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자 인터뷰] 신우용 한국문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신우용 한국문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경영난을 겪고 있다. 하지만, 소외계층을 향한 온정의 손길은 더욱 늘었다.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이사장 손인국)에 따르면 지난해 재단의 모금 실적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금전 후원은 10% 가량 증가했고, 물품 후원은 약 300%나 증가했다. 재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방역물품, 생필품 후원이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봄 기운이 느껴지던 3, 서울 중구 문구회관에서 신우용 한국문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만났다. 지난해 말, 신 이사장은 문구조합 조합원사들과와 함께 14000여만원 상당의 문구 용품을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에 기부했다. 기부한 물품은 금방 소진됐다. 새학기를 맞아 필요한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신우용 이사장이 서울시 성북구 다솔지역 아동센터에 학용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신 이사장은 최근 이어진 기부활동은 조합원사의 몫이라며, 본인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질것을 우려했다. 그는 조합원사에 협조를 요청하고, 친분있는 사람들에게 독려를 한게 전부라면서 우리 업체(피스코리아)도 기부했지만, 조합원사 여러분들이 적극 나서준 덕분에 큰 규모의 물품이 모였고 기부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문구업계도 큰 타격을 입었다. 대부분의 학교가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기에 실제 등교로 이어진 날이 얼마 안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소비되는 양이 많은 업계 특성 상 문구업계는 1년 가까이 개점휴업상태였다.

신 이사장은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문구업체도 힘드냐며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다그럴때마다 학생들이 학교를 안간다고 답변하며 웃고 넘어간다. 어떻게보면 문구업계로 유통돼야할 돈들이 묶이면서 유통업계까지 함께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외계층은 더욱 힘들어지고, 양극화가 더욱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그는 문구는 학생들과 떨어질 수 없는 사이 아니냐문구업계도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미래세대인 우리 학생들이 더 힘들다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때마침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에서 요청이 있었고, 조합에서 나서게 됐다고 한다.

한국문구공업협동조합은 1962년에 설립돼, 내년이면 설립 60주년을 맞이한다. 역사를 자랑하는 업종별 중소기업협동조합 중 하나다. 매년 514일을 문구의 날로 지정해 행사를 했지만,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연기했다. 6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 평상시 같았으면 성대하게 했겠지만 역시나 코로나19가 변수다. 지난해 2월 문구조합 이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임기시작부터 코로나19라는 장벽과 맞닿았다.

그는 코로나로 조합도 어렵고 조합원사도 어려운 상황에서 조합이 직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제한되는게 사실이라며 그래도 작년연말부터 가능한 조합원사들을 많이 찾아 의견을 들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우용 이사장만의 공감 리더쉽이다.

한편, 신 이사장이 경영중인 피스코리아1959년도에 설립돼 사람나이로 환갑을 넘긴 장수 중소기업이다. 문구와 주방용품이 주요 생산품인데 피스코리아가 생산하는 35호 스테플러는 국민 호치키스로 불린다. 그의 부친인 신중규 회장이 설립한 이 회사에 1981년에 입사해 올해로 만 40년차 사회인이 됐다. 지금은 신 이사장의 아들도 경영수업을 받고 있어 ‘3가 한 회사를 다니고 있는 기업승계기업이기도 하다.

그는 요즘은 플랫폼 시대이지 않느냐? 전통제조업에서 산업기반이 많이 움직이고 있음을 느낀다시대가 달라졌는데 아들이 들어온다 했을때 고민이 많았지만 책임감이 많은 것을 보고 허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에서 기업승계를 활성화시킬 수 있도록 현 제도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시 기부로 질문을 옮겨봤다. 회사 차원에서도 오랜 기간 연탄봉사, 김장담그기를 진행 중이라는 신 이사장에게 나눔의 가치에 대해 물었다. 그는 나눔은 더불어사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생각이 들었을때 실천에 옮겨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봉사뿐 아니라 학업, 회사 경영에 다 해당된다고 했다. 신 이사장의 철학인 것 같았다.

그는 누구나 마음은 있지만 실천에 옮기기는 어려워 한다행동으로 옮기기 위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일랜드의 극작가인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을 인용했다. “‘우물쭈물 살다가 이럴줄 알았지라는 묘비명처럼 사회공헌도 학업도 마찬가지 같다.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을때 뜻대로 안될 수 도 있지만 그걸 알면서도 실천에 올길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