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中역사’덫에 걸린 콘텐츠 상품
tvN 드라마 ‘빈센조’는 중국의 비빔밥 제품 PPL로 논란을 샀고, SBS ‘조선구마사’는 ‘중국풍’ 연출 논란으로 2회 만에 종영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이 과정에서 중국 ‘동북공정’이라는 키워드가 떠올랐다.
동북공정(東北工程)은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기 위해 중국 정부가 2002년부터 추진한 역사 왜곡 연구 사업이다.
최근 이 사업은 드라마를 비롯한 영화, 예능 등 콘텐츠 부문에서 눈에 띄게 활발해진 모양새다.
게임에서의 문제도 두드러지게 부각되고 있다. 중국 게임 허가증(판호) 발급 문턱이 이전보다 더 높아지면서 한국 게임회사를 비롯한 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들이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15일 중국 현지매체 NB D(National Business Daily)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게임 심사 채점 세칙’ 문서를 배포했다.
이 문서를 기반으로 4월1일부터 ‘게임 심사 채점제’를 시행, 판호를 심사하고 있다. 5가지 항목에서 평균 3점 이상을 받아야 판호 승인이 난다. △관념 지향 △원조 창작 △제작 품질 △문화적 의미 △개발 정도 등 5가지의 원칙이 기준이 된다. 이 중 한 개의 항목이라도 0
점을 받게 되면 전체 불합격 처리된다.
그러나 심사 기준 항목 일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다분하다. 기본 원칙 중 관념 지향 항목에서는 게임 주제와 플레이어의 역할 및 메인 플레이 방식이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에 부합되는 지에 대한 여부를 평가한다는 부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지향에 명확한 문제가 있을 시 0점으로 매겨지지만, 이들이 명시한 ‘명확한 문제’를 판단하는 기준은 밝혀지지 않았다.
향후 한국 게임회사들의 가장 큰 걸림돌은 중화 우수 문화 전파, 이념적인 부분 등을 조절해 적격 포인트를 얻어내야 한다는 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게임회사들이 중국 시장에서 게임을 서비스 하기 위해 이미 개발 완료를 마친 게임을 재편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정 과정 중 불성실한 태도’ 등의 상황이 있을 시 이에 맞춰 감점을 하겠다는 부분도 향후 역사 왜곡 가능성을 야기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NBD가 인용한 중국 게임 전문 매체 게임룩(GameLook)에 따르면 2019년 총 1570개의 게임이 중국 판호 승인을 받았다. 2020년 승인을 받은 게임 수는 1405개이며, 판호가 있는 전체 게임 수는 전년 대비 10.5%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