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가 ‘中企 규제 완화’에 나서게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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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가 ‘中企 규제 완화’에 나서게 하려면
  • 중소기업뉴스
  • 호수 2312
  • 승인 2021.05.1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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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前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前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국회는 법을 만드는 입법기관이다. 이런 점에서 21대 국회는 가장 일을 많이 한 국회로 꼽힐 것이 분명하다. 지난해 530일에 임기를 시작한 21대 국회가 발의한 법안의 수가 1년도 안돼 1만건을 넘겼다.

이 중에서 중소기업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는 법안에는 경영제도3(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 중대재해처벌법, 노동조합법, 화평·화관법, 산업안전보건법, 포장사전검열표시제 등이 있다.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는 법안으로, 스마트제조혁신지원법, 지역중소기업 육성법을 들 수 있다. 그밖에 중소기업들이 통과되기 원하는 온라인플랫폼법 제정이나 이익공유제(상생협력법), 손실보상제(소상공인보호법) 등은 논의 중에 있다.

21대 국회에서 논의했거나 통과시킨 법안들의 유형이나 내용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규제법이 많고 지원법이 적어 입법의 중심축이 규제지향적으로 기울어진 것을 알 수 있다. 기업에 대한 규제법안은 이전부터 존재해 왔지만, 21대 국회 들어와 규제의 범위가 확대되고 처벌의 강도가 세지는 특징을 보인다.

법적 규제의 대상이 지배구조에서 기업거래, 노동, 환경, 안전, 포장 등으로 끊임없이 확장하고 있다. 위반에 따른 처벌의 수위도 한층 높아졌다. ‘처벌이라는 이름이 붙은 중대재해처벌법이 대표적이다. 중대재해를 유발하면 손해액의 5배까지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 1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게 될 수 있다. 통상적인 형사처벌에서 징역은 상한형인데 중대재해처벌법은 1년 이상의 하한형으로 매우 엄격하다.

앞으로가 걱정이다. 21대 국회의 남은 임기 동안에 얼마나 많은 규제법이 탄생할지 알 수 없다. 기업활동 하나하나가 법에 의해 규정되고 구속되는 법치경영의 시대가 열릴지 모른다. 경영자는 의사결정을 내릴 때마다 일일이 관련 법령을 찾아봐야 한다. 자칫 실수로 법 규정을 간과해 어길 경우 막대한 배상 책임과 형사 처벌을 감수해야 한다. 법률자원이 빈약한 중소기업 경영자에게 가해지는 압박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21대 국회에서 기업 활동을 옥죄는 다수의 법안이 통과되는 배경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준수 요구가 높아지는 동시에 기업인에 대한 불신이 커진 것에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가습기 살균제 피해, 청년노동자 사망 사고, 냉동창고 대형 화재 빈발, 재벌의 경영권 편법 승계 등의 사건사고가 국민의 관심을 끌면서 이런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21대 국회는 이와 같은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 강력한 규제 법안을 통과시킨 것이다.

사전 규제가 촘촘할뿐더러 사후 처벌이 강화된 것은 기업인에 대한 불신 탓이다. 대형사건과 사고가 발생해도 책임지는 기업이나 기업인은 거의 없다. 특히, 대기업은 유명 로펌을 고용해 법망을 피해 솜방망이 처벌만 받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연유로 대기업들은 사전 예방 조치나 사후 처리 방안에 투자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다. 초법적인 대기업의 행태에 대한 반작용으로 국회는 규제를 더욱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제정하고 있다.

기업경영에서 사회적 가치를 우선시하라는 시대정신을 거슬리거나 막을 수 없다. 기업의 자율 경영을 억압하는 규제에 저항하는 논리도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규제법령이 대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키고 일자리를 감소시킨다는 반대 명분은 낡고 둔탁하다. 과도한 규제가 중소기업의 부담을 가중시켜 감당하기 어렵다는 호소도 심금을 울리지 못한다.

중소기업계가 대기업 단체와 연합해 규제 법안을 반대하는 여론전을 펼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21대 국회에서 통과된 규제법령 대부분의 입법 동기로 작용한 사고는 대기업과 공기업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대형 사고와 사건은 주로 대규모 기업의 잘못에 기인하기 때문에 이를 규제하기 위한 법안이 마련된 것이다. 여기에 중소기업이 도매금으로 휩쓸려 동일한 규제의 대상이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렇다고 대기업과 보조를 맞춰 앞장서 저항하면 중소기업도 불신을 받게 된다.

피할 수 없으면 적극 편승하는 것이 상책이다. 중소기업들은 규제 법안에 건건이 반대하기보다 대세에 호응해 안전과 환경 책임에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개별 중소기업 차원에서 부족하고 미비한 것이 있으면 정부와 대기업에게 지원과 협력을 요청해야 한다. 중소기업 단체는 중소기업들의 부담을 경감시켜주고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며, 더 나아가 강화된 규제를 이행하기 위해 중소기업이 필요한 정책지원이 입법화되도록 힘써야 한다. 중소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책임을 다하고 자율적으로 법령을 준수하는 노력이 국민과 정치권에 알려지고 인정받으면 자연스럽게 국회에서도 중소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지원을 늘리는 방향으로 입법 활동이 변화될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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