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IT업계, 잇단 ‘직장 괴롭힘’

괴롭힘으로 인한 직원 사망에는 저와 경영진 책임이 있습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지난달 30일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대해 구성원들에게 사과했다.

이해진 GIO는 지난달 29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메일을 보내 지금 네이버가 겪는 일들은 회사 관련 일이기 때문에 제 잘못과 부족함이 제일 크다회사에서 괴롭힘 문제가 발생했고, 이것이 비극적인 사건으로 이어졌다면 회사 문화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한두 명 징계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며 더 젊고 새로운 리더가 나타나 전면 쇄신하는 것이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이해진 GIO의 사과는 업무 스트레스 및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 직원이 발생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네이버 이사회가 이번 사건을 조사한 결과, 일부 임원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발생한 것이 사실로 파악됐다. 이에 이사회는 지난달 25건전한 조직문화 조성에 대한 리더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부분이 확인됐다대상자들에게는 확인된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각각의 징계 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최인혁 네이버 COO는 최근 발생한 조직 내 괴롭힘 사건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해당 직무에 대한 사의를 표한 상태다. 네이버 이사회는 이를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새로운 조직 체계와 리더십을 구축하는 등 경영 체계를 전반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네이버 경영진은 새로운 조직 체계와 리더십 구축을 위한 실무 TF를 구성해 연말까지 개편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달 상장을 앞두고 있는 게임 기업 크래프톤에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공정성과 공평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노무사를 고용, 양측 입장을 확인 중인 상황이다.

최근 크래프톤의 몇몇 직원은 A 유닛장과 B 팀장으로부터 지속적인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사내 인사팀에 고충 신고했다.

이들 중 극심한 피해를 호소한 일부 직원은 변호사를 선임, 이 내용을 서울동부고용노동지청에 신고했다. 이들은 제출한 진술서에 피해 내용을 상세히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조직 개편으로 인해 두 사람이 상관으로 부임함에 따라 지속적인 고통을 겪었다는 주장이다. 우울증 약을 복용하거나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건강 전문의와의 상담을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진술서 내용에 따르면 A 유닛장은 지난 4월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한 직원에게 1평짜리 전화부스로 출근해 그곳에서 업무와 식사를 모두 해결하라고 지시했다.

크래프톤 측은 신고 접수 후 즉각 조사 진행과 구성원 보호 조치를 취했으며, 조사 중인 구성원을 보호하기 위해 유급휴가로 공간적으로도 분리했다면서 공정성 및 공평성 확보를 위해 외부 노무사를 고용해 조사 진행 중이며, 조사가 완료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직장 내 괴롭힘에 멍드는 회사원들이 적지 않은 가운데, 오는 10월에는 본격적으로 사업주 처벌 등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단속이 강화된다.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한 개정 근로기준법은 2019716일 시행된 바 있다.

그러나 가해자에 대한 처벌 규정은 물론 사용자가 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규제할 조항이 없어 실효성 의문이 제기돼 왔다. 이에 개정된 근로기준법은 오는 10월부터 사업주가 이른바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인정되면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 행위의 조사, 피해 근로자 보호, 가해 근로자 징계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나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다른 사람에게 누설한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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