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나눔인터뷰 : 최우각 대구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첫 사업 실패로 고단한 삶 경험
재기에 성공, 주변에 도움 손길
인근 절과 연계, 기부범위 확대
대기업 뺨치는 사내복지 자부

지금은 자리 잡은 회사의 대표이지만 어릴 적에 고생 많이 했어요. 아내가 특히 고생을 많이 했네요. 지금은 안정됐으니 주변에 나누며 살아가는 중입니다.”

대구광역시 테크노폴리스사업단지에 있는 대성하이텍에서 만난 최우각 대구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멀끔한 인상을 지닌 중년이었다. 인터뷰 중간 중간 띠는 미소도 인상적이었다. 청년시절 이야기를 들어보니 배우가 꿈이었다. 하지만 깔끔한 첫 이미지와 달리 어릴 적에 고생을 많이했다고 한다.

충북 충주가 고향인 그는 2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고2때 중퇴를 하고 혈혈단신 상경해 LG의 전신인 금성통신에 취업했다. 배우의 꿈은 멀어졌지만, 그에게는 손재주가 있었다. 기계제작기술에 몰입한 그는 전국기능올림픽대회에 출전해 정밀기계제작 분야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공작기계 등 정밀공업을 주로 하는 대성하이텍은 최우각 이사장의 손재주에서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직장에서 나와서 창업을 시작한 그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첫 사업이 실패하면서 최 이사장의 아내가 고생을 많이했다. 최 이사장은 그 미안함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 사업 재기에 성공했고, 어느 정도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서 여유가 생겼다. 그때부터 주변을 많이 둘러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살아오면서 우여곡절이 많아졌는데, 형편이 나아지면서 주변을 도우려는 마음이 생겼다면서 아내와 내 주변 형제부터 챙겼고, 근처 사찰에서 몇몇 사람들을 소개받다보니 도움의 범위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2014년부터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이사장 손인국)에 꾸준히 일정금액을 기부해오던 최우각 이사장은 지난 2, 소외받은 계층에 써달라며 1000만원을 재단에 추가로 기부했다.

이렇게 꾸준히 기부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무엇이었을까? 그는 내가 어렵게 지내봤기에 그 느낌을 안다고 답했다. 그는 소년소녀가장의 집을 방문해보면 정말 눈물겨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내가 남을 도와주면 나도 행복해지고, 그사람도 행복해지니 사회 전체의 행복이 올라간다고 할 수 있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의 후원을 받은 사람들이 간혹 감사편지를 보내온다고 한다. 그 때마다 뿌듯하고, 옛 생각도 많이 난다고 했다.

 

◇ 독서토론으로 인재육성 앞장

최우각 이사장의 고향은 충주지만, 대구에 정착한지 40년이 넘은 대구사람이다. 그는 2의 고향이 대구이지만, 대구에 산지 오래돼 여기가 고향같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성공한 기업인이다 보니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역시나 그 시작은 주변이었다. 대성하이텍 인근에 사찰이 있는데, 이 곳을 자주 찾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없는지를 묻고, 가능한 많이 도우고 있었다.

그 다음은 사내 복지였다. 그는 우리회사의 복지만큼은 최고 수준이라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직원의 학자금은 물론 직원 자녀의 대학 학자금까지 지원된다. 치과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임플란트 등 고가의 치료도 저렴한 가격으로 받을 수 있다. 직원 뿐 아니라 직원 가족까지 적용돼 반응이 좋다고 한다. 최 이사장의 세심함이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배우를 꿈꾸던 청년 최우각은 중년의 기업인이 됐지만, 청년 시절의 다짐(‘주변에 나누며 살아가자’)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대성하이텍 본사에서 만난 최우각 이사장이 포즈를 취했다.
배우를 꿈꾸던 청년 최우각은 중년의 기업인이 됐지만, 청년 시절의 다짐(‘주변에 나누며 살아가자’)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대성하이텍 본사에서 만난 최우각 이사장이 포즈를 취했다.

그가 제일 자랑스러워하는 사내 복지는 매월 진행하는 독서 토론이었다. 일본에 가보니 일본 시민들이 책을 읽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책속에 진리가 있다는 말을 믿는다임원부터 독서토론을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 전직원으로 확대한지 10여년이 됐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책을 한권 정하면 전직원에게 나눠준다. 그 책을 가지고 토론을 하는데, 상금도 있는 토론대회였다.

독서토론을 오랜기간 하다보니 책에서 영감을 받아 독립한 직원도 여럿 있다고 한다. 그 중 한 직원은 사장이 돼 지금은 100억원대 회사를 일궜다고 한다. 그에게 인재를 놓쳐서 아쉽지 않냐고 물었다.

그는 인재를 어떻게 보면 잃었다고 할수도 있는데, 나는 도움을 준것이라고 본다동종업계라고 해서 전부 라이벌인 것은 아니고, 관련회사가 많아지면 그만큼 시장 규모가 커지니 좋은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최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흥행에 성공한 ‘2011 대구 세계 육상선수권대회의 숨은 공헌자가 자신이라는 흥미로운 이야기도 들려줬다. 그는 “2011년 대구에 육상대회가 열린다 했을때, 대구시 관계자들이 가장 걱정한 것은 흥행이었다라며 대구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해 표를 대량으로 구매해 주변에게 나눠줬다고 말했다. 그가 구매한 입장권은 1억원 어치로, 소외계층에 절반, 직원들에게 일부를 나눠줬다고 한다. 그 또한 매일같이 경기장에 들렸다.

대구 세계선수권대회의 누적 입장객은 41만명으로, 종전 베를린 대회(39만명)을 넘어 역대 최대 규모의 흥행 성적을 거뒀다.

 

◇ 일본업체 인수, 강소기업 도약

최우각 이사장은 201470년 역사를 가진 일본의 CNC자동선반 제작업체인 노무라VTC를 인수했다. 정밀기계시장에서는 전통적으로 일본 업체의 위상이 높았는데, 이를 한국업체가 인수하면서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대성하이텍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발돋움하는 순간이었다. 코로나19 펜데믹 이전까지 한달에 1~2번은 일본으로 가 현장을 챙겼다.

기능한국인 100, 매출액 1000억원대의 강소기업 대표 등 다양한 수식어를 가진 최우각 이사장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답변은 간결했다. “회사는 직원에게 잘하면 됩니다. 직원들이 행복해야 기업의 좋은 기운이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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