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오는 주요 경기 지표들은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주요국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글로벌 수요 확대에 힘입어 생산, 수출, 투자 등이 호조를 보이면서 경제의 종합성적표인 국내총생산(GDP)도 부쩍 늘었다.

경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자 국가 부도 위험의 잣대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낮아졌다.

하지만 국민의 삶과 직결된 고용 회복은 느리기만 하다. 일자리가 늘지 않는다면 다른 경제 지표가 아무리 좋아도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 경제지표 훨훨…성장률 전망치 4.6%까지 등장

지난달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분기(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민간소비 증가와 정부 지출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1.6% 성장했다. 작년 3분기(2.1%)와 4분기(1.2%)에 이어 3분기 연속 상승 흐름이다. 예상보다 높은 성장에 힘입어 실질 GDP 금액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분기 수준을 넘었다.

3월 산업생산은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가 호조를 보이면서 0.8% 늘었다. 생산·소비·투자는 모두 2분기 이상 증가했고 그 폭도 커졌다. 1분기 산업생산 계절조정지수(2015년=100)는 111.2로 2000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았다.

4월 수출은 511억9000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41.1% 늘었다. 이는 10년 3개월 만의 최대치이다. 1년 전인 작년 4월 코로나 직격탄을 맞아 25.6% 급감한 데 비하면 말 그대로 훨훨 날았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경제지표가 일제히 일어서자 성장률 전망치도 쑥쑥 올라가고 있다. 정부는 애초 올해 성장 목표치를 3.2%로 잡았으나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3%대 중후반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홍 부총리는 6일 페이스북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우리 경제의 차별화된 회복력과 견조한 대외 건전성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굳건한 신뢰가 특히 부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지난 3월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6%로 상향 조정했고,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IB) 7개사의 평균 전망치(4월)도 3.9%로 높아졌다. 특히 JP모건은 지난달 27일 전망치를 기존 4.1%에서 4.6%로 끌어 올렸다. 국내에서는 LG경제연구원이 지난달 14일 전망치를 4%로 높여 잡았다.

◇ 문제는 일자리…내년에나 코로나 충격 벗어날 듯

하지만 문제는 고용이다. 일자리가 늘어나야 국민들이 경제 회복을 체감할 수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아랫목만 펄펄 끓을 뿐 방 전체로 온기가 전달되지 않고 있는 형국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의하면 취업자 수는 31만4000명 늘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으나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은 아직 요원해 보인다.

주요 경기 지표들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만 고용 회복세 만큼은 유독 더딘편이다. 서울 송파구 문정비즈밸리 일자리허브센터에서 한 시민이 구인 게시판을 보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주요 경기 지표들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만, 고용 회복세 만큼은 여전히 더딘편이다. 서울 송파구 문정비즈밸리 일자리허브센터에서 한 시민이 구인 게시판을 보고 있다. [제공=연합뉴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취업자가 11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작년에 줄었던 취업자 수(-22만명)의 절반 정도 회복이다. 성장률 전망치가 4.0%임을 감안하면 취업자 증가 폭을 아주 낮게 잡았다고 할 수 있다.

KDI는 작년 하반기 올해 경제전망에서 취업자 수가 10만명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고, 한국은행은 12만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등 IT와 자동차 등의 수출 확대로 경제 지표는 확연히 개선됐으나 코로나 장기화로 소비, 특히 대면 서비스업의 회복이 지연되면서 고용이 의미 있는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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