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카드붐

스포츠 카드라는 게 있다. 수집용으로 축구, 농구, 미식축구 등에서 활약하는 유명 선수들의 사진을 새겨놓은 종이나 플라스틱의 카드다. 프로 스포츠 시장이 활발한 북미와 유럽에선 이러한 스포츠 카드가 흔하다.

그런데 최근 IT 업계에서 재미난 스포츠 카드가 유행 중이다. 디지털 형태의 스포츠 카드다. 여기에 적용된 디지털 기술은 블록체인이다. 미국농구협회(NBA)가 지난해부터 유명 선수들이 활약한 동영상을 디지털 카드에 담아 판매 중이다. 기존 플라스틱 카드는 이미지만 인쇄돼 무수히 찍어내지만, 디지털 카드는 오직 나만을 위한 한정판이다.

예를 들어 미국 프로농구의 스타선수 르브론 제임스의 10초 짜리 덩크슛영상을 담은 디지털 카드가 있다. 지난 2월 무려 208000달러, 우리 돈 24000억원에 팔렸다.

디지털 카드의 영역은 스포츠를 넘어 엔터테인먼트로 확장 중이다.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카드에 방탄소년단(BTS)과 아이유와 같은 인기 아이돌의 사진이나 노래 등을 담아 판매를 준비 중이다.

국내 연예 기획사들이 디지털 카드 제작에 높은 관심을 드러내면서 블록체인 업계와의 교감도 크다. YGSM 등은 이미 관련 업계와 상품 제작에 돌입했다. 연예 기획사 입장에선 소속 스타 연예인의 콘서트 영상과 화보를 가장 효과적으로 시장에 선보이는 데에 혈안이다.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지만, 상품의 퀄리티에도 상당히 공을 들인다.

구체적인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을 보면 디지털 카드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벤처 기업 연합체인 옐로모바일의 퓨처스트림네트웍스(FSN)가 최근 개발한 블록체인 네트워크 식스(SIX)’를 통해 YG와 협업해 소속 아티스트 지드래곤 디지털 카드를 준비 중이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도 연예인 디지털 카드의 활용 방안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런데 왜 하필, 디지털 카드에 주목하는 걸까? 카드라는 건 앞서 언급한대로 수집한다는 점에서 한정판이라는 요소가 중요하다. 일반 종이나 플라스틱 카드로 한정판 카드를 판매해도, 희소성을 장담할 수 없다. 카드 인쇄는 너무 간단하고, 소비자가 복사본도 제작 가능하다.

하지만 대체불가능한 카드라면? 바로 블록체인 기술 중에 하나인 NFT가 있다.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이라는 뜻의 NFT는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검증하는 가장 신뢰되는 인증서다.

만약 아이유 특별 콘서트 2분 영상 카드NFT로 발행되면 해당 디지털 자산엔 고유의 인식 값이 저장된다. 이 때문에 복제가 불가능하고 소유자는 자신만 해당 영상의 주인이 된다. 이러한 희소성과 대체불가능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NFT 카드는 나만의 연예인 아이템을 원하는 팬들에겐 더할나위 없는 상품으로 급부상 중이다.

여기서 NFT 카드의 높은 가격도 연예 기획사에겐 달콤하다. 팬들의 소유욕을 자극하면서도 소량의 상품으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이는 블록체인 업계에도 좋은 기회다. 스타급 연예인 NFT카드가 활성화된다면, 블록체인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말이다.

무엇이 됐든 간에 이제 수집용 카드가 블록체인 기술을 만나 자산용 카드로 신분이 둔갑중이라는 게 세계 트렌드다. NFT 자체가 고유 가치를 가진 만큼 이를 자산 거래 시 거래 대금으로 쓸 수 있다는 거다. 아니면 나중에 가능한 이야기지만 디지털 카드를 블록체인 기반 대출 시스템에 담보로 맡겨 자금을 융통할 수도 있다. 디지털 카드의 활용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거다.

 

- 김진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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