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만(더불어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장)
김경만(더불어민주당 중소기업특별위원장)

지난 13,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종합 반도체 강국 실현을 위한 ‘K-반도체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연구개발(R&D) 및 제조설비 투자비용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등을 통한 투자 인프라를 강화하고 반도체 산업인력 36000명을 육성하겠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외에도 용수와 전력과 같은 인프라 지원과 규제완화 등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한 정책이 총체적으로 집약돼 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라는 특정 산업에 정부가 동원 가능한 대부분의 정책을 모아 지원하는 것에 과도하다내지는 대기업 특혜 주자는 것 아닌가?’라며 의구심을 갖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반도체 얘기를 해 볼까 합니다.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은 1965년 미국 COMMY가 한국에 반도체조립공장을 세우면서 시작됐습니다. 이어 1992년 수출 100억불 달성 이래, 반도체는 우리나라 경제를 탄탄하게 지탱하고 있는 기간산업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나라 수출의 20%를 차지하면서 9년째 수출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세계시장에서도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는 56.9%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외형만 보면 전혀 위기 같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유로운 상황은 아닙니다. 세계는 미국과 중국, EU, 대만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 공급망 확대를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는 후발 주자들의 추격이 거세고, 시스템반도체는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합니다.

시스템반도체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를 비롯해 전기밥솥, TV, 냉장고, 항공기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거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매출액은 벌써 메모리반도체의 2배를 웃돌고 있으며 시장 규모는 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시스템반도체 세계시장 점유율은 10년째 3%대이며, 삼성전자 등을 제외하면 1% 미만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이 위기인 이유입니다.

기존의 메모리 반도체는 소품종 대량 생산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졌습니다. 반면 시스템반도체는 수요자의 요구에 맞춰 주문 생산됩니다. 종류가 다양하고 회로도 복잡해 설계와 제조를 여러 회사가 나눠서 합니다. 때문에 시스템반도체는 중소벤처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지금의 반도체 강국을 이룬 것이 대기업이었다면 앞으로의 반도체 신화는 중소·중견기업이 중심이 돼 써 내려가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반도체 중소기업들은 오랫동안 힘든 상황에 놓여져 있습니다. “대기업이 고객에서 경쟁사로 변하는 일이 빈번하다”, “인력 유출 수준을 넘어 완전히 고갈돼 신규제품 개발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등등. 힘겹게 대기업과 경쟁하고, 만성적인 인력 유출과 자금 부족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지난 4, 필자는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K-반도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반도체 중소·중견기업들에 대한 적극적 지원과 함께 대기업과 상생하는 반도체 생태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후보자도 반도체 생태계에서 중소·중견기업이 잘 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가 앞으로 더 많이 역할을 하고, 곧 반도체 종합 대책을 내놓겠다며 적극적으로 호응했습니다. 13일 발표된 ‘K반도체 벨트 전략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번 전략에는 중견·중소 반도체 기업의 자금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이 우선적으로 담겼습니다. 1조원+α 규모의 반도체 설비투자 특별자금을 신설하고 대출금리를 1%포인트 내렸습니다. 또한 반도체 세액공제 트랙을 별도로 신설해 중소기업은 R&D비용의 최대 50%, 시설투자비용의 최대 16%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국회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20197월 일본의 수출규제를 도약의 기회로 만든 것은 우리 정부와 국회가 발빠르게 대응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규제가 생기자마자 소부장 경쟁력 강화대책을 추진하고, 국회는 소부장 특별법을 20년만에 전면개정해 시행했습니다.

수요기업인 대기업과 R&D를 수행하는 소부장 기업과의 매칭을 통해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에도 노력했습니다. 필자가 부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반도체기술특별위원회에서는 늦어도 8월까지는반도체 산업 지원 특별법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특별법에는 반도체 중소·중견기업이 꼭 필요로 하는 자금 지원, 우수 인력 공급, 기술 보호등에 대한 추가 지원책이 포함되도록 완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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