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의 지속경영 가능 여부가 이달 안으로 결정되는 분위기다. 쌍용차 노사는 뼈를 깎는 노력을 대내외적으로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까. 쌍용차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통보받았다. 쌍용차는 사전회생계획안(P-플랜·Prepackaged-Plan)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상장 폐지 위기까지 몰리게 됐다.

지난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차는 삼정회계법인의 2020년 연결재무제표 관련 감사의견에 대해 의견거절’, 계속기업 존속불확실성 사유 해당여부에 대해 해당이 기재된 감사보고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삼정회계법인은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과 내부회계관리제도 검토의견 비적정 등을 감사의견 거절의 이유로 꼽았다.

그간 쌍용차는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갖은 수모를 겪고 있었다. 쌍용차 사측은 최근 3월과 4월 직원 급여를 50%만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지난 1월과 2월에도 직원 임금 50% 지급을 유예한 바 있다.

당시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고육지책의 일환으로 1월과 2월 급여를 부분적으로 지급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최악의 상황까지 도래하게 된 데 대해 마음이 무겁고 면목이 없다고 덧붙였다.

예 대표는 임금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판매 부족을 꼽았었다. 예 대표는 1월 판매에 대해 전통적인 비수기를 감안하더라도 당초 계획보다 약 2000대 가량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자율구조조정지원인 ARS를 감안해 구매 수요가 떨어질지 왜 예측하지 못했냐는 지적이 있지만, 이는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모든 업체가 겪고 있는 부진이라고 적었다.

직원 임금 삭감 전 이미 쌍용차는 지난해 12월 법정관리와 ARS 신청 이후 새로운 투자자 유치 방안을 적극 모색 중이었다.

산업은행,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 유력 투자자로 알려진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와 협의체를 구성해 지분 매각 등 최종 투자 결정에 대해 논의해왔으나 마힌드라의 지분 매도 시점 등을 놓고 이견이 있어 잠정 협상 시한까지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쌍용차는 HAAH의 인수 결정 카드 외에도 산업은행의 추가 지원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HMM(옛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를 도왔었다. 2016HMM은 해운업 불황으로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현대그룹을 떠났다. HMM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채권단의 지원조건을 적극 수용했다. 산업은행 등이 내건 용선료 협상, 채무 재조정 등을 받아들였다. 결국 HMM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영업이익 9808억원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하지만 쌍용차는 산은이 제시한 내용 가운데 인위적 인력 감축 등을 시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17일 가진 쌍용차 노사 면담에서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경 메시지를 날리기도 했다.

일각에서 쌍용차가 결국 선제적인 전략 없이 정부와 금융권의 자금지원만 바라보다가는 경영정상화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는 HAAH가 인수확인서(LOI)를 전달하더라도 쌍용차의 비핵심 자산 매각과 구조조정이 병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직원 임금을 삭감하는 등 고정비 절감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분석에서다.

만약 새주인을 찾지 못하고 P-플랜 돌입마저 연달아 실패하게 되면 쌍용차는 회생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 최악에는 쌍용차 청산 절차가 진행되면서 쌍용차 협력업체들이 줄도산할 수 있다.

이같은 우려는 인위적 구조조정을 원하지 않았던 노조의 분위기도 바뀌게 했다. P-플랜만은 성공시키자는 의지다. 현재 전 직원의 회생으로 회사의 생명줄을 더 연장하자는 노조의 움직임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23일 감사의견 거절 사안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함에 따라 쌍용차의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고 공시했다. 이의를 신청할 수 있는 기간은 413일까지다. 이미 쌍용차 주식은 거래정지 상태다.

 

- 김진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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