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종합쇼핑몰 이베이의 한국법인인 이베이코리아는 오랜 기간 한국 오픈마켓 시장의 강자로 군림했다. 한국 최초의 인터넷 경매 전문 사이트인 옥션과 G마켓을 각각 지난 2001년과 2009년에 인수하고 2011년 이베이 코리아를 출범시켰다. 현재 오픈마켓 시장은 무림의 고수들이 범람하는 춘추전국시대가 됐지만, 이베이코리아가 누렸던 과거의 영광은 여전하다.

하지만 오픈마켓 시장의 판도가 급격하게 바뀔 모양이다. 이베이코리아가 M&A 시장에 나오면서 유통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가 인수전에 정면으로 붙었다.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불리던 MBK파트너스(사모펀드)도 참여 여지를 남겨두고 있지만, 업계의 시선은 업계 현역들인 롯데와 신세계로 쏠리고 있다. 누가 인수를 하든, 국내 오픈마켓 시장의 패권이 바뀌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진행된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네이버 컨소시엄이 참가했다. 롯데는 롯데쇼핑을, 신세계-네이버 컨소시엄은 이마트를 인수 추제로 내세웠다. 또 다른 유력 인수자로 꼽혔던 SK텔레콤은 불참했다. MBK파트너스는 관망적인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거래 진행상황을 계속 살필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결과적으로 인수전의 후보는 롯데와 신세계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두 유통공룡은 사실 오프라인에서는 절대 강자지만, 오픈마켓 시장에서는 그리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새롭게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유통강자가 될 여지가 높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오픈마켓 시장에서 거래액 20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3위 기록이다. 1위는 네이버로 28조원이다. 쿠팡은 22조원으로 2위다.

그렇다면 롯데와 신세계는 어떨까? 롯데그룹의 통합 이커머스 플랫폼인 롯데ON과 신세계의 SSG닷컴의 거래액 규모는 각각 76000, 4조원이다. 누가 됐든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네이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신세계-네이버 컨소시엄이 인수하면 추정 거래액 50조원의 수퍼 공룡이 탄생한다. 다만 신세계-네이버 컨소시엄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다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신고 과정이 변수가 된다. 사실상 과점 사업자가 탄생하기 때문에 이 과정도 녹록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인수전의 최대 관건은 정부의 규제 보다 인수후보자가 제시하는 가격에 있다. 이베이 본사 측은 이베이코리아 매각가로 5조원대를 희망한다. 반면 업계는 인수가격으로 3~4조원을 산정한다. 팔려는 자와 사려는 자들 사이의 금액 차이가 무려 1~2조원이나 나고 있어 본입차에서도 성사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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