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상속공제 활성화 절실
‘부의 세습’으로 매도는 금물
손쉬운 계승요건 마련 시급

이봄이 (삼익유가공 대표이사)
이봄이 (삼익유가공 대표이사)

각종 경기전망지수가 좋다는 뉴스가 들려온다. 우리 중소기업들은 코로나19를 비롯한 여러 악재들 가운데에서도 잘 버티고 있다고 위안을 할 정도는 되는 듯 해 참으로 다행이다. 오늘은 중소기업들이 그저 잘 버텨내는 데에 그치지 않고, 국가경제의 기둥으로 바로 설 수 있는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필자는 중소기업의 2세 경영자다. 기업을 승계할 때에는 일상적 경영활동과는 다르게 상속세와 같은 문제와 긴 시간 씨름해야 하는 특별한 상황이 발생한다. 유니더스, 쓰리세븐, 농우바이오와 같은 건실한 기업들도 과도한 세 부담으로 기업 상속을 포기하고 경영권은 외국자본으로 넘어갔다고 한다.

건전한 창업이념으로 수십 년을 경영한 중소기업의 경영이 흔들리고, 임직원이 불안해진다면, 몇 십 %든 상속세를 받아 간 국가에게 과연 득이 있을까 싶다. 그래서 더욱 주목을 받는 제도가 가업상속 공제제도. 가업상속 공제는 기업승계시 세 부담을 줄여 승계시 기업의 경영안정, 고용안정을 꾀하고 장기적으로 매출에 따른 세금 부담으로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으로 독일의 경우에는 연간 1만 곳이 넘는 중소기업이 이용하고 있는 제도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100곳이 되지 않는 특별한공제제도다.

먼저 밝히자면, 필자도 가업상속 공제제도에 도움을 받아 기업을 승계 중이다. 앞서 밝힌 대로 특별한 케이스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왜 기업을 승계 받았는지?’ 물어 온다. 아버지가 물려주신 회사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고, 사명감을 가지고 즐겁게 일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 승계를 받기로 결심했다 밝히곤 했다.

국가와 지역공동체와 임직원 가족을 위한 회사라는 확고한 창업정신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앞장서 실천한 아버지는 삼익유가공을 견실한 B2B 매출을 올리는 식품업계 강소기업으로 자리매김시켰다. 게다가, 식품 바이오분야에서 새로운 미래성장 아이템을 찾아내고, 100년 기업을 함께 일구겠다는 각오를 보여주는 임직원들이 있으니 가업을 이어나가겠다는 결심을 하는 것이 당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좀 더 쉽게 이런 결정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창업주인 아버지가 장기적인 안목으로 가업상속 공제를 통한 승계를 미리 준비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업승계로 세금을 면제해 주는 것이 부의 세습으로 비칠까 우려해 상속공제를 피한다고도 하지만, 아버지는 진짜 손가락질 받을 이들은 조세피난처, 유령회사를 통한 탈세, 편법증여, 자회사로 일감 몰아주기를 하는 이들이 아니겠냐며 상속공제를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하셨다. 미리 사전 요건에 맞게 준비했기 때문에 아버지가 짧은 투병 끝에 급작스럽게 돌아가셨음에도 불구하고 가업상속 공제를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중소기업 중 약 66%가 가업상속 공제 활용에 유보적이라고 답변했다. ‘사전요건 충족이 어렵다는 답이 40%, ‘사후관리 요건 이행이 까다로워서라는 답이 25.9% 라고 한다. 업종 변경, 근로자 인원, 자산처분 등 사후관리 요건이 조금씩 완화되고 있고, 공제한도를 올리는 세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지만 아직은 기업승계 지원제도의 이용률이 점점 저조해 지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처럼 특별한 경우가 아니어도, 고용을 유지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회사를 조금은 더 쉽게 계승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겠다. “최대주주로 할증해서 상속을 해 주느니 매각을 하고 부동산을 물려주겠다는 중소기업 사장님의 기운 빠지고 뒷맛 씁쓸한 말씀을 그만 듣고 싶다. 서두에서 조금은 거창하게 중소기업이 국가경제의 기둥이 되는 미래를 운운했는데 세금 납부재원이 없어 기업을 매각, 폐업한다는 뉴스가 줄어들었으면 하는 충심에 드린 말씀이니 너무 탓하지 않으시길.

 

- 이봄이(삼익유가공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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