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라는게 결국 사람끼리 하는 거 아닙니까?  회의하다가 자연스럽게 밥도 먹고, 술도 마시게 되는건데 이것을 '접대비'라고 부르다보니 가끔은 '내가 옳지 않은 일을 한건가?' 라는 느낌이 들긴합니다" - 광고업 대표 C씨

"언론이나 영화에서 보는 접대의 모습이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수준은 아니잖아요. 기본적으로 어둡고 문란한 느낌이니 부정적 인식이 강한건 당연한 것 같아요" - 회사원 J씨

국어사전에서 접대(接待)의 뜻을 찾아봤다. '손님을 맞아서 시중을 듦'이라고 나왔다. 시중은 '옆에 있으면서 여러 가지 심부름을 하는 일'을 뜻한다. 접대는 상하관계을 내포하고 있는 단어였다.

실제로 중소기업의 33.2%가 접대비 용어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이라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7.2%)이라고 답한 기업보다 4.6배나 높았다. 또한 이 조사에 응답한 중소기업의 56.5%는 접대비 대체용어로 대외활동비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접대비 용어'에 대한 중소기업 의견 조사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과 공동으로 진행됐으며, 중소기업 527개사 조사에 참여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이유로는 '접대라는 용어는 현 시대에 부적절함'(44.6%), '기업 활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 유발'(42.3%), '실제 지출내용과 용어의 의미가 상이'(13.1%) 순이었다.

또한, 접대비 대체용어로는 '대외협력비'(23.1%), '거래활동비'(16.5%), '거래증진비'(3.6%) 등이 적절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중소기업이 물건을 주고받는다 뜻의 '거래'보다는 기업의 영업활동을 포괄하는 '대외'를 선호하는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개사 중 8개사(79.6%)는 거래보다는 대외를 선호했다.

한편, 접대비 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의견도 제기됐다. 중소기업 62.4%가 '접대비 인정범위 및 한도 확대'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접대비의 한도확대보다 인정범위 확대를 희망하는 기업이 3배이상 많았다. 이는 실제 기업의 경비를 접대비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접대비로 인정되지 않는 등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접대비는 기업의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쓰이는 비용임에도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 때문에 불필요한 오해를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며“접대비 용어 변경은 적은 비용으로도 기업 영업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코로나19로 위축된 내수경제를 진작시키기 위해서라도 접대비 대체용어 선정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병욱 의원은 “기업 경영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지출하는 비용이 부정적인 뜻을 가진 ‘접대비’로 아직까지 쓰이고 있어 안타깝다”며“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접대비를 대체할 적절한 용어를 검토하고 조만간 입법발의를 추진해, 기업이 경영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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