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국가 부도 위험을 반영하는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는 우리나라 국채(외평채 5년물 기준)에 대한 CDS(Credit Default Swap, 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이 5일(뉴욕장 기준) 19bp(1bp=0.01%p)를 기록하면서 ’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고 6일 밝혔다.

’08년 이후 우리나라 CDS 프리미엄 추이 [기획재정부 제공]
’08년 이후 우리나라 CDS 프리미엄 추이 [기획재정부 제공]

CDS 프리미엄은 채권 부도시 원금회수를 보장받는 대가로 채권보유자가 원금보장자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로서 채권 부도 위험에 대한 일종의 보험료 성격이다. 

CDS 프리미엄이 낮을수록 채권발행자의 신용위험이 낮음을 의미하므로 채권발행자의 신인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로 통용된다.

사상 최저는 ’07년 4월 14bp이나, 당시 CDS 거래량이 극히 적었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역대 최저치로 볼 수 있다. 직전 최저치(20bp)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지난해 1월 17일 처음 기록했다.

연도별 우리나라 CDS 프리미엄 최고/최저 [기획재정부 제공]
연도별 우리나라 CDS 프리미엄 최고/최저 [기획재정부 제공]

우리나라 CDS 프리미엄은 ’17년 하반기 이후 지속 개선흐름을 보이다가, 지난해 팬데믹 초기에 57bp(’20.3.23)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빠르게 안정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올해 1분기 중에는 22~25bp로 예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4월 이후 추가 개선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CDS 프리미엄은 전세계 국가 중 17위로, 신흥국 중에서 가장 낮으며,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프랑스(23bp)보다 낮고, 캐나다(18bp)와 유사한 수준이다.

주요국 CDS 프리미엄 비교(5.5일 기준) [기획재정부 제공]
주요국 CDS 프리미엄 비교(5.5일 기준) [기획재정부 제공]

이번 최저치 경신은 글로벌 금융시장 호전 등 양호한 대외여건 속에서 최근 우리경제의 강점과 그에 따른 해외투자자 등의 긍정적 시각이 특히 부각된 결과로 평가된다.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은 美 인플레이션과 국채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위험선호가 회복되는 등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시장 투자에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상대적으로 작고, 최근 빠른 경기회복을 보이는 등 다른 나라와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성장률은 △1.0%로 G20 국가 중 3위를 기록했으며, 우리나라 경제규모는 전세계 10위로 ’19년(12위)에 비해 2계단 상승했다.  

특히, 올해 우리나라 1분기 GDP(속보치)는 전기대비 1.6% 성장하며 시장 전망을 큰 폭 상회했고, 당초 예상보다 한 분기 앞당겨 위기前 수준(’19.4/4)을 회복했다. 

이러한 여건을 반영해 최근 국제기구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우리경제 성장전망을 연이어 상향 조정하고 있다.

최근 유명 국제금융시장 분석가는 한국경제가 이번에도 비관론자들의 예상을 깨고 다른 나라 보다 빨리 코로나19 위기에서 회복하고 있다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결코 부서지지 않는 한국('teflon Korea')"의 저력을 높이 평가했다.

우리나라의 견조한 대외건전성도 우리경제에 대한 해외투자자 신뢰의 바탕이 되고 있다. 해외수요와 세계교역이 급감했던 팬데믹 상황에서도 우리나라는 10개월 연속(’20.5~’21.2월)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고 있고, 대외충격에 대한 안전판 역할을 하는 외환보유액도 '21.4월말 4523억불로 세계 9위 규모다.

국가신용등급의 경우도, 팬데믹 와중에 지난해 이후 113개국의 신용등급 또는 전망이 하향 조정됐지만, 우리나라는 사상 최고수준의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S&P는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강한 대외건전성이 국가신용등급의 버팀돌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의 상대적 강점이 부각되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의 국내유입도 활발하다. 외국인들의 국내채권 매수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식시장에서도 최근 외국인 매도가 둔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금융기관과 기업들의 외화채권 발행도 양호한 금리조건으로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번 CDS 프리미엄 최저치 경신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호전 등 양호한 대외 여건이 도움이 된 측면도 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우리 경제의 차별화된 회복력과 견조한 대외 건전성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굳건한 신뢰가 특히 부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홍 부총리는 "앞으로도 모든 역량을 동원해 우리 경제의 회복과 도약을 위해 정진하고, 대내외 위험요인 관리와 대외신인도 제고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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