명예서장, 밀양경찰서 외사자문위원장 등을 맡아 안전한 밀양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매년 상·하반기 2회에 걸쳐 화재없는 안전한 마을을 선정해 주택용 소방시설(소화기,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기증하고 있으며, 전통시장을 화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밀양전통시장 등을 찾아 소화기 수백대를 10여년째 기부하고 있다.

또한, 지역 범죄예방을 위해 외국인 명예경찰대에 격려금과 격려품을 수시로 전달하고 있으며, 취약계층과 이주여성, 새터민의 정착을 위해 상담활동을 진행하고 매년 설, 추석 명절에는 다문화가정에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기아자동차에 근무하던 주보원 이사장은 열처리 분야에서 가능성을 발견해 1985년에 삼흥열처리를 창업했다. 시작은 부산이었다. 이후 1990년 김해로 사업장을 이전하고, 2013년에 지금 위치인 밀양시 사포일반산업단지로 터전을 옮겼다. 지금은 직원수 150여명, 열처리 업체로는 유일하게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로 선정될 만큼 자리잡은 기업인이다.

하지만, 오늘이 있기까지 시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주 이사장은 “2002810일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면서 입을 열었다. 20028월 김해 일대에 4일 연속 집중호우가 발생해 일부 지역이 물에 잠기거나 산사태로 매몰됐다. 당시 김해 내삼농공단지에 있었던 삼흥열처리 제1공장 전체가 매몰됐다. 인명피해도 있었다.

그는 전날 퇴근까지도 멀쩡했던 공장이 아침에 출근하니 사라져있었다면서 그 사고로 약 200억원 정도의 재산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하루 아침에 공장이 사라진 만큼 절망할 법도 했으나, 주 이사장은 달랐다. 주변에서 후원의 손길이 있었으나 이또한 거절했다. 전 임직원이 합심해서 4개월만에 제2공장을 설립해 다시 회사가 정상화됐다. 그는 재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 주변 성의는 마음만 받은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때가 또 다른 기회였다. 삼흥열처리의 빈자리를 메울만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없었던 것이다. 주 이사장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 4개월 정도 공백기가 있었는데 타 업체의 제품에서 불량률이 계속 발생하니 우리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주 이사장은 우리나라 열처리 공장이 대부분 영세하지만, 영세하다고 해서 관리가 미진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삼흥열처리는 한국 완성차 기업을 비롯해 미국, 일본, 독일의 자동차회사에서 공정감사를 받아도 합격할만큼 시설관리를 잘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2002년 산사태, 2008년 세계금융위기 등 두차례 위기를 겪으면서 더 단단해진 주 이사장은 이때 사회공헌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창업 이후 사업을 계속 확장해오다 2차례의 힘든시기가 있었고, 누구보다 배고프고 도움이 절실한 시기를 겪어보니 지금 내가 나눔활동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큰 기쁨이라며 지금의 삶이 전보다 안정된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나부터 일상 속 배려를 실천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에 기부활동을 권하고 정착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중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 속담 중에 장미꽃을 건넨 사람의 손에는 그 향이 남는다라는 말이 있다어떤 일이든 상대방을 기쁘게 해준 사람은 그 자신에게도 좋은 기운과 결과가 필히 남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크기에 상관없이 상대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면, 사회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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