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시장 자리매김
네이버 등 시장 선점 각축전
소상공인도 변화 따라잡아야

추윤호  (광고장수 대표)
추윤호 (광고장수 대표)

이른 저녁에 아이를 재우고 나온 아내는 소파에 앉아 휴대폰을 보기 시작했다. 휴대폰에서는 하이톤을 가진 여성의 음성이 나지막이 들려왔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어떤 상품에 대한 소개를 하는 듯 해보였다. 아내한테 물어보니까 최근 유행하고 있는 라이브 커머스로 쇼핑 중이라고 했다.

아내뿐 아니라 많은 소비자들이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자신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은 실시간으로 쇼호스트가 제품을 설명하고 판매한다는 점에서 TV홈쇼핑과 유사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에서 대화하듯이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판매자와 소통하며 쇼핑하는 것이 큰 차이다.

최근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그 성장세가 너무도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크고 있다. 한 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20239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라며 홈쇼핑 시장 성장이 둔화된 반면 라이브 커머스 성장은 계속돼 홈쇼핑을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금알을 낳는 이런 시장을 대기업이 손 놓고 있을까? 절대 아니다. 지난 해 네이버가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벌써 카카오, 쿠팡, 배달의 민족까지 각 분야에 이름 있는 업체들이 이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라이브 커머스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실시간 채팅을 통한 양방향 소통때문이다. 기존 온라인 시스템 속에서는 판매자가 제공하는 일방적인 정보만을 통해 구매를 했다. 반면, 라이브 커머스는 “1팩으로 어른 2, 초등학생 1명이 먹을 수 있나요?”라는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궁금해 하는 질문을 바로 답변해 입체적인 쇼핑 정보를 제공한다. 그 결과, 구매 전환율에서 눈에 띌 정도로 큰 차이가 난다. 통상 이커머스 구매 전환율이 0.3~1%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 반면 라이브커머스의 구매 전환율은 5~8% 수준이다.

이러한 소비행태가 변화한다면, 소상공인 역시 그 흐름에 편승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지인이 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서 손님이 뚝 끊긴 이후 하루 매출이 0원일 때가 허다했다. 어느 날, 나에게 매출 좀 올릴 수 있는 아이디어가 좀 없냐면서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

평소 손님에게 싹싹하게 하던 모습이 생각난 나는 라이브 커머스를 제안했다. 처음에는 내가 무슨 방송을 하냐고한사코 거절에 거절을 했지만 결국에는 내 제안대로 방송을 시작하게 됐다. 전문 쇼호스트도 없이 본인이 직접 방송을 진행했다. 물론, 잘 차려진 스튜디오가 아닌 자신의 옷가게에서 달랑 휴대전화 한 대만을 가지고 말이다.

처음에는 방송 진행하는 것이 어색했고, 방송 자체도 1명이 볼까 말까한 처참한 수준이었다. 나는 그 분에게 잘 하고 있다고 응원을 해주었고, 그 분 역시 힘을 내 꾸준히 방송을 하면서 온라인 소통에 대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았다. 그 결과, 9개월이 지난 지금은 코로나 전보다 매출이 2배 가까이 더 좋아졌다면서 웃음꽃을 피웠다.

이 분의 성공이 그저 운이 좋아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프라인 매장을 10년 넘게 운영하면서 쌓인 현장 노하우가 라이브 커머스를 만나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었기에 잘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라이브 커머스에 참여하는 판매자가 증가하면서 제품과 콘텐츠도 다양해지고 있다. 실제로 땅끝마을 해남에 사는 농부가 본인이 직접 키운 고구마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며 전국의, 더 나아가 전 세계의 소비자들과 소통한다.

라이브 커머스는 이 시대가 언택트(untact)에서 온택트(ontact)로 변해간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길어지는 코로나 속에서 많은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선 소비행태의 변화를 잘 읽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분투하는 분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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