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이상기후 일상화
친환경 넘어 필환경 행동이 대세

‘쓰레기 제로’운동이 실천 출발점
일회용품 줄여야 온실가스 감축

플로깅·비치코밍 캠페인 입소문
10분만 불 꺼도 CO2 52만톤 감축

올해 봄은 유난히 따뜻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기온은 8.9도로, 기상청이 전국 평균 기온을 측정하기 시작한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월이면 찾아오는 꽃샘추위도 느껴보지 못했다.

따뜻한 날씨에 봄꽃 소식도 빨랐다. 서울의 경우 평년보다 17, 작년보다는 3일 빨리 벚꽃이 폈다. 1922년 관측 이래 가장 이른 기록이다.

빨리 찾아온 봄이 반가울 법도 한데, 그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를 몸소 체감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의 긴 장마철, 집중호우, 많은 태풍 등과 같은 이상기후 현상을 떠올리면 예년보다 따뜻한 봄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게 당연하다.

짙어지는 봄만큼 기후위기의 징조가 점차 뚜렷해지는 가운데, 온난화를 비롯한 환경오염 문제는 전인류에게 하루도 미룰 수 없는 숙제가 됐다. 바야흐로 필환경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필환경(+환경)이란 환경을 필수로생각해야 한다는 뜻으로, ‘기왕이면 친환경이 좋다는 인식을 뛰어넘어 모든 행위에 반드시 친환경을 고려해야 할만큼 환경을 지키고 회복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필환경 행동요령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생활 속 작은 변화에서부터 시작하는 제로 웨이스트

일상에서 간단히 실천할 수 있는 필환경 행동으로 가장 먼저 제로 웨이스트를 꼽을 수 있다. 제로 웨이스트는 생활 속에서 배출되는 쓰레기(waste)를 최소화(zero)하고자 하는 사회적 운동을 뜻한다. 불필요한 과대포장, 일회용품 및 비닐봉투 등의 사용은 줄이고 쓰레기 배출이 불가피한 물건을 사용할 때는 최대한 재활용이 가능한 물품을 사용함으로써, 제품 생산 및 폐기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제로 웨이스트의 첫 걸음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아크릴이나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수세미를 천연 수세미로 바꾸고, 튜브나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액체 세정제 대신 고체 비누를 쓰는 것만으로도 상당량의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과거 친환경 고체 세정제의 경우 기능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계면활성제 등 각종 화학성분과 방부제는 줄이는 대신 먹거리 성분 등의 보다 안전한 재료를 사용하고, 액체 성분을 그대로 압축하는 기술을 적용해 기능까지 향상시킨 비누가 용도별로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나 머그잔을 사용하는 것은 어느덧 일상이 됐다. 이제는 음식물 포장을 위한 다회용 개인용기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종종 눈에 띄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이후 식당에서 플라스틱 용기에 음식을 담아 포장 또는 배달하는 경우가 급상승한데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에 개인과 업체, 기업에서는 포장·배달용 일회용기 사용을 줄이고자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다수 식당들은 소비자가 포장 용기를 준비할 경우 가격 할인을 해주며, 소비자는 번거로움과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직접 개인 포장용기를 준비해 음식을 포장한다. 글라스락 제조기업인 SGC솔루션은 음식물 포장시 운반이 용이하도록 손잡이를 단 글라스락 픽업용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환경부는 매년 4월 22일, ‘지구의 날’에 전국 소등행사를 시행한다. 10분 간의 소등은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감축시키는 효과를 불러온다.※사진=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제공
환경부는 매년 4월 22일, ‘지구의 날’에 전국 소등행사를 시행한다. 10분 간의 소등은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감축시키는 효과를 불러온다.※사진=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제공

건강 챙기며 환경까지 보호하는 일석이조 운동 플로깅

지난 1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자신의 SNS를 통해 플로깅 챌린지에 동참한 인증사진과 글을 올리며 주목을 받았다. 동시에 플로깅에 대해서도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 플로깅은 이삭을 줍는다는 뜻의 스웨덴어 plocka upp과 영어 단어 jogging의 합성어로, 뛰거나 산책하며 길가의 쓰레기를 줍는 환경보호 활동을 말한다.

스웨덴에서 처음 시작해 북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플로깅은 SNS를 통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플로거들은 운동 후 #plogging #1run1waste 같은 해시태그를 달고 잇따라 게시물을 올리며 자신의 운동 활동을 기록함과 동시에 많은 사람들의 동참을 권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예외는 아니다. 정용진 부회장과 같이 자신의 SNS에 플로깅 인증사진과 함께 다른 사람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게시글을 올리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퍼져나가고 있다.

혼자 쓰레기를 주우며 달리는 것이 어색하다면 여러 참가자와 함께하는 플로깅 캠페인이나 행사에 참여해 볼 수 있다. 따뜻한 봄을 맞아 각 지자체 및 자원봉사센터, 기업 등에서 개최하는 플로깅 캠페인이 다수 진행될 예정이다.

플로깅과 함께 해변(beach)을 빗질(combing)하듯 바닷가를 거닐며 해양 쓰레기를 줍는 행위인 비치코밍도 입소문을 더하고 있다. 특히 아이가 있는 가족들에게 제격이다. 아이들은 비치코밍을 통해 환경보호의 보람을 느끼고, 직접 주워 모은 물건으로 작품을 만들어 보며 재미까지 얻을 수 있다.

 

10분이 만드는 기적, ‘지구의 날 소등행사

매년 422일은 지구의 날이다. 지구의 날은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지구 환경보호의 날로 올해로 51번째를 맞이한다.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저탄소생활 실천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지구의 날마다 전국 소등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소등행사에 참여를 희망한 건물들이 10분 간 조명을 끌 경우 이산화탄소 약 52톤의 감축 효과가 나타나는데, 이는 30년생 소나무 8000여 그루가 연간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과 같다고 한다.

오후 8시부터 약 10분간 진행되는 이 행사에는 전국의 공공건물과 대형건물, 다리 등의 주요 상징물을 비롯해 남산 서울타워 및 수원 화성행궁 등의 지역 명소도 함께 참여한다. 개인의 경우 시간에 맞춰 위치한 장소의 조명을 10분 간 꺼두기만 하면 된다.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필환경 행동은 무수히 많고 가까이에 있지만 불편함이 따라 쉽게 이행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의 편의만 생각하면 머지않은 미래에 더 큰 불편과 불안을 감내해야 한다. 마스크 뒤에서 답답한 숨을 쉬는 것이 일상이 된 것처럼 말이다. 지금도 이르지 않다. 서둘러 필환경 라이프를 시작해보자.

 

- 신다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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