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리 한의사의 혀로 보는 건강학]

건강보험공단의 탈모 진료비 현황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탈모증으로 병원을 방문해 진료받은 국민은 109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연령별로는 30, 40, 20대 순으로 탈모 진료를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30대 탈모증 진료 환자는 전체의 23.4%나 된다. 이렇게 근래에 들어서 청년 탈모가 급증하고, 탈모가 자신감을 위축시켜 대인기피증을 일으킬 정도로 문제가 되고 있다.

흔히들 탈모약인 남성호르몬억제제의 부작용으로 걱정하는 증상에는 성욕감퇴나 우울증을 거론하지만, 이는 일부에서 보여지는 증상이다. 그러나 필자가 걱정하는 것은 다른 측면이다. 탈모를 일으키는 원인에는 두열(頭熱)과 혈허(血虛)라는 기능적인 원인이 있고, 그것에 대한 증상은 탈모 뿐만 아니라 다른 증상으로도 보여지게 된다.

일테면 간화(肝火)로 인한 두열이라면 두통과 수면장애가 동반될 수 있고, 위열(胃熱)로 인한 두열이라면 이 위열이 혈압과 고지혈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탈모 환자는 바로 탈모약을 복용하는 것 보다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탈모의 원인은 유전적 요인을 가장 크게 본다. 그 외에는 고혈압, 당뇨와 같은 대사증후군, 영양불균형, 스트레스, 임신과 출산과 같은 2차적 원인이 있다. 하지만 극복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유전원인에도 유전인자가 온오프되는 시기가 결정되는 것은 역시 몸의 상태이다.

가령 보통 50대부터 나타나는 탈모지만, 실제 나이인 30대 보다 신체 나이가 50대에 가까우면 탈모가 일찍 시작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청년 탈모에서 가장 중요한 팁은 두 가지 방향으로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간단하게 설질이 붉다면 두열, 혈색 없이 담담한 색의 혀라면 혈허이다.

첫 번째 두열이다. 한의학에서 제양지회(諸陽之會)’라고 해서 머리를 인체의 양기가 모이는 위치라고 보았다. 그런데 간화, 위열, 폐허열, 심화 등이 올라서 머리로 몰리면 모근이 타듯이 머리카락이 빠지게 된다.

두 번째 혈허이다. 한의학적으로 발자혈지여(髮子血之餘)‘라고, 이걸 해석하면 모발은 생명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오장육부에 영양()을 충분히 공급하고 나서도 영양()이 남으면 그때 모발에 영양()을 공급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영양이 결핍되면 당연히 탈모가 생기게 된다.

스트레스가 심한 직장인들에게 찾아오는 원형탈모증은 자신의 면역세포가 모근에 면역학적 염증반응 때문에 생긴다.

이렇게 면역균형이 깨지는 이유도 장기들 간의 불균형이 생기기 때문이다. 보여지는 양상을 보면 일반탈모와 원형탈모가 전혀 다른 질환처럼 보이지만, 몸의 입장에서 보면 균형이 깨진 후 자가면역반응이 있냐 없냐의 차이일 뿐 숨겨진 원인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해결방법은 무엇일까? 첫 번째 설질이 붉은 사람은 두열을 없애면 된다. 두열을 없애는 식치 재료로는 금은화, 인동등, 알로에, 민들레, , 어성초가 있다. 가볍게는 녹차, 보리차, 결명자차도 좋다.

두 번째 설질이 혈색이 없고 담담한 사람은 혈허를 해결하면 된다. 보혈을 하는 식치 재료로는 당귀, , 구기자, 숙지황이 있고, 조선 왕인 정조가 즐겨드셨던 경옥고도 추천하고 싶다. 가볍게는 둥글레차도 보혈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최주리 한의사(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이사장·창덕궁한의원 원장)
- 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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