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노동착취 근절, ‘윤리적 초콜릿’지향

네덜란드 초콜릿 회사 토니스 초코론리(TONY’S CHOCOLONELY)가 아동 노동자들을 착취하지 않고도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 토니스 초코론리는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의 설립 자체가 윤리기업을 추구한다. 공동창업자인 네델란드의 기자 출신 툰 판 드 쿠켄(Teun van de Keuken)은 초콜릿의 주원료인 카카오 농장의 열악한 노동 실태를 고발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노예처럼 일하는 어린이들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지난 2004년 텔레비전에 나와 해롭지 않아 보이는 초콜릿들은 아동 노예 시스템을 통해 생산됐다초콜릿을 즐기는 소비자들은 이런 관행을 모른채 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이어 그는 토니스 초코론리를 2005년 공동 설립하면서 사업을 통해 윤리적인 방식으로 초콜릿 생산판매에 들어갔다. 회사의 사명감은 명확했다. 토니스는 윤리적인 초콜릿이라는 표현이 등장하기도 전에, 기업들이 아동 노동자들(겨우 10대에 불과한 많은 아이들이 푼돈을 벌기 위해 노동에 시달린다)을 쓰지 않고도, 고품질의 초콜릿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려는 목표를 세웠다.

회사는 아울러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서 코코아 열매를 공급받기로 결정했다. 이 지역들은 전 세계 공급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재배농들은 하루에 1.25달러 미만으로 생활하고 있다. 1360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초콜릿 업계 대부분의 생산은 심각한 빈곤과 미성년 노동자들로부터 시작된다. 이들은 하루에 몇 시간씩 거의 무보수로 코코아 열매를 수확한다. 시카고대학 국립여론조사센터(NORC)가 작년 10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의 아동 코코아 노동자들은 약 156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지난 2001년 네슬레와 마스, 몬델레스, 허시, 그리고 다른 4개 대기업들은 가장 나쁜 방식의 코코아 아동 노동을 2005년까지 근절하기 위해, 미국 의회와 하킨-엥겔(Harkin-Engel)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들은 그 기한을 넘기면서 2008년과 2010, 2020년까지 지키겠다면서 세 차례 더 약속을 어겼다. 현재는 당초 기한보다 20년 늦은 2025년까지 약속을 지킬 것이란 계획을 갖고 있다. 기존의 초콜릿 거대 기업들이 달콤한 이익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

이제 토니스의 네델란드 암스테르담 사무실에 들어서는 순간, 사람들은 이 회사가 더 이상 신생 스타트업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올해는 작년보다 20% 이상 많은 예상 매출 13600만 달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성장의 일부분은 미국 덕분인데, 연간 시장 190억 달러 규모의 이 나라는 전 세계 최대의 초콜릿 소비국이다.

토니스는 지난해 맨해튼 유니언 스퀘어에 미국 지점을 열었고, 홀푸드 마켓 매장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도덕적 분노를 등에 업고 출범한 이 기업은 수익성을 넘어 초콜릿 대기업들의 변화를 목표로 삼았다. 첫 번째 모델이 바로 토니스의 오픈 체인 플랫폼이다. 모든 카카오 열매의 경로를 추적하는 것이 포함돼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농장에서 무역 항구에 이르기까지 모든 재배농들의 출하 상황을 보여줬다. 재배농들과 교역상들은 실시간으로 선적과 결제를 확인할 수 있다. 모든 거래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플랫폼이다. 토니스는 자사의 오픈 체인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도록 모든 초콜릿 기업들을 초대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일부 네델란드 기업들만 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 농장에서 어린아이의 땀과 희생에서 출발하는 초콜릿 유통구조는 아직까지 제대로 윤리적인 방식의 길을 가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윤리적 초콜릿을 주창하는 토니스 초코론리의 성장만 보더라도 10년뒤 이 시장의 변화된 지형도가 기대된다.

 

- 하제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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